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항공시장에서 저가항공사(LOW COST CARRIER, 이하 LCC)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LCC들은 여전히 차별화 시도를 못하고 있다.
물론 최근 몇 년간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공격적인 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 형국이어서 이제 마케팅과 서비스 전략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항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다 정부 지원책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지금까지 저가항공사를 이용했던 고객들의 시각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급변하고 있는 국내외 저가항공시장의 변화에 발 맞춰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무엇을 바꿔야 장기적으로 생존이 가능할지, 또 조만간 닥칠 시장변화를 조망해 봤다.
◆커지는 LCC시장, 자금난 우려 여전
전 세계 항공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저가항공사들의 행보가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을 넘어 아시아 시장으로 옮겨 그 패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서 나서고 있다. 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新 시장은 중국을 시작으로 거대한 시장 폭발력에 시동을 거는 형국이어서 항공 산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다 저가항공사들의 경우 동북아시아 항공 중심인 대한민국을 기준 축으로, 향후 치열이와 함께 아시아 각국들은 자국 저가항공사들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배려와 지원책을 밝히고 있다. 우선 중국은 기존 프리미엄 항공사 지원에서 탈피, 신규 저가항공사 등록 절차를 간소화 하는 한편 항공기 도입에 필요한 자금까지 정부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저가항공사 입장에선 부러운 정책적 배려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정부는 저가항공 탑승객이 편리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 터미널도 확충할 계획이다. 여기다 각종 세제 혜택을 추가하고 공항 이·착륙 수수료도 인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저가항공시장은 현재 점유율 5%도에서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이며, 국내 시장 진출도 호시탐탐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아시아 시장을 넘어 장거리 항공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국적 에어아시아 그룹도 빠르게 시장을 확대, 인근 아시아 국가들을 시작으로 일본과 우리나라 시장까지 넘봐 향후 시장 공략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 역시 별도의 LCC터미널을 확충하고, 자국 LCC지원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국내 저가항공시장은 외형적으로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제외하고 나머지 저가항공사는 속빈 강정이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새 주인을 찾아 매각설이 끊이질 않고, 티웨이항공 역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그만 풍파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제주항공은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버텨 주고 있다.
◆비정상 LCC서비스, 고객 인식 바꿔야
저가항공사는 프리미엄 항공사를 표방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등과 비교해 저렴한 요금으로 경쟁 한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은 “점점 더 가격 우위 장점이 없다”고 말한다. 저가항공사 이용이 많은 김인철(가명)씨는 “주말과 성수기의 경우 프리미엄항공사와 비교해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불만이다. 하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국내 저가항공사 이용 고객들의 이율배반적 마인드가 문제라국내 저가항공 A사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은 가격도 저렴하면서 프리미엄 항공사들의 서비스를 당연시 한다”며 “외국계 저가항공사처럼 서비스를 차별화해야 가격을 내릴 수 있는데, 국내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현 가격수준에서 더 이상 인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충을 털어 놨다. 따라서 향후 국내 저비용항공시장 이용고객들도 LCC 이용을 결정하면, 기타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포기해야 한LCC의 가격 경쟁력은 서비스 차별화에서 나온다. 기존 항공기 내 서비스를 포기하고, 예약과 탑승에서의 불편을 감수해야 저렴한 항공권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라도 고객들의 LCC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시장 경쟁 치열, 경영 합리화 나서야
프리미엄 항공사를 표방하는 아시아나항공이 LCC들의 주요 마케팅기법인 ‘얼리버드(3~6개월 뒤 출발하는 항공권 사전 구입)’ 판촉을 꺼내 들었다. 이는 새로 아시아나항공에 취임한 김수천 사장에 의중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의 LCC인 에어부산 초대 대표를 지냈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얼리버드 전략은 단거리 시장에서 LCC들과의 가격 경쟁력을 회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이 같은 결정은 더 이상 시장 점유율을 LCC들에게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라며 “지난해 112억3500만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와 매출액 감소에 대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대한항공은 아직은 별도 할인 항공권 판매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 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175억6700만원 적자를 보였다.
현재 LCC들의 피나는 효율경영은 높이 살만 하다. 하지만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치열한 항공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의 경영합리화 보다 더 강력한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제는 항공기 운항에 대한 안정성도 확보한 만큼 고객들에게 당당하게 서비스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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