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나라 10대 건설사(2020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중 다섯 곳이 올해 상반기 주택 정비 및 리모델링 시장에서 1조 원 이상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리모델링사업과 비수도권 대규모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낸 것이 이들 실적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리모델링은 노후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점에서 정비사업과 같지만, 건물 골조를 허물지 않고 고쳐 짓는 차이가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건설사는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사업에서 총 9조 4628억 원(38개 사업장)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정비사업 5조 7551억 원(27곳), 리모델링사업 3조 7077억 원(11곳)이다. 상반기 수주 규모가 컸던 사업장은 지에스건설이 4월 수주한 경남 창원시 신월1구역 재건축사업(5554억 원), 디엘이앤씨가 3월 수주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1구역 재건축사업(5515억 원)과 6월 수주한 경기 군포 율곡아파트 리모델링사업(4950억 원) 등이었다.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장과 리모델링사업장은 서울과 경기지역에 쏠렸다. 지역별 합산 수주액은 경기 3조 244억 원(12곳), 서울 2조 4031억 원(10곳), 경남 창원시 9506억 원(3곳), 부산 9375억 원(3곳), 전북 전주시 6518억 원(2곳), 대구 6497억 원(4곳), 대전 3737억 원(1곳), 인천 2885억 원(2곳), 경북 구미 1836억 원(1곳)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수주 사업장은 14곳(36%)에 그쳤지만, 수주액은 3조 8692억 원으로 전체 41%에 달했다.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비수도권 사업장이 수도권에 비해 평균 사업 규모가 컸다.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중 다섯 곳은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사업에서 1조 이상 수주고를 달성했다. 건설사별 누적수주액은 디엘이앤씨(옛 대림산업)가 1조 7934억 원으로 가장 높았고, 대우건설 1조 7372억 원, 현대건설 1조 2919억 원, 포스코건설 1조 2731억 원, 지에스건설 1조 89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롯데건설(8985억 원), 현대엔지니어링(8765억 원), 삼성물산(2805억 원), 에스케이건설(1223억 원), 에이치디씨 현대산업개발(1004억 원)은 수주액이 1조 원에 미치지 못했다.
디엘이엔씨 수주 성적은 리모델링이 견인했다. 전체 수주액 1조 7934억 원 중 1조 334억 원(58%)을 리모델링사업이 차지했다. 디엘이앤씨는 올해 5월 경기 군포시 우륵아파트 리모델링사업(3225억 원) 시공권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6월 경기 수원시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리모델링사업(2159억 원), 경기 군포시 율곡아파트(4950억 원) 리모델링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디엘이앤씨 실적은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전체 리모델링 사업 수주액 3조 7076억 원의 28% 수준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가 올해 상반기 수도권 리모델링사업과 지방의 굵직한 정비사업장에 참여하면서 수주 실적이 높게 나타났다. 하반기에는 서울 대규모 정비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데,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도 예상된다”며 “리모델링 사업장은 시공사 선정 시 건축심의를 받기 전 설계도로 공사를 수주하기 때문에 정비사업과는 사업안정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둘을 분리해 볼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모든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사업을 ‘공동 도급(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했다. 1월 경기 의정부 장암5구역 재개발사업을 SK건설과, 대전 서구 도마·변동1구역 재개발을 현대건설과, 경기 광명시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을 쌍용건설과, 서울 송파구 가락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을 쌍용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과, 경기 수원시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리모델링을 디엘이앤씨·쌍용건설과 공동으로 수주했다. 수주 사업이 모두 컨소시엄 형태인 건설사는 에스케이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뿐이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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