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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대유행 속 제약·바이오주 어디로 가나

사실상 코로나 치료제, 백신 성과 기업만 상승세…실적보다 임상 결과가 주가에 영향

2021.08.19(Thu) 17:42:12

​[비즈한국] 최근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세로 접어든 분위기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분위기가 반영됐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괜찮았던 대형 제약사들은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이들 종목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코로나 4차 대유행 속 다시금 주목받는 제약·바이오주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는 모습. 1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다시 2000명대를 넘어섰다. 사진=최준필 기자


최근 제약·바이오주는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18일 2만 973.73을 기록했다. 불과 지난주인 9일에는 1만 9000대였는데 이보다 1595.03 오른 수치다. 한 달 전인 19일(1만 8751.25)보다는 1만 5777.32 상승했다. KRX 헬스케어 지수도 지난달 19일 4486.28에서 이달 11일 4693.41, 18일 4618.38로 등락이 있기는 하지만 오름세다.

 

상승 배경에는 무엇보다 코로나19의 종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1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다시 2000명대를 넘어섰다. 전국적으로 백신을 1차 접종한 비율은 46.3%를 기록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4차 유행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내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약·바이오업종 상승세는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더해 정부가 국내산 백신 개발에 대한 지원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국산 코로나 백신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혹은 치료제 관련주들이 수혜주로 꼽힌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백신 개발 및 위탁생산업체가 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국산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 승인을 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 달 전인 7월 19일 15만 6500원에서 18일 32만 1000원으로 주가가 두 배가량 올랐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백신 개발 및 위탁생산업체가 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당 100만 원을 상회하는 ‘황제주’가 됐다. 7월 중순까지 80만 원대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월 19일 91만 6000원을 기록하더니 8월 17일에는 101만 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8일 종가는 소폭 하락한 99만 3000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매출 성장, 주가 향방은?

 

그러나 대형 제약사 주가 흐름은 지루한 횡보장을 이어가고 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10대 기업(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한미약품,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중 한 달 전과 비교해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뿐이다. 셀트리온은 7월 19일 26만 3000원에서 8월 18일 27만 40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웅제약은 15만 3500원에서 17만 2000원으로 1만 8500원 올랐다.

 

그 외 대형제약사들은 한 달 전 대비 평균적으로 7.65% 주가가 하락했다.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내린 동아에스티는 7월 19일 9만 9700원에서 8월 18일 7만 8800원으로 20.95% 주가가 내렸다. 제일약품(-10.19%), 광동제약(-8.42%), 한미약품(-6.76%), 종근당(-4.85%), 녹십자(-1.89%), 유한양행(-0.49%) 순이다.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긍정적이었다는 소식까지 속속 전해지고 있음에도 주가는 오름세가 아니다.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전 년 대비 10.86% 증가한 약 8887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유한양행은 7287억 원에서 8123억 원으로 11.47% 누적 매출이 증가했다. 녹십자도 0.3% 오른 6698억 원, 종근당은 5.28% 증가한 63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형 제약사들이 약물 재창출 등의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등 개발에 나섰지만 실패하거나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백신이나 항체 치료제에서 성과를 나타낸 몇 개의 기업을 제외하고는 코로나19와 연관됐다고 볼 수 있는 회사가 몇 곳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웅제약, 종근당, 녹십자 등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지만 셀트리온이 2월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이후 다른 개발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보다 제약·바이오 업종이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해 실적과 주가가 같이 움직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미 지난해 의약품 지수가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또 올해 초부터 주목받았던 올리패스, 오스코텍 등 신약 임상 관련 부정적인 소식이 들려왔기에 대형 제약사들에 대한 관심이 미미해진 부분이 있다”며 “대형 제약사 중에서는 단기적으로 유한양행 레이저티닙 임상3상 추가 병용 임상 결과가 유럽암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 향방은 결국 실적 발표보다도 임상, 신약 개발 성과 등에 영향을 받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국내 제약사 흐름을 보면 해외 제약사와 달리 연구개발비를 많이 쓴다고 해서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주가를 견인하는 것은 지금으로선 임상 결과”라고 했다. 앞서의 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를 이미 개발한 기업의 경우에도 앞으로는 수출 실적이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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