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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왜 김초엽 소설을 연재할까

게임회사들, 양질 콘텐츠 확보해 게임 외 영역으로 확장…"플랫폼 기업 비해 대응 늦다" 지적도

2021.07.13(Tue) 14:18:06

[비즈한국] 배명훈, 장강명, 김금희, 김초엽, 김중혁, 편혜영, 박상영. 쟁쟁한 소설가 7인의 신작 단편소설이 엔씨소프트를 통해 연재된다. 이들이 참여한 단편소설 프로젝트 ‘엔씨 픽션 플레이’는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을 통해 디지털북, 영상, 오디오북과 같은 형태로 전시 중이다. 작품들은 지난달 15일 종이책 ‘놀이터는 24시’로도 출간됐다. 

 

6월 8일부터 9월 5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게임과 예술이 융합된 환상현실을 만나는 특별전, 게임과 예술: 환상의 전조’ 현장. 엔씨소프트는 전시를 후원하는 동시에 아티스트로도 참가한다. 사진=엔씨소프트

 

주제는 ‘즐거움의 미래’다. 박명진 엔씨소프트 브랜드전략센터장은 전자신문 칼럼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예술로 게임을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미디어아트를 시작으로 게임 세계관을 담은 웹툰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면서 “게임의 미학적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식의 거창한 목표의식은 없다. 우리는 게임이 다른 영역의 문화와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이번 전시의 목표를 밝혔다. 

 

#게임 회사가 왜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까

 

이런 활동 배경엔 엔씨소프트의 미래 비전이 있다. 바로 콘텐츠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위해 레진엔터테인먼트(웹툰)·재담미디어(웹툰)·문피아(웹소설)·메리크리스마스(영화) 등 웹툰·소설 저작권 전문 기업뿐만 아니라 영상물 제작·배급·투자·유통 회사까지 관계기업으로 두고 연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콘텐츠 기업으로 가는 길목에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배치했다. 올해 1월 ​엔씨소프트가 ​출시한 K-POP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는 인공지능 등 최신 IT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올인원 시스템이다. 유료 멤버십을 통해 구독하는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화보 등을 감상하거나 팬미팅, 커뮤니티 등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하이브, 업계 전통강자 SM엔터테인먼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팬 플랫폼은 가수와 팬을 연결해주는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다. 팬 커뮤니티와 음반·음원·굿즈의 판매, 온라인 콘서트 등이 이뤄진다. 시장을 선도하는 건 하이브의 ‘위버스’이지만 후발주자인 ‘유니버스’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사진=엔씨소프트

 

게임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관계사들의 성장은 단지 투자 수익뿐 아니라 엔씨소프트의 중장기적 성장 동력과도 연관돼 있어 중요하다. 플랫폼화란 결국 영역의 파괴를 말한다. 웹툰과 웹소설, 게임과 영상 콘텐츠는 이미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 그동안 업계를 먹여 살린 킬러콘텐츠 다수가 만화에 기원을 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게임사들의 콘텐츠 기업화는 정해진 수순인 셈”이라고 해석했다. 

 

#합종연횡 반복하면서 영역 넘나들어…모두가 경쟁자

 

엔씨소프트 외에도 게임 회사는 모두 게임 외 콘텐츠 영역으로의 확장을 고민한다. ‘제대로 터진 게임 콘텐츠 하나가 이후의 회사 매출을 책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하나의 IP(지식재산권)가 가져올 수 있는 영향력은 어마무시하다. 그 힘은 소설과 만화, 영상 등 어떤 콘텐츠에서든 출발할 수 있다.

 

게임 ‘​검은 사막’​으로 알려진 펄어비스는 최근 일본 콘텐츠기업 가도카와(Kadokawa)의 지분 0.4%를 128억 원에 사들였다. 가도카와​는 일본의 라이트노벨 시장의 선두주자로, 넥슨·카카오 등 국내 여러 회사가 지분을 투자하거나 IP를 사들이는 등 눈여겨보는 회사다. 업계에선 펄어비스와 가도카와​가 투자 진행 단계지만 향후 만화,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 영화 등과 게임의 합작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일게이트 또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유명한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처스와 손잡고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를 설립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는 여러 IP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엮어 유니버스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최근 게임사의 사업 다각화 현황은 그만큼 게임 사업만으로는 확장성에 한계를 느꼈다는 방증이다. 앞으론 국가 간, 영역 간 합종연횡이 더욱 빠르고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 기업들이 자유롭게 영역을 넘나드는 것에 비해 게임 업계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엔씨소프트가 엔터 자회사 ‘클렙’을 만든 건 넥슨이 BTS의 IP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이후다. 그 사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는 굿즈 판매를 매개로 이커머스 영역으로까지 확장할 기세다. 한 걸음 따라가면 두 걸음 앞서가는 모양새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의 움직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콘텐츠 회사 전체가 서로 경쟁자가 된 상황에서 게임 업계의 대응은 뒤꽁무니를 쫓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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