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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명품 브랜드 팝업스토어의 MZ세대 공략법

포토존·게임·디제잉 등 색다른 체험에 집중…성수·한남동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져

2021.07.21(Wed) 10:23:19

[비즈한국]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됨에도 일부 명품 브랜드의 가격은 되레 오르고, 그럼에도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풍경이 낯설지 않다. 그 중심에 MZ세대가 있다. 이들은 명품 브랜드 소비 과정을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고가의 제품들을 되팔며 ‘투자’의 대상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들에 발맞춰 명품 브랜드도 변신 중이다. ‘임시매장’​ 개념의 팝업스토어를 통해 MZ세대​를 공략하는 것. 최근 독일 명품 브랜드 몽블랑은 최근 10~20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메종 키츠네와 협업한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하며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7월 8일부터 20일까지 열린 ‘몽블랑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는 시작 전부터 SNS와 블로그 등에서 그야말로 ‘핫’​했다. 

 

공간 콘셉트는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는 공간’이다. 몽블랑의 시그니처 아이템에 메종 키츠네의 여우 프린트가 더해진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사진=몽블랑 SNS

 

#디제잉과 게임…브랜드를 접하는 새로운 경험

 

기자는 지난 15일 오후 3시 몽블랑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네이버를 통해 사전예약을 했다.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대로변을 따라 9분 정도 걸으니 앤트러사이트 한남점 건물과 그 위 크게 걸린 ‘몽블랑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일 낮임에도 커피숍은 젊은 연인들과 인근 직장인으로 붐볐다. ​입구에서 방역수칙에 따라 체온을 재고 손에 일회용 장갑을 낀 뒤 직원의 안내를 받아 2층 팝업스토어로 입장했다. 코로나19가 확산 중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여러 명의 직원이 입장객의 간격을 조정하고 일회용 장갑 착용 여부와 소독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공간에 들어서니 코너마다 직원들이 서서 관람 방향을 안내했다. ‘몽블랑’이 적힌 메종키츠네 심벌인 여우 조형물과 컬렉션을 소개하는 미디어아트 월이 먼저 보였다. 뒤이어 낮은 비트음악과 컬렉션의 대표색인 어두운 남색의 공간이 펼쳐졌다. 

 

대체 이곳은 뭘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아무리 둘러봐도 제품은 보이지 않았다. 우선 직원의 안내에 따라 테이블에 앉아 일회용 커버를 씌운 헤드폰을 꼈다. 키츠네 뮤직 소속 아티스트인 DJ 마트 베이와 협업한 특별한 사운드 트랙 ‘풀사이드(POOLside)’가 헤드폰을 타고 들렸다. 직원은 테이블에 마련된 런치 패드를 통해 직접 미디 음악 작업을 해볼 수 있다고 안내했다. 모니터의 안내를 따라가자 내가 마구잡이로 두드린 소리가 적용된 음악이 흘러나왔다. 꽤 그럴듯해 기분이 좋아졌다. 

 

공간 끝에 제품이 전시된 코너에 가기까지 브랜드 정체성과 컬렉션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여러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사진=김보현 기자

 

앞 차례인 커플이 지나가자 리듬 게임존 앞에 설 수 있었다. 메종키츠네의 심벌인 여우가 몽블랑 로고 아이템을 먹는 게임이었다. 오락실에서 볼 법한 게임기 앞에 서서 빨간색과 파란색 버튼을 통해 여우를 좌우로 움직이다 보면 점수가 쌓였다. 기준 점수를 넘기면 콜라보 한정 제품인 노트가 제공된다. 게임에 소질이 없는 기자도 충분히 넘길 만큼 기준이 높지 않았다. 

 

공간은 넓지 않지만 곳곳에 여우 조형물과 한남동 뷰가 보이는 큰 창 등으로 감각 있게 꾸며졌다. 이 외에도 브랜드 심벌을 활용해 스마트폰 배경화면을 만들거나 곳곳에 위치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제품이 전시된 작은 코너에선 자세한 설명이 QR코드로 안내됐다. 전시된 제품은 판매하지 않았고 ​직접 만지거나 착용해볼 수는 있었다. 직원은 QR코드를 활용해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기획 의도에 맞는 공간이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커플은 “아래층 커피숍에 왔다가 즉흥적으로 예약해 방문했다. 브랜드에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더욱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됐다. 제품을 사지 않아도 게임, 인증샷 등을 즐기고 작은 굿즈들을 받을 수 있어 마치 오락실을 다녀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공간에서 제품을 직접 판매하진 않는다. 대신 착용과 인증샷이 가능하고, QR코드를 통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안내됐다. 사진=김보현 기자

