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각종 TV 오락 프로그램, OTT 콘텐츠 등에서 맹활약 중인 방송인 홍현희.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라 할 만큼 활동이 무척 활발한 그녀다. 흥미로운 건 방송인 홍현희가 방송 활동의 폭을 넓히게 된 본격 시작이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린 남편 제이쓴과의 결혼 후부터라는 것. 그녀의 결혼 발표 자체가 워낙 화제이기도 했고, 이 두 사람의 만남과 결혼생활도 이슈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의 눈을 더 사로잡은 건 남편 제이쓴으로 인해 더 빛이 나게 된 홍현희의 변화다.
도대체 그녀가 어떻게 달라졌길래 그러느냐고? 평소 방송인 홍현희의 매력은 이렇게 거침없이 내려놔도 되나 싶은 솔직함이었다. 그 솔직함은 단순한 솔직함이 아닌 멋진 당당함에 있었다.
꽤 오래전 tvN의 토크쇼 프로그램 ‘인생술집’에서 홍현희는 짓궂다 못해 인격 모독에 가까운 개그맨 남자 선배들의 외모 비하 발언의 농담에 본인의 대응 방식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특유의 뚱하게 화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린 체, (약간 시비 거는 듯한 태도로) “못생겼어요? (너 따위와 상관없이) 더 못생겨질 거예요~!”라고 더 대차게 받아치는 여자. 보통은 그런 말에 상처 입고 주눅 들기 일쑤인 여자 개그우먼들과 다르게 그녀는 이렇게 더 세게 응수해서, 되레 남자 개그맨 선배를 당황하게 만든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 방송을 본 날, 홍현희의 당찬 매력에 한참을 반해 참말로 멋지고 근사하게 ‘센 언니’로구나 생각만 했는데, 결혼 후 홍현희의 또 다른 고백을 들어보니, 사실 그녀는 그렇게 센 척만 했을 뿐이지, 본인 스스로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단다. 방송에서 보여준 카메라 밖 사석에서의 당당함, 그녀가 보여준 개그 프로그램 내의 센 리액션 또한 어찌 보면 자존감이 낮았기 때문에 더 센 척했다는 이야기가 결론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홍현희는 그런 척이 아닌, ‘정말로 이렇게 내려놔도 괜찮아?’라고 말해도 될 만큼 꾸밈없는 자신감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보여지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건, 바로 이럴 때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다행인 건, 우리도 일절 몰랐던 홍현희의 숨겨진 낮은 자존감이 제이쓴과의 결혼생활로 제 자리를 찾았다는 거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건, 얼마 전 보게 된 카카오 TV ‘빨대퀸’에 출연한 홍현희 고백을 통해서였다.
“신혼 초에 (제이쓴 씨가) 너무 잘해주고 나를 너무 사랑해 주는 게 낯설었다. 생일 때 이벤트를 해줬는데 ‘너무 행복해’가 아니라, ‘이걸 나한테 왜 해주는 거야’라고 생각했었다”라며, “이걸 보고 이쓴 씨가 나한테 ‘너는 표현을 잘 못 하니까 앞으로 만약 고맙거나 행복하면 차라리 돈을 줘’라고 했다”며 깔깔 웃었다.
입담 만담 최고의 방송인 커플의 농담 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간 자신감 넘치는 여자의 당당 유쾌한 이미지라 생각했던 홍현희의 이 같은 고백에 다소 놀랐던 순간이었다. 그녀가 이러한 고백을 하게 된 계기는 사실 이날, 홍현희에게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러 온 일반인 의뢰자의 고민이 ‘자존감이 낮아 힘들다’라는 스토리였기 때문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홍현희는 사연 의뢰자를 위해 자신의 자존감을 높여준 제이쓴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한다.
자, 여기서부터 주목! 지금 내 자존감이 해양 암반수 5000m 밑바닥쯤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밑줄 치고 읽으시길 바란다. 홍현희를 통해 전화로 통화하게 된 의뢰자에게 제이쓴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혹시 SNS 많이 하세요? 좋아하세요?” 그러자 의뢰자는 “많이 하지는 않는데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얘는 이런 게 잘 어울리네. 음, 얘는 이런 데, 저런 데도 가네. 근데 나는 못 가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제이쓴은 다음과 같이 차분히 말한다. “비교가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데 엄청나게 큰 역할을 해요. 인스타그램에는 가장 좋았던 순간의 사진, 예쁜 사진, 포토샵 잘 된 사진들만 올리잖아요. 남의 ‘하이라이트신’을 내 ‘비하인드신’과 비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존감이 올라갈 때까지는 SNS를 하지 않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자존감이 낮아지는 건 성취감을 많이 못 느끼는 분들에게 오는 것 같아요. 그러니 ‘레고’라도 좋으니, 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자주 해보세요. 행복은 빈도에요. 그렇게 조금씩 성취감을 자주 느끼다 보면 행복해지고, 그러다 보면 내 자존감, 자신감도 올라갈 거예요.”
세상에나 마상에나! 세상 무서울 것 없어 보였던 홍현희의 진짜 자존감을 제대로 세워준 고수다운 발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이쓴의 조언 안에서 한 방의 ‘훅’처럼 다가왔던 말은 “행복은 빈도”라는 표현이었다. 어디로 도망갔는지 모를 자존감을 되찾으려면, 가장 먼저 당신이 오롯이 스스로 집중할 수 있게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찾아라. 그렇게 조금씩 자주 행복해지면, 결국 당신의 집 나간 자존감은 슬며시 당신 뒤에서 어깨를 두드릴 것이다. 그러니 자주 행복해질 일을 만들자. 다시 멋지게 나다워질 때까지.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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