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KT가 황창규 회장 시절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부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신설된 업무지원단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차별시정과 구제방안을 시행하라는 권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KT민주동지회 회원과 KT새노조(제 2노조) 조합원 등 KT 직원 20명이 낸 차별시정 진정을 받아들여 KT가 진정인들에 대한 업무지원단 발령 취소 등 적절한 구제방안을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6월 29일 내려진 이번 결정은 최근 진정인들과 피진정인인 KT에게 전달됐다.
업무지원단은 KT가 지난 2014년 신설한 조직으로 당시 사측의 명예퇴직 권고를 거부한 직원들이 이 조직에 대거 발령됐다. KT는 업무지원단 사무실을 대부분 도심 외곽 지역에 두면서 이 조직에 배치된 직원들로부터 원거리 출퇴근에 대한 불만과 업무 비효율성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지원단에 배치된 KT민주동지회 회원과 KT새노조 조합원들은 ‘업무지원단철폐투쟁위원회’를 결성해 조직 해체를 요구해 왔고, 2018년 인권위에 차별시정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최근 조사를 마무리하고 진정인들에 대한 업무지원단 발령에 대해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고용 차별에 속한다. 진정인 전원에 대한 업무지원단 발령 취소 등 적절한 구제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KT가 직원 동향을 파악해 의도적으로 인사관리해 온 것을 인정했다. 또한 인권위는 업무지원단 발령 당시 전체 직원의 1%에 못 미치는 민주동지회 회원과 새노조 조합원들이 발령 인원 중 30%넘게 포함된 사실도 확인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진정인들에 대한 업무지원단 발령은 KT가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
민주동지회와 새노조가 주장해 온 업무지원단에 대한 차별대우 및 열악한 노동환경 조건도 받아들였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업무지원단 소속 대부분이 독립된 사무실에 배치돼 타 직원들과의 교류나 노조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열악한 사무실 환경과 전보 기회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진정인들을 불리하게 대우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동지회와 새노조는 “KT가 인권위 권고사항을 즉각 시행하고 KT 대표인 구현모 사장이 업무지원단 차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업무지원단 해체 등 후속조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비즈한국은 이번 인권위 결정에 대한 KT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문의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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