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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노총 건산노조, '비위 혐의 간부' 징계 둘러싼 내홍 일파만파

5선 장기 위원장에 쌓인 불만 단체행동으로 폭발, 집행부 "조직분열 와해 시도에 제명"

2021.07.09(Fri) 11:38:24

[비즈한국]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건산노조)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수억 원대 금품갈취, 성폭행 상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간부에 대해 석 달 넘게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아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건산노조 일각에선 무려 5연임으로 장기집권(약 14년) 중인 진 아무개 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강력히 촉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에 건산노조 집행부는 위원장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간부 세 명을 조직 분열 획책을 이유로 최근 긴급제명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사진=건설산업노동조합 조합원


집행부는 6월 29일자로 위원장 탄핵 촉구에 적극 나섰던 수도권 지역 분과 지부장들인 유 아무개 씨와 윤 아무개 씨를 조직질서 문란과 조사보고 의무 해태를 이유로 긴급제명했다. 

 

이어 집행부는 7월 3일자로 한 분과 본부장인 임 아무개 씨를 긴급제명하면서 전 조합원들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임 씨에 대한 징계사유를 전달했다.

 

본지가 입수한 해당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면 집행부는 “(비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씨에 대해 현재 징계절차를 진행 중이다. 임 씨가 김 씨 후임 지부장으로 요청한 신 아무개 씨도 비위 혐의로 이달 초 구속된 인물이다. 비위 혐의자를 비호하는 임 씨가 (집행부가) 김 씨를 비호한다는 거짓말로 조직분열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행부는 “임 씨가 긴급제명된 유 씨와 함께 민주연합전국건설산업노조에 가입해 조합원들을 한국노총에서 탈퇴시키고 조직이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집행부가) 마구 징계할 것이라고 날조해 각 지부를 선동하면서 조합과 한국노총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꾸몄다”며 긴급제명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진 위원장 탄핵을 주장하는 쪽에선 정작 김 씨에 대한 징계는 미룬 채 허위사실 유포와 절차상 하자로 점철된 긴급제명권을 남용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긴급제명된 간부들 쪽 변호인인 김 아무개 변호사는 “긴급제명을 하면 추후 중앙인사위원회 승인을 거치도록 돼 있는데 이를 거쳤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당사자들에게 이의 신청, 소명기회 조차 주지 않았다. 위법이며 절차상 무효에 해당한다”며 “집행부는 전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당사자들이 민주연합전국건설산업노조에 가입해 한국노총 탈퇴를 꾀했다고 했다. 전혀 사실 무근의 허위내용을 유포해 당사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즉각 영등포경찰서에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고소한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한국노총은 홈페이지 등에서 노조 규약 등과 회계 관련 정보 등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산하 노조인 건산노조는 그 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일례로 2018년 이후 건산노조는 두 차례 정도 규약을 개정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 내용을 공개하라는 요구에도 집행부는 거부로 일관하는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건산노조 수도권 지역 내 한 분과 지부장인 김 씨는 지난 4월 초 구속돼 같은 달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노조 간부 신분으로 조합원들을 상대로 덤프트럭 1대당 사용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약 5억 원대 금품 갈취와 조합원들의 덤프트럭 이용을 막는 등 총 12차례에 걸쳐 공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수원지방법원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으며 노조 분과 지부장 지위를 유지 중이다. 

 

한편, 비즈한국은 건산노조 집행부 측에​ 관련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반론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집행부 측은 “추후 알려주겠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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