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20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T-50i 추가 도입 및 수출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T-50i는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 버전이다. 계약 규모는 2744억 원 이상일 것으로 점쳐진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태국 공군도 현재 운용 중인 T-50TH의 추가 도입을 위해 계약할 예정이다.
2018년 9월 미 공군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에 미국 보잉사가 선정됐다. 세기의 훈련기 사업이었던 이 사업에 KAI도 참여했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로 인해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수출이 다소 주춤하는 듯했다.
하지만 T-50을 운용하던 기존 나라들이 추가 구매를 이어가고 있다. KAI는 2011년 인도네시아에 T-50i 16대를 판매한 바 있다. 2018년엔 T-50i에 레이더와 기관포를 장착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계약까지 더하면 향후 인도네시아 공군은 22대의 T-50i를 운용하게 된다. 이는 우리 공군, 24대를 보유 중인 이라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운용 대수다.
그렇다면 세계 여러 나라가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T-50은 동급 최신 기종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가 생산되었다. 현재 양산된 T-50은 파생형을 포함 200여 대에 달하며, 우리나라 포함 전 세계 다섯 개 국가가 운용 중이다.
T-50의 적수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의 M-346의 경우 개발국인 이탈리아와 다른 국가를 포함해도 현재 운용되고 있는 항공기는 70여 대에 불과하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M-346은 T-50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또한 T-50은 기본적으로 초음속 비행 성능을 가지고 있고, 기본형인 고등훈련기 외에 무장 운용이 가능한 전술입문 훈련기 TA-50과 경공격기 FA-50 그리고 공중곡예기 T-50B까지 다양한 파생형들을 가진다. 이들 파생형 기체들은 문서상 혹은 시제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운용된다. 반면 M-346의 경우 전술입문 훈련기와 경공격기 버전이 있다고 홍보하지만 서류 혹은 시제기로만 존재할 뿐 실제로 운용되지 못한다.
특히 경공격기 FA-50은 실전에서 성능이 검증된 항공기다. 필리핀 공군이 운용 중인 FA-50PH는 2017년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벌어진 마라위 전투에 투입되어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활약한 바 있다. 또한 FA-50은 AGM-65 매버릭(Maverick) 공대지 미사일과 제이담(JDAM)과 같은 정밀유도무기를 운용할 수 있다. 이것 역시 동급 최신 경공격기 중 FA-50만이 가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군은 운용 중인 FA-50을 향후 대폭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러한 점은 향후 수출시장에서 FA-50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동남아 국가들의 추가 수주에 힘입어 KAI는 미국 시장에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비록 미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는 미 보잉사의 T-7A가 되었지만, 미 해군이 차기 고등훈련기 사업을 별도로 준비 중이다. 다만 예산 문제로 미 해군 내에서 사업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외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KAI는 오스트레일리아 공군의 차기 전술입문 훈련기 사업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레일리아 공군도 영국제 호크 전술입문 훈련기를 대체할 예정이고 2022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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