 

업계 관계자는 “매장은 기본적으로 매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공간이다. 하지만 팝업스토어는 일시적으로 트렌드를 반영해 브랜드 문화를 알리는 데 목적이 있는 공간이다. 문화와 경험만을 고려해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 시대일수록 오프라인에서 대면 욕구가 높아진다. 온라인에서 접한 비주얼로 한껏 고조된 기대감을 매장에서 채울 수 있길 바란다. 특히 명품 브랜드는 가격이 높으니 오프라인의 경험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리테일의 오프라인 공간은 미디어 매체로서 그 역할이 새롭게 정의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성수·한남동…명품 브랜드가 MZ세대 공략하는 법

 

코로나19, 저성장 위기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명품 브랜드는 잘 나간다. 에르메스의 지난해 매출은 4190억 9600만 원으로 전년(3618억 원) 대비 15.8%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1333억 8700만 원으로 전년(1150억 원) 대비 15.9% 증가했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에서 929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9년 대비 12.6% 감소한 수치이지만, 국내사업부 매출은 26% 성장했다. 특히 샤넬은 가격 인상 소식이 있을 때마다 매장 앞에 ‘오픈런’(아침 일찍부터 기다렸다가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 구매하는 것) 행렬이 이어진다. 

 

여기에 발맞춰 브랜드도 MZ세대를 공략하는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기존의 백화점 중심 팝업스토어가 아닌, 이들 사이에 핫한 동네에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트렌드가 대표적이다. 핫플은 ‘성수동’이다. 기존에 갤러리아나 신세계 같은 고급 백화점에서만 팝업스토어를 열던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모두 최근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샤넬은 대표 향수인 N°5의 출시 100주년을 맞아 ‘샤넬 팩토리5’ 컬렉션을 출시했는데, 이를 홍보하기 위한 팝업스토어 장소로 성수동을 골랐다. 

 

샤넬은 애초 오는 18일까지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12일을 마지막으로 조기 종료했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때문에 계획보다 좀 이르게 닫았지만 애초 계획과 며칠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큰 손해를 보진 않았다. 오픈 기간 동안 많은 손님이 찾아와주셨고 반응도 좋았다”고 전했다. 

 

루이비통도 새로 선보인 맨즈 컬렉션의 팝업스토어 장소로 성수동을 선택했다. 이번 컬렉션은 글로벌 앰버서더인의 BTS 인기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달 12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팝업스토어의 포인트는 2층짜리 공간을 꽉 채우는 거대한 마네킹이다. 

 

구찌 가옥 매장에서만 판매되는 제품. 구찌 관계자는 “구찌 가옥은 한국의 집이 풍기는 고유한 환대문화를 담아 방문객이 편하게 다녀갈 수 있는 공간을 표방했다”고 전했다. 사진=구찌 홈페이지

 

또 다른 핫플은 몽블랑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가 위치한 ‘한남동’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지난달 서울 한남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을 열었다. 해당 매장에서만 파는 스페셜 제품을 출시하거나 매장을 독특한 분위기로 디자인하는 등 ‘​한국적 힙(hip, 개성이 있으면서 유행에 밝다는 뜻)’​으로 관심을 끌었다. 무엇보다 강북 지역 최초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점에 업계는 구찌 가옥을 주목한다. 구찌 측은 한남동을 선택한 이유로 “이태원은 한국 문화의 다채로움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상권이란 그 공간뿐 아니라 주변 다른 공간과의 관계에서 형성된다. 성수동과 한남동의 입지·분위기·문화를 살펴보면 기존의 핫플에 속하던 강남, 청담, 명동과 백팔십도 다르다. 이들은 골목상권이다. 길을 따라 색다른 경험이 가능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다. 성수동은 공장 부지였고 한남동은 갤러리와 대사관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강남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패션과 디자인의 리테일들이 성수동, 한남동으로 이동하면서 각자의 특색 있는 상권이 형성됐다고 본다. 세대의 특징과 딱 맞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MZ세대의 명품 브랜드 소비 문화에 대해서는 여러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들의 플렉스(flex, 명품 등 귀중품을 자랑하고 과시하는 현상)는 다각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이들이 소비의 주축이 된 것도 있지만 명품 소비가 일종의 놀이나 투자수단으로 변한 것도 있다. 미디어를 통한 전시 문화와 중고거래 활성화 등 다양한 요소가 있어 하나의 이유만을 꼽긴 어렵다”고 해석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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