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파리바게뜨 모델로 발탁된 여자배구 김연경 선수의 애칭 ‘식빵언니’ 상표를 제3자가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해당 상표는 올해 5월 20일 식당업, 카페업 등을 포함하는 43류에 대해 출원됐다. 상표 전문 변리사는 “김연경 선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상표권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걸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SPC그룹은 8월 27일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와 SPC삼립이 여자배구 김연경 선수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김연경 선수는 경기 중 욕설하는 입 모양에서 비롯된 ‘식빵언니’라는 별명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김 선수의 개인 유튜브 채널명도 ‘식빵언니 김연경’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김연경 선수의 애칭인 ‘식빵언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소비자들과 재미있는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향후 광고 촬영 및 선수의 이름을 딴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후 상표권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체로 상표를 출원해 등록을 받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현재 제3자에 의해 출원된 상표의 등록 절차가 마무리된다면 김연경 선수 측에서 ‘식빵언니’ 명칭을 사용할 때 제한을 받게 된다. 현재 출원된 상표는 43류로, 음식점업과 카페업 등을 광범위하게 포함한다. 올해 5월 20일 자로 상표가 출원됐고 아직 심사에 들어가진 않은 걸로 확인됐다.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는 “올해 5월 출원이니 실제 심사는 내년 초쯤 진행될 것이다. SPC나 선수 측에서 특허청에 정보제공 조치를 취해야 바로 반영될 텐데, 그렇지 않으면 제3자에 의한 출원도 등록될 가능성이 있다. 43류에 대한 현재 출원 상표가 만약 등록된다면 해당 분류에 속하는 카페업이나 베이커리업에 ‘식빵언니’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상표권자가 해당 업에 대해 독점하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지난해 펭수, 보겸TV 등 상표권 선점 문제가 불거지자 특허청은 상표 선점을 통해 타인의 신용에 편승해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려는 부정한 목적이 있는 출원에 대한 상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관련기사 보람튜브·보겸TV·서은이야기, ‘상표 브로커’에게 당했다?).
특허청은 상표 사용자와 전혀 관련 없는 제3자가 널리 알려진 아이돌 그룹, 인기 유튜브, 캐릭터 등의 명칭을 상표로 출원하면 상표법에 따라 거절하고 있다. 공 변리사는 “김연경 선수가 추후 TV 활동, 광고모델 등으로 활동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만큼 관련 종류인 38류(인터넷 방송업), 30류(빵) 등에 대해 미리 상표를 등록받아야 법적 다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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