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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공공배달 사업 '제로배달유니온' 뭐가 부족했기에…

취지 좋았지만 성과 기대 이하, 홍보·지원도 부족…서울시 "민간 배달앱과 경쟁이 목적 아냐"

2021.08.06(Fri) 16:27:53

[비즈한국] 서울시 중소배달앱 지원 사업 ‘제로배달유니온’이 출범한 지 1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서울시 제로페이나 지역사랑상품권의 사용처를 배달앱으로 확대했고, 참여사들은 대형 배달플랫폼에는 없는 결제 수단을 제공 받아 이를 정착시켰다는 점, 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창구가 생겼다는 점 등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참여사 관리나 홍보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제로배달유니온 1주년을 앞두고 참여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서울시 중소배달앱 지원사업인 제로배달유니온이 출범 1년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공존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1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제로배달유니온 출범을 알리고 9월부터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배달플랫폼에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결제수단으로 제공하고, 제로페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배달플랫폼의 가맹점 확보를 돕기로 했다. 그 조건으로 배달플랫폼은 가맹점 중개 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춰야 한다.

 

제로배달유니온은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배달앱을 위탁업체로 선정해 공공 배달앱을 운영하는 것과 다르게 지자체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서울시는 “새로운 배달앱을 만들거나 공공재원으로 수수료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동안 타 지자체에서 추진해온 ‘공공 배달앱’과는 차별된다. 공공이 민간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민간업체끼리 경쟁할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제로배달유니온의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제로페이와 지역사랑상품권의 사용처를 확대해야 한다는 작은 목표가 있었다. 중소형 배달플랫폼 입장에서는 대형 플랫폼엔 없는 무기가 필요했다.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져, 제로배달유니온을 정착시켰다. 또 높은 수수료를 내가며 대형 배달플랫폼을 운영 중인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트이게 할 하나의 창구가 생겼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역사랑상품권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7~10% 저렴하게 판매되기에 이용자에게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가 할인율이 더 높은 쿠폰을 이용자에게 거의 상시 제공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간 배달앱은 편의점·마트 배달로 영역을 넓히고, 단건 배달로 배달 속도에도 경쟁이 붙었다. 제로배달유니온의 주요 참여사가 중소형 업체다 보니 대형 배달플랫폼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쫓아가는 데에 한계가 분명하다. 

 

결국 지난 1년 동안 참여사들의 일 평균 이용자 수(DAU) 변화는 지지부진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페이코와 위메프오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일 평균 이용자 수(DAU)는 1만 명을 넘지 못했다. 배달플랫폼 선두권인 배달의민족(580만 명), 요기요(127만 명), 쿠팡이츠(78만 명)에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그나마 DAU 40만 명 대를 유지 중인 페이코는 앱 내에 다른 서비스가 워낙 많아 DAU만으로 제로배달유니온의 성과를 파악하기 어렵다. 평균 2만 8000명 대의 접속자를 유지 중인 위메프오는 제로배달유니온 합류 전후의 이용자 수가 변화폭이 크지 않다. 

 

제로배달유니온은 현재 총 1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적이 부진한 업체들도 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제로배달유니온 홈페이지


하지만 서울시는 민간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제로배달유니온 참여사를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 비즈한국은 서울시에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제로배달유니온 참여사들의 월별, 앱별 주문 건수와 거래액 자료를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요청한 자료는 민간 배달플랫폼이 관리하는 사항이라 서울시에서 관리·보관하지 않는다”고 회신했다. 

 

문제는 참여사의 영업 중단, 실적 부진이 제로배달유니온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로배달유니온 홈페이지에 참여사로 나열된 업체 중 운영 여부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앱이 다수 있었다. 공지사항 등 최신 글이 수 개월 전인 앱도 있을 정도. 이는 전체적인 서비스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제로배달유니온의 참여사들도 불만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다른 공공 배달앱처럼 한 위탁업체에 예산을 몰아주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 눈에 띄는 서울시의 마케팅이 없었기에 제로배달유니온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도 많았다”며 “결국 지역사랑상품권 결제 수단 연계라는 무기 하나로 자생했어야 했다. 이용률이 부진하다 보니 가맹점 확보에도 애를 먹었다. 소상공인들이 수수료 불만이 많아도 굳이 이용률이 낮은 배달플랫폼에 가입할 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제로배달유니온에 대한 홍보도 부족한 실정이다. 직장인 A 씨는 “지역사랑상품권을 애용하는 편이다. 현금보다 10%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사용처가 생각보다 다양해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주 다니던 헬스장이 가맹점이라는 사실을 알고 정기권을 상품권으로 결제했다”며 “그런데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도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이제 알았다. 이처럼 내가 사용처를 직접 찾아야 하는 게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나 외부의 시선으로 봐도 제로배달유니온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들은 공공 배달플랫폼을 민간의 대형 배달플랫폼을 잡기 위한 대항마로 여겼기 때문에, 제로배달유니온에 거는 기대가 매우 컸을 것 같다”며 “이에 따라 서울시는 앞으로 노선을 확실하게 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만약 대형 배달플랫폼과 경쟁이 목적이라면 지역사랑상품권과 연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쿠팡이츠의 사례만 봐도 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소상공인들의 중개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알리고, 합리적인 중개 수수료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게 제로배달유니온의 취지였다. 제로배달유니온으로 대형 배달플랫폼과 싸워 이겨서 배달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민간 시장에 지자체의 개입은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출범 1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참여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장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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