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공모희망가액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28일 공동대표주관회사, 공동주관회사와 협의한 결과라며 공모희망가액으로 3만 3000원~3만 9000원을 제시했다. 공동대표주관회사는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 맡았다. 공동주관회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이다.
공모총액은 공모희망가액 최하단인 3만 3000원 기준 2조 1598억 원(6545만 주)이다. 20%는 우리사주조합, 25~30%는 일반청약자, 55~75%는 기관투자자 몫으로 책정됐다. 공모가격은 7월 20일 열리는 수요예측을 거친 후 발행회사와 주관사들이 협의해 확정된다.
이에 대해 공모희망가액을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상대가치평가방법을 통해 공모희망가액을 산출했다. 사업구조와 재무구조가 유사한 비교회사의 PBR(주가순자산배율) 평균을 기준으로 희망공모가액을 추산한 것이다.
PBR(Price Book-value Ratio)은 시가총액(price)이 순자산가치(book-value)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비교회사의 PBR 평균배율이 높다면 그만큼 카카오뱅크의 희망공모가액이 높게 책정된다는 의마다. 반대로 경쟁사의 PBR 평균 배율이 낮다면 그만큼 배율이 낮아진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가 공모희망가액 산정 기준으로 삼을 비교회사에 눈길이 쏠렸다. 카카오뱅크는 자사의 주력 사업을 단순 은행업이 아니라 디지털뱅킹과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금융업으로 내세웠다.
이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는 285개사를 선정하고, 이 가운데 핀테크 부문에 강점이 있는 금융사인 △로케트 컴퍼니즈(Rocket Companies) △파그세구로 디지털(Pagseguro Digital Ltd) △TCS 그룹 홀딩스 PLC(TCS Group Holding PLC) △노르드넷 AB Publ(Nordnet AB Publ) 등 4개사를 비교회사로 선정했다. 이들 비교회사의 평균 PBR은 7.3배다.
일각에선 비교회사에 국내 금융사가 빠진 것에 대해 공모가를 높이려는 의도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인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의 경우 PBR 1배를 넘는 곳이 없다. 현재 4대 금융지주의 PBR은 KB금융 0.52배, 신한지주 0.5배, 하나금융 0.45배, 우리금융 0.37배이며 4개사의 평균 PBR는 0.5배 수준이다. 카카오뱅크가 선정한 비교회사 평균 PBR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교회사로 선정된 해외 피어와 카카오뱅크는 수익성, 사업영역, 플랫폼 성격 등 측면에서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인다”며 “미국의 로케트 컴퍼니즈를 제외한 3개사는 평균 자본규모가 1조 5000억 원에 불과하고, 로케트 컴퍼니즈는 온라인 주택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카카오뱅크의 주가(8만 원대)에 비교하면 40%가량 할인된 가격이란 점에서 매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추진 기업이 공모가를 산정할 때는 회사의 가치뿐 아니라 업황과 시장 분위기도 함께 적용된다”며 “최근 우리 주식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 회사의 가치를 우호적으로 평가받기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공모희망가액 고가 논란에 대해 “현재 알려진 내용 외에는 다른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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