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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번번이 고배마신 롯데, 한샘 품고 공격 행보 나설까?

뜨는 리빙 시장·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 기대, 장기 악재로 인한 소극적 행보 청산 움직임

2021.09.10(Fri) 18:32:40

[비즈한국] 경쟁사들과 달리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거나 소극적이던 롯데그룹이 사모펀드(PEF)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함께 홈 인테리어업계 1위 ‘한샘’을 인수한다. 

투자은행(IB) 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롯데쇼핑을 한샘 경영권 지분 인수에 함께 참여할 전략적 투자자로 10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등 여러 대기업이 물망에 올랐지만 LX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와 롯데쇼핑 2파전으로 좁혀졌고 결국 IMM PE는 롯데쇼핑의 손을 들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롯데호텔. 서진=비즈한국DB


앞서 한샘은 지난 7월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하는 보통주(30.21%)와 경영권을 IMM PE에 양도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전략적 인수자를 물색해 왔다.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IMM PE가 설립하는 특수목적법인에 2995억 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향후 특정시점에서 IMM PE로부터 우선매수권을 확보해 한샘 경영권을 최종 인수할 계획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한샘 인수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한샘 인수를 통해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장기화로 가구와 리빙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도 신성장동력으로 인식돼 왔다. 

한샘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9.6% 증가한 5687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276억 원이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675억 원, 영업이익은 931억 원으로 3년만에 매출액 2조 원을 다시 돌파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한샘은 당사와 상품, 콘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가 기대된다. 향후 상품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된 공간 기획, 콘텐츠 개발 등에 도움이 되고 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샘 인수전을 계기로 롯데가 앞으로 M&A 시장에서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관심을 모은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다나와 등 이커머스와 배달애플리케이션 요기요 등 올해 M&A 시장에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후보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름만 올랐을 뿐 고배를 들거나 변죽만 올리다마는 양상만 보여 왔다. 

롯데가 M&A에서 주춤하는 사이 경쟁 그룹들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들어서만 M&A에 무려 4조 원을 배팅했다. 구체적으로 3조 4000억 원을 투자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고,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를 4742억원에 추가 인수했다. 아울러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000억원에 사들였다. 

현대백화점그룹도 SK그룹의 화장품 원료회사 SK바이오랜드를 1205억 원에,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은 100억 원에, 복지몰 이지웰을 1250억 원에 인수하는 등 M&A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반면 롯데는 지난 2015년 이후 끊이지 않는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M&A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동빈 회장과 친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간 경영권 분쟁도 터졌다. 

또한 신동빈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연루된 혐의로 실형을 살면서 한동안 총수 부재에도 빠졌다. 여기에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불똥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롯데 제품 불매 확산도 벌어졌다. 롯데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부지를 제공하면서 중국의 보복으로 현지 사업은 직격탄을 받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실적악화와 강력한 구조조정까지 겹쳤다. 롯데로서는 M&A에 역량을 집중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롯데는 공격적인 M&A로 외형 확장을 해 온 대표적인 기업집단 중 한 곳이었다. 롯데가 M&A 시장에서 보여 온 굵직한 족적들을 살펴보면 2006년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을 인수한데 이어, 2008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와 2008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 2010년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 2012년 하이마트(현 롯데하이마트)를 인수했다.

특히 2015년에는 롯데 M&A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원을 배팅해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을 인수했다. 

IB업계에서는 롯데가 이번 한샘 인수전을 계기로 M&A 시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는 최근 그룹 내에 헬스케어와 바이오팀을 신설하며 공격적으로 성장 전략과 M&A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성장 기반이었던 오프라인 유통 만으로는 미래가 어둡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롯데지주를 통해 안정화 된 지배구조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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