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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내공 33년 아나운서, 이금희에게 배우는 '인생여행 버팀법'

'찐'으로 소통하는 그녀의 교감 방식…"인생은 생방송처럼 그대로 받아들여야"

2021.07.26(Mon) 13:35:18

[비즈한국] 기자 생활을 하면서 배우 박중훈을 인터뷰어로 몇 번 만난 이력이 있다. 그는 대중에 알려진 것처럼 엄청난 달변가여서 매번 인터뷰가 무척 유쾌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패션지에서 에디터로 활동하던 시절에 만났던 배우 박중훈이었다. 단순한 작품 홍보만이 아닌, 박중훈의 가치관, 그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은 ‘인간 박중훈’을 돌아보는 인터뷰였는데, 당시에 그가 스치듯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던 것이 꽤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직업이 배우이다 보니 대한민국에서 정말 예쁜 여자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흔히들 예쁜 여자가 매력적이라고 하겠지만, 인생을 살아보니 진짜 매력적인 여자는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면서 그는 “사람의 마음이 닿는 소통을 정말 잘하는 친구예요”라고 말하며, ‘찐’으로 대화가 잘 통하는 ‘여자사람 친구’로 KBS 전 아나운서 이금희를 꼽았더랬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캡처

 

KBS 간판 프로그램인 ‘아침마당’을 무려 18년간 진행했고, 지금까지 인터뷰로 만난 사람만 2만 4300명이라고 말하는 이금희 아나운서. 2000년 방송된 남북이산가족 만남의 자리에선 무릎을 꿇고 인터뷰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인터뷰로 ‘50년 만의 가족상봉’이란 드라마에 감동을 더한 사람. 사실 그녀의 진가는 오래전 배우 박중훈과의 인터뷰 때문에도, 수많은 언론들의 찬사 속에서도 진즉에 알고 있긴 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능 프로그램에선 보기 어려웠던 그녀가 얼마 전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하는 걸 보고, 다시 한번 이금희의 빛나는 화술과 소통 능력에 무릎을 쳤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금희에게 ‘집사부일체’ 멤버들은 인터뷰 스킬, 면접, 연봉협상 등에서 말 잘하는 꿀팁들을 알차게 전수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그녀의 말이 빛났던 순간이 참 많았다. 그중 하나는 그녀가 멤버 중 한 명인 격투기 선수 김동현에게 인터뷰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때였다. 김동현은 “방송 때문에 인터뷰어가 된 적이 있는데, 당시 인터뷰하는 사람의 말하는 내용을 다음 질문 때문에 집중해 잘 듣지를 못하고, 질문지를 보고 다음 질문만 하느라 힘들었다”는 고민을 이금희 앞에서 털어놓았다.

 

사진=SBS 집사부일체 캡처


 

그의 그런 고민 고백에 이금희는 “인터뷰는 바라봄으로써 서로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인터뷰 행위를 정의하며 “인터뷰하는 사람과는 ‘교감’을 함께 나누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으로 기막힌 말이다. 방송 인터뷰 33년의 내공일 게다. 상대와 공감이 되어야 더 진솔한 대답을 얻을 수 있고, 다음 질문으로도 편하게 나아갈 수 있는 원리를 이런 찰떡같은 비유로 말하니 말이다.

 

그 뒤로 이어지는 이금희의 명품어록 중 가장 마음을 흔들었던 건, 생방송 위기와 관련한 그녀의 에피소드가 이어질 때였다. ‘아침마당’ 방송 중 제작진의 계획대로 생방송이 이뤄지지 않아 혼자서 무려 30여 분을 채워야 했던 고비를 멋지게 넘긴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생방송과 여행과 인생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제대로 계획대로 갔던 건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요. 여행 약속에 일찍 오겠다고 했던 친구가 늦게 와, 차 놓쳐서 여행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때, 지나고 보면 이런 여행이 더 기억에 남지 않나요? 똑같은 상황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모든 상황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세상에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일은 없어요. 닥치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사진=SBS 집사부일체 캡처

 

이 말을 듣고 나니, 최근 일이 풀리지 않고, 꼬이는 일과 상황 때문에 괴로워 스스로 쥐어뜯었던 머리에 찬물 세례가 내려진 기분이었다. 그래, 세상에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일 따윈 없지. 기왕 벌어진 일, 여행처럼 생방송처럼 먼 훗날 누군가와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기억과 추억이 되는 날이 분명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좀 더 버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소통 내공 33년, 이금희 아나운서의 따뜻한 말에 스트레스로 아린 마음이 스르르 녹았다. 당신은 어떤가. 힘겨운 일이 닥쳐 지금 많이 마음이 버겁고 힘들다면, 아나운서 이금희의 빛나는 언어로 스스로를 세뇌하고 호흡을 가다듬어 보자. 세상에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일은 없으니까. 그리고 이 또한 인생 여행의 추억처럼 기억될 테니까.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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