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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만 높이고 '예타'는 아직…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희망고문'

오세훈 시장 후보 시절 조속 추진 공약했지만 5개월째 감감…주민들 "계획과 방향 명확히 알려야"

2021.09.10(Fri) 12:02:06

[비즈한국]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포함돼 인근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실질적인 사업 진행은 답보 상태다. 일각에서는 “사업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관련 지역구 의원들이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업 상황과 방향에 대해 공식적으로 명확히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교통 불편을 호소하며 연내에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연합뉴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은 서울 용산역에서 은평구를 거쳐 고양시 삼송에 이르는 수도권 간선 급행철도망 구축사업이다. 서울시 은평뉴타운, 고양시 삼송·원흥·지축 지구 등이 포함된 수도권 서북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거주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기에 다양한 교통사업이 제시되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16년 국토교통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신규사업으로 반영됐고, 2018년 6월 예타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2019년 5월 이 사업의 사업경제성(B/C)가 극히 낮게 분석돼 추진이 어렵다고 밝히자, 서울시는 지난해 말 경제성을 올리는 방안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수정·보완해 기재부에 다시 제출했다. 올해 3월에는 서울시가 기재부 산하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요청한 보완자료를 추가 제출했다. 

 

이후 서울시장이 새로 선출됐다. 4·7 재보궐 선거에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서북권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 추진을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오 시장은 당시 “선거 때마다 이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단골처럼 써먹고 당선과 동시에 다시금 ‘검토’로 이름을 바꿨다. 예타 조사 핑계 등 해묵은 탁상행정을 배제하고 확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6월 말에는 이 사업이 국토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도시권 교통난 해소사업으로 포함됐다. 이 계획은 철도투자를 효율적·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수립되는 10년 단위 중장기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다. 

 

관련 지역구 의원인 강병원(서울 은평구을), 한준호(경기 고양시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차에 이어 4차 철도망 계획까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 포함된 것은 우리 주민, 지자체, 정부 모두가 염원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결정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만큼 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로 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지자체 간 힘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 변화로 연내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예타 조사 결과는 지난해 말 이후 9개월째 나오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의 경우 9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사업 계획이 변경되면 처음부터 다시 조사를 진행해야 하거나, 기존 조사를 수정하고 보완할 수도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말 사업계획을 변경했고, 3월에 추가 보완자료를 제출한 상황이다.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9월 초까지도 KDI에서 관련 분석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시절 권역별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인근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장을 비롯해 지역구 의원을 향한 불만이 점점 가중되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재보궐 선거 당시 후보들이 은평구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다. 그 공약으로 주민들을 홀려 놓고는 오 시장 부임 후 여태껏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 이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운 오 시장 역시 공식적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은 여전히 지옥철이고 통일로는 차로 꽉 차 있다. 언제까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신분당선 서북부연장 범시민추진위원회(범추위) 관계자는 “추진 여부에 대해 지역구 의원에게 문의하면 하나같이 핑계만 댄다. 이낙연(서울 종로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심상정(경기 고양시갑) 정의당 의원은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타 의원들은 국정감사 준비로 해당 사업에 대한 간담회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예타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언제쯤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해당 사업에 관한 진행 상황은 지속해서 오 시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오 시장 역시 잘 추진해달라는 당부의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의 범추위 관계자는 “2013년 이후 우리는 희망 고문을 당하고 있다. 보수·진보 정당 가릴 것 없이 우리를 이용했다. 내년에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중요한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후보들은 또다시 이 지역 공약으로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추진을 내걸 것이다. 그 전에 현재 임기가 남은 의원과 지자체장이 범추위에 사업 추진 상황이나 향후 계획 등을 정확히 알려줬으면 좋겠다. 이를 명확히 하는 쪽이 수도권 서북부 300만 시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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