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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다세대·빌라 매수세 급증, 지금 사도 괜찮을까

전월세 부족해 사기 싫은 집도 사야 하는 상황…정보·경험 없이 샀다간 낭패 볼 수도

2021.07.05(Mon) 10:14:49

[비즈한국] 집값 상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임차로 살던, 자가로 살던 선택의 여지가 있었던 주거 시스템이 이제 누구든 집을 사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현상이 고착되면 심각한 문제다. 

 

전월세가 부족하다 보니 무주택 서민들은 싼 집이라도 사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서울의 한 주택가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비즈한국 DB


설마 그렇게 될까? 과거에는 매수할 생각이 없던 다세대·빌라까지 매수세가 급증하고 있다. 가진 금액에 집을 맞추다 보니 아파트 매수는 불가능하고, 다세대·빌라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궁지로 몰렸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누구에게 가장 큰 손해일까?

 

​어떤 유명한 분이 방송에서 이런 말을 했다. “투기꾼들, 추가로 집 못사는 것 보니 속이 다 시원하다”고. ‘정말 속이 없는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집을 사야 하는 구조에서 부자들은 추가적인 집을 안 사려고 할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다주택자가 추가 집을 사야 전세든 월세든 시장에 공급되는데, 지금 상황에서 다주택자가 집을 한 채 더 사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이미 있는 집도 매도하려는 상황이다.

 

​결국 다주택자 수는 계속 줄어들 것이다. 전·월세 물량도 계속 줄어들 것이다. 전·월세가 공급되지 않으면 무주택자의 선택은 줄어든다. 임대 물건이 부족하니 집을 사도록 강요받는 것이다. 문제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고기맛을 알 듯, 집도 사 본 사람이 어떤 집이 좋은지 안다는 것이다. 집 수요도 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좋은 집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좋은 집은 숫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부동산 폭락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곧 폭락할 테니 기다리라는 것이다. 기다릴 수 있다. 기다리는 한계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그렇다. 그런데 기다리는 기간 동안에도 살 집이 필요하다는 팩트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거주할 집은 늘 필요하다. 1인 가구라면 단기간 호텔, 여관, 원룸 등에서 거주하는 것도 임시방편으로 가능하겠지만, 가족 단위로는 정상적인 집이 필요하다.

 

과거 부동산 사례를 조사하다 보면 지금과 유사한 사례가 많아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1981년 임대차 의무 기간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되었을 때 엄청난 전세 가격의 상승이 있었다. 1990년 임대차 의무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될 때도 엄청난 전세 가격의 상승이 있었다. 당연히 전세 시장은 안정되지 않았다. 2020년 임대차 의무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되었다. 지난 1년 동안 엄청난 전세 가격 상승이 있었고, 지난 칼럼에서 분석했듯 아마도 2022년도까지도 안정되긴 어려울 듯하다.

 

임대차 기간을 연장할수록 거래 가능한 임대 물건이 감소하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발표하고 강력히 추진하지만 역시나 전세 시장은 안정되지 않았다. 현재 시장의 조건이라면 전세난은 잡을 수 없다. 오히려 악화될 것이다.

 

유주택자들은 여유가 있다. 부동산에 돈을 쓰지 않아도 되니 주식에도 투자하고, 코인 투자도 한다. 당연히 여윳돈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무주택 서민들은 계속 고통 받고 있다. 전셋집 마련할 돈이라도 있는 세대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전셋집 마련할 돈이 없는 젊은 친구들은 주식이나 코인을 한다. 무리한 베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손해를 보면 안 되는 돈이 있다. 종잣돈이다. 손해를 봐도 되는 돈이 있다. 말 그대로 여윳돈이다. 종잣돈으로 투자하는 사람과 여윳돈으로 투자하는 사람 중 누가 돈을 벌 확률이 더 높을까?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이미 집이 있는 세대와, 집이 없는 세대의 재테크는 확률에서도 천지 차이다.

 

전세난을 해결하는 방법은 딱 하나다. 전세를 찾는 수요보다 더 많은 공급이 있으면 된다. 전세를 어떻게 공급할 수 있을까? 자가 목적이 아닌 임대 목적의 집을 구매하여 시장에 전세 목적으로 공급하면 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투자 목적의 다주택자들이 많아지거나 기존의 다주택자들이 집을 더 많이 구매하면 된다.

 

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신규 다주택자들이 생길 수 없도록 규제하고 기존 다주택자들마저 다주택을 포기하게 만든다. 

 

투자자들은 투자 이익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 세금을 내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는 의미다. 새로운 다주택자가 발생할 수도 없고, 기존 다주택자들도 기존 주택들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시장에서 과연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더 손해를 보게 될까? 무주택 서민만 완벽한 손해다.

 

정부의 다주택자 금지 정책은 기대와 달리 엉뚱한 결과로 전개되고 있다. 서민 주거 형태였던 전세 물량만 줄고, 서민이 매수가 가능했던 하위권 매매 시장마저 가격을 올려놓고 있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에 전세난이 해결되었던 성공적인 사례 3가지를 다시 살펴보자.

 

①1991년 1기 신도시 입주(노태우 대통령)

②2001년 다주택자 활성화 정책(김대중 대통령)

③2008년 잠실 재건축 대규모 입주(이명박 대통령)

 

신규 아파트 입주가 많고 그 물량이 전세로 나오면 전세 시장은 바로 하향 안정화된다. 특히 구축 전세는 가격이 크게 빠진다. 심지어 역전세까지 발생한다. ①과 ③ 사례가 그 해답이다.

 

IMF 이후 물리적인 공급이 급감하여 전세가가 폭등하자 김대중 대통령은 다주택자를 양성해 시장에 전세 물량을 인위적으로 쏟아내게 했다. 다주택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주었다. 바로 ② 사례다.

 

답은 늘 시장에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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