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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늘 전세 물량이 충분하다는 정부 발표의 문제

수치는 체감하는 것과 달라…단순 통계 대신 실제 소비자 시장 조사 결과 활용하길

2021.06.28(Mon) 15:31:17

[비즈한국] 서울시 내 아파트 전세 물량이 급감했다는 언론사들의 지적에 대해 국토교통부에서 22일 반박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이 줄지 않았다는 근거로 4가지를 제시했다.

 

서울 내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첫째, 서울시 전체의 전세 거래 비중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확정일자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의 전세 거래량과 전세 거래 비중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같은 시기 2020년 전월세 거래량과 비교했다.  

 

*서울 전체 월평균 전월세 거래현황

-2020년 1∼4월: 6.1만 건 (전세 3.6만 건, 전세 거래 비중 59%)

-2021년 1∼4월: 6.3만 건 (전세 3.5만 건, 전세 거래 비중 55%)

 

둘째, 기사에서 인용한 민간 업체(아실)의 서울 아파트 매물 추이는 2020년 8월 ‘허위·과장 매물 표시·광고제한 제도’ 시행으로 중복‧허위 매물이 감소한 영향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1월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매월 약 2만 건 내외를 기록 중에 있다는 것이다.

 

*아실 서울 아파트 매물 추이(만 건, 말일 기준) 4.9(2020.1)→3.8(2020.7)→1.4(2020.8)→1.7(2020.12)→2.1(2021.1)→2.3(2021.4)→2.1(2021.5)→2.0(2021.6.22)

 

셋째, 최근 서초구의 대규모 재건축 단지 이주 착수 등 국지적 불안 요인이 있으나, 서울의 2021년 정비사업 이주 물량은 전년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2021년 하반기에는 서울 전체 이주 수요 규모(3784세대)가 전년 동기(1만 1388세대) 대비 크게 감소하고, 강남4구 이주 수요(2700세대)도 전년(4752세대)의 절반 수준이므로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넷째, 전국 및 수도권의 하반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청약, 대출 등 기존 부동산 정책 제도 개선 효과로 인해 신규 아파트에서의 집주인 실거주가 늘고 있으나, 실거주 가구의 직전 거주 주택이 임대로 다시 활용되므로 임대주택 공급량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반박 4가지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인해볼 요인들이 있다. 

 

먼저 ‘전년 대비 전월세 거래량’이 줄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 통계에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이 포함돼 있다. 다시 말해 신규로 진입할 수요층들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선택(다른 지역, 다른 아파트)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몇 개월 동안 경기, 인천의 전세 시세가 크게 상승했다. 게다가 2021년 상반기까지는 신규 입주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이주 수요가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보다 희망 지역, 희망 단지에 거래할 수 있는 물량들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 서초구 전세값이 크게 올랐다. 동작구도 올랐다. 이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단순히 이주 수요가 많지 않으니까 이주를 다 할 때까지 한시적인 상승이라고만 방관할 것인가?

 

지난 4년 동안 새로운 정책의 효과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한 정부의 기대와 달리 시장은 기다릴 수가 없다. 실거주 수요이기 때문이다. 모든 지역에서 이주 수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발생하는 지역은 이미 정해져 있고, 그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정책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단순 통계자료만 보지 말고 실제 소비자 시장 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국토교통부는 큰 예산을 들여서 주거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이제 곧 2020년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그곳에 대한민국 거의 모든 부동산 문제가 다 포함돼 있고, 심지어 해결책까지 있다. 2021년부터는 제발 주거실태조사 결과대로 정책을 만들고 실행했으면 좋겠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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