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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파라오 황금마스크 발굴하던 순간,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전시회

발굴 당시 투탕카멘 무덤 그대로 재현…전시 유물 모두 복제품이지만 생생

2021.08.03(Tue) 16:32:31

[비즈한국] 벌써 중반으로 향하는 여름방학. 코로나19가 걱정돼 여행계획을 잡지 못했다면 특별한 전시회 관람은 어떨까?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선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발굴 100주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내년 봄까지 계속되는 전시회에선 보기만 해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파라오의 황금마스크뿐 아니라, ‘20세기 고고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이라 불리는 투탕카멘의 발굴 현장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발굴 100주년 특별전’에서는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등을 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20세기 고고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

 

1922년 11월 26일. 이집트 룩소르 ‘왕가의 계곡’ 발굴 현장에는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와 그의 후원자인 허버트 경이 긴장된 표정으로 봉인된 통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이 손을 잡고 발굴을 시작한 지도 벌써 6년째. 그동안 이집트 정부의 발굴 허가 취득부터 인부들의 품삯까지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결국 손을 떼려는 허버트 경을 설득해 마지막으로 얻은 기회에 카터는 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유적을 발견했다. 

 

전보를 받고 영국에서 날아온 허버트 경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터는 봉인된 입구에 구멍을 뚫고 내부를 들여다 보았다. “뭔가 보이니?” 하고 허버트 경이 묻자 카터가 대답했다. “예, 아주 놀라운 것들이 보입니다….” 촛불을 비춘 방 안은 온통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18세에 요절한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이 3300여 년 만에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곳에는 11kg의 순금으로 만든 황금마스크를 비롯해 수천 점의 보물들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도굴 당하지 않은 파라오의 무덤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었다.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한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 사진=투탕카멘 특별전 페이스북

 

‘세기의 발견’은 무성한 뒷이야기를 낳았는데, ‘파라오의 저주’도 그 중 하나다. 투탕카멘 발굴에 참여한 이들 대부분이 비참하게 죽음을 맞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발굴 비용을 댄 허버트 경과 스무 명에 가까운 관련자들이 발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이유로 사망했다. 하지만 허버트 경은 이미 몇 년째 지병을 앓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죽은 것도 우연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투탕카멘 무덤 발굴에는 연인원 수천 명이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허버트 경과 함께 발굴의 주역인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이 발굴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천수를 누리다 죽었다. 

 

#황금마스크 보고, 발굴 현장도 체험하고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발굴 당시의 투탕카멘 무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는 점이다. 카터가 입구의 봉인을 풀고 들어간 전실과 투탕카멘의 미이라가 누워 있던 현실, 번쩍이는 보물들이 자리잡은 ‘보물의 방’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를 따라 방을 하나씩 둘러보는 동안 마치 내가 고고학자가 되어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하는 느낌이 든다. 이어지는 전시실에선 그 유명한 황금마스크와 황금관, 미이라의 내장을 담은 카노푸스 단지 등 무덤에서 발굴된 주요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발굴 당시의 투탕카멘 무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는 것. 카터가 입구의 봉인을 풀고 들어간 전실(위)과 투탕카멘의 미이라가 누워 있던 현실, 번쩍이는 보물들이 자리잡은 ‘보물의 방’(아래)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다만 전시된 유물은 모두 레플리카(복제품)다. 하지만 그저그런 복제품이 아니라 이집트 고고학자들의 철저한 고증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라 ‘진품의 감동’을 그대로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복제품인 까닭에 수천 년 전 만들어졌을 때와 더욱 가까운 모습인지도 모른다. 또 외부뿐 아니라 내부까지 투시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여기에 영상 등을 더해 발굴 당시의 모습까지 생생히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이 전시는 전 세계를 순회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1000만 명 이상의 누적관람객을 기록하고 있다. 

 

관람객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오디오가이드 또한 훌륭하다. 단순한 설명을 넘어 전문 성우의 멘트를 대화식으로 구성해 몰입감을 높였으며 어린이용은 더욱 쉽고 재미있게 구성했다. 유물뿐만 아니라 당시 이집트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설명까지 더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챙겨가면 오디오가이드를 듣기에 더 좋다. 일부 전시물의 경우에는 영상가이드까지 더해 생생하게 이해를 돕는다. 영상과 오디오, 비디오가이드까지 꼼꼼히 들으면 전시를 다 보는 데 두 시간도 빠듯하다. 

 

전시된 유물은 모두 레플리카(복제품)이지만 이집트 고고학자들의 철저한 고증에 따라 만들어졌다. 무료로 제공되는 오디오가이드를 통해 유물뿐만 아니라 당시 이집트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설명까지 들을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메모> 

 

투탕카멘: 파라오의 비밀, 발굴 100주년 기념 특별전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9 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

△문의: 02-6952-8071

△전시기간 및 관람시간: 2022년 4월 24일까지, 09:30~18:00, 월요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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