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시공사 선정을 목전에 둔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조합이 건설사 불법 홍보를 일정 기간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권 알짜 입지로 꼽히는 이 단지에는 현재 삼성물산, 지에스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입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일부 건설사가 조합 측 개별 홍보 금지 지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다. 이번 주 조합 결정에 따라 시공권 수주를 목표로 한 건설사 홍보 경쟁과 위법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와 조합에 따르면 일원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조합은 9일 건설사의 개별 홍보 금지 시점을 정하는 대의원회를 개최한다. 크게 △대의원회 결의 시점,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 시점, △시공사 선정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 시점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정비사업 기간에 불법으로 간주하는 건설사의 개별 홍보 활동을 조합이 일정 기간 허용할지 결정하는 셈이다.
현행법상 건설사는 시공사를 선정하는 재개발·재건축사업장에서 개별적인 홍보 활동을 하면 안 된다. 국토교통부 행정규칙인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라 건설사에게 허용된 홍보 공간은 입찰 참여사를 대상으로 두 차례 개최되는 ‘합동홍보설명회’와 1차 합동홍보설명회 이후 사업시행자가 별도로 지정한 공간뿐이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개별 홍보 등으로 입찰 규정을 위반하면 조합은 입찰 참여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조합이 개별 홍보 허용 움직임을 보이는 데에는 건설사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15일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삼성물산, 지에스건설, 대우건설을 상대로 개별 홍보 금지를 요청했다. 일주일 뒤부터 시공사 선정까지 불법 홍보 활동이 3회 이상 적발되면 입찰 자격을 박탈하고 관계기관에 고발한다는 내용이었다.
일원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 선정 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는 삼성물산, 지에스건설, 대우건설이다. 지난달부터 건설사 개별 홍보를 금지하려고 했지만, 건설사 세 곳 중 두 곳이 개별 홍보 금지 시점에 반대해 시행하지 못했다. 조합원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어 개별 홍보 금지 시점 결정을 대의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 관계자는 “건설사 개별홍보 금지를 적용하는 범위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건설업자를 시공자로 선정하거나 추천하는 경우로, 적용 시기는 법에서 별도로 규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 기간 전체로 보아야 한다”며 “조합이 특정 기간 건설사 개별 홍보를 허용하는 결의를 하더라도, 상위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효력은 없다. 불법 홍보활동을 한 건설사는 인허가권자가 행정지도를 하거나, 입찰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원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 4개동(364세대)를 재건축해 지하 3층~지상 35층 규모 아파트 3개동(498세대)을 공급하는 정비사업이다. 지하철 3호선 대청역 남서쪽 2만 876㎡(6312평)가 대상이다. 소규모 단지이지만 입지가 우수해 대형 건설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원개포한신아파트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꾸린 지 10개월 만인 2018년 11월 조합을 설립했다. 현재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공람이 진행되고 있다. 공공지원제를 시행하는 서울시 모든 정비사업장은 사업시행인가 이후부터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
'샤넬 프리미엄' 100만 원 돌파…전문 리셀러 막을 방법은?
·
채선당부터 새우튀김 환불까지, 소비자 갑질 근원 따져보니
·
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원들이 말하는 '직접고용이 필요한 이유'
·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 건설사 5곳…1위는 디엘이앤씨
·
건설사 입찰보증금 빨리 냈더니 "가져가"…북가좌6구역에 무슨 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