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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애인·비장애인 모두 이용하는 플랫폼택시"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

청각장애인 고용 지원금으로 기여금 부담 해결…뒷좌석에 휠체어 탑승할 수 있는 차량 도입

2021.06.25(Fri) 17:25:34

[비즈한국] ‘타다’가 끝일 줄 알았던 플랫폼운송사업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타다 금지법’이라 불렸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개정으로 유상운송 서비스가 택시로 귀결되는 상황에서 나온 반가운 소식이다. 그 중 청각장애인을 운전기사로 고용해 플랫폼운송사업을 시작한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를 만났다.

 

송민표 대표는 택시와 상생하는 한편, 플랫폼운송사업자로서 택시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진=임준선 기자


플랫폼운송사업자는 운송 플랫폼과 차량을 모두 확보해 유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VCNC가 카니발 차량으로 운영했던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떠올리면 된다. 그러나 플랫폼운송사업은 업계에서 사실상 사장된 것으로 여겨졌다. 플랫폼운송사업자는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에 따라 국토부에 ‘여객자동차운송시장안정기여금’을 내야 하기 때문. 

 

스타트업에게 이 기여금은 상당한 부담이다. 기여금은 납부 방법이 다양하지만 대당 매 분기 40만 원으로 보면 계산이 쉽다. 당시 VCNC는 약 1400대의 차량으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운영했다. VCNC가 이 서비스를 유지했다면 분기마다 5억 6000만 원씩 내야 했다. 

 

#청각장애인 일자리 문제 고민하다 플랫폼운송사업까지 시작

 

이러한 가운데 다시 플랫폼운송사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5월 플랫폼운송사업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빌리티 기업들에게 사업자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현재 신청 업체는 코액터스, 파파, 레인포컴퍼니 등 세 곳 정도로 알려졌다. 

 

‘고요한 모빌리티’를 운영하는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을 운전기사로 고용하는 스타트업이다.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는 대학 시절 사회 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내는 것을 고민하는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송 대표는 많은 사회 문제 중 유독 장애인 고용 문제에 관심을 뒀다고.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솔루션을 개발한 송민표 대표는 더 많은 청각장애인 운전기사를 고용하기 위해 플랫폼운송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사진=코액터스 제공


“많은 복지관을 찾아다니면서 조사를 해보니 청각 장애인분들이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해외에서는 성행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청각장애인 종사자가 없는 직종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운송업이다. 해외에서는 필담을 통해 기사와 승객이 의사소통하더라. 하지만 우리나라는 배회 영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승객이 이를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필담 과정을 IT 기술로 풀어냈다.”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이 운송업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택시회사에 판매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택시 앞좌석과 뒷좌석에 태블릿PC를 설치해 승객이 음성이나 텍스트로 목적지 등 의사를 전달하면 기사가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7개 법인에 솔루션을 제공 중이며, 이들 법인에 종사하는 청각장애인 운전기사도 15명 정도 된다. 

 

송 대표는 솔루션 개발을 넘어 직접 플랫폼운송사업을 해보기로 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법 개정 후 유예기간에 플랫폼운송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같은 해 5월 규제 샌드박스 사업에 지정돼 8월부터 플랫폼운송사업을 운영 중이다. 

 

#장애인고용촉진법 활용해 기업과 택시 모두 윈윈하는 방법

 

송민표 대표가 플랫폼운송사업을 택한 이유는 이 사업이 기여금을 제외하면 정말 매력적이기 때문. 그는 “플랫폼운송사업은 택시가 하지 못했던 것을 풀어나가는 영역이다. 플랫폼운송사업은 기여금만 내면 차종, 요금 등 여러 부분에서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운송사업은 스타트업에 어려운 사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기업이 가맹택시사업을 운영 중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송민표 대표는 “거대 기업들이 참전 중인 가맹택시사업에 스타트업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 오히려 플랫폼운송사업이 스타트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코액터스는 6월 기준 20대를 운영 중이다. 청각장애인 운전기사 20명을 고용했다. 기존 택시처럼 실시간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 중이다. 최근에 시작한 업무 택시 서비스도 그 중 하나다. 업무 택시 서비스는 기업과 계약을 맺고 직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택시를 이용하는 서비스다. 

 

기업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뭘까?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장애인고용법)에 따르면 50인 이상 근로자를 둔 기업은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기업은 고용노동부에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물론 고용부담금 감면 방안도 있다. 장애인 표준사업장 또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과 협업해 재화나 서비스를 납품받으면 된다. 코액터스는 이 법을 활용했다. 

 

송 대표는 “코액터스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장애인 표준 사업장으로 인증받았다. 즉 50인 이상 기업이 코액터스와의 협업으로 고용부담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코액터스의 업무 택시 서비스로 1억 원을 썼다면 장애인 고용부담금 5000만 원을 감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액터스는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도 마련 중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차종을 도입할 예정이다. 차종은 영국 런던의 명물 택시로 불리는 블랙캡이다. 코액터스는 영국 블랙캡 차량 국내 독점 공급 사업자 에이티모빌리티와 ‘TX모델’ 이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송 대표는 “교통약자를 지원하는 교통수단 중 장애인 콜택시가 있다. 하지만 이는 장애 1~2급인 경우나 만 65세 이상의 의사 소견서를 제출한 휠체어 사용자만이 탑승 가능해 승객 범위가 제한적이다. 게다가 장애인 콜택시는 뒷문으로 승객이 탑승한다. 우리가 보통 짐을 적재할 때 차의 뒷문을 연다고 생각했을 때 이 같은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코액터스가 하반기 도입할 예정인 블랙캡 차량. 슬로프를 이용하면 몸이 불편한 승객들도 차량 옆문을 통해 탑승할 수 있다. 사진=코액터스 제공


그는 “모든 교통 약자를 포용함과 동시에 그들도 일반 승객처럼 옆문으로 탑승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에 적합한 차종이 블랙캡이라고 생각했다. 블랙캡은 슬로프를 설치하면 옆문을 통해서도 충분히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다. 운전기사 제외 최대 6인까지 탑승할 수 있다. 교통 약자뿐만 아니라 일반 승객들도 이용할 기회를 제공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승객·기사 모두에서 사회적 약자 포용할 것”

 

부담되는 기여금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송 대표는 분기마다 고정적으로 납부하는 기여금만큼 다른 고정지출에서 비용을 절감하면 된다고 말했다. 

 

코액터스는 일단 청각장애인 일자리 창출로 인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장애인고용법에 따르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초과한 기업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월 30만~80만 원을 지원받는다. 또 유류비 절감을 위해 친환경 차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수입될 TX모델은 친환경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기여금 문제에서 해결방법을 찾은 송 대표의 목표는 ‘포용’이다. 인터뷰하는 동안 그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바로 포용이었다. 송 대표는 “우리는 기사 측면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승객 측면에서도 사각지대 없이 모든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차량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 전용택시’가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사용하는 겸용택시를 제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여객자동차법 개정 시 국회의원들과 국토부가 플랫폼운송사업에 바랐던 것은 공공성이었던 것 같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유상운송 서비스를 만들라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결과적으로 기존 택시들이 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것은 플랫폼운송사업이다. 기사와 승객 양쪽에서 사회적 약자를 품을 수 있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본다. 충분히 승산이 있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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