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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4000억 대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종합투자사 꿈 이뤄질까

통상 '부채'로 인정되나 자본으로 판단…종투사 기준 자기자본 3조 원 넘어설지 주목

2021.06.24(Thu) 16:53:00

[비즈한국] 키움증권이 4000억 원대 상환전환우선주(Redeemale Convertable Preference Shrares, RCPS)를 발행하기로 하면서 이 지분이 자본으로 인정될지 주목된다. RCPS에 따른 자본 확충을 통해 종합투자사로 발돋움하려는 키움증권은 당연히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 부채로 인정되던 RCPS를 자본으로 판단한 배경을 확인했다.

 

키움증권이 지난 21일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44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키움증권 사옥. 사진=연합뉴스

 

키움증권은 21일 총 4400억 원 규모의 RCPS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조건에 따라 2종류로 나뉜다. 기준 주가의 100% 할증을 붙여 발행가액을 산정한 RCPS는 400억 원, 25% 할증으로 발행되는 RCPS는 40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할증률 100% RCPS는 2025년까지 우선배당률이 3.9%로 할증률 25% RCPS 우선배당률 3.3%보다 0.6%포인트 높게 설계됐다.​ 투자자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모집했다(그 외에 ‘주주 배정’, ‘공모’ 등이 있다)​.

 

키움증권은 이번 RCPS 발행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1분기 ‘별도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 7288억 원이었다. 이번 RCPS가 자본으로 편입되면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이 3조 원을 넘어서게 돼 종합투자사 자격 기준인 자기자본 3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다만 국내 회계 기준상 부채로 인식하는 RCPS를 자본으로 판단한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RCPS는 우선 배당을 받는 우선주 성격의 지분 증권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콜옵션(되살 권리)이나 풋옵션(되팔 권리)과 비슷한 상환권이 계약에 따라 계약 당사자에게 부여되고, 투자자는 우선주를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를 부여받는다.

 

통상 RCPS는 발행회사가 해당 지분증권을 다시 사야 할 의무가 있는 경우가 많아 부채로 인식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자본으로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RCPS 발행사와 투자자의 계약에서 발행사가 RCPS를 매입해야 할 의무가 명시되지 않으면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한다.

 

이번 RCPS의 상환권은 투자자가 아닌 발행사인 키움증권이 가져갔다. 또 상환전환우선주의 상환 만기도 없다. 키움증권의 RCPS 발행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RCPS의 성격이 자본인지 부채인지 불분명해 금융사 사업 진출에 걸림돌이 된 사례가 있다. 2019년 10월까지 토스의 자본은 상환전환우선주 중심(74.8%)으로 구성됐었다. 테크 회사였던 토스는 2019년 5월 금융사 설립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인터넷은행 설립인가를 신청했지만 자본적정성을 이유로 인가를 받지 못했다. RCPS를 자본이 아닌 부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토스는 이후 투자자와 합의해 RCPS 전량을 상환권을 없앤 우선전환주(CPS)로 바꾸면서 인터넷은행 설립인가를 받고 오는 9월 토스뱅크 설립을 앞두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RCPS에 상환권이 없을 경우, 발행가액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엑시트(지분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다만 키움증권이 발행한 RCPS의 경우, 발행금액의 90.9%를 차지하는 25% 할증 RCPS는 엑시트가 용이하다. 이 RCPS의 발행가액은 15만 417원으로, 24일 종가 기준 키움증권 주가는 13만 원이다. 주가가 우상향할 경우 충분히 엑시트 할 수 있다.

 

해당 RCPS에 투자한 투자자는 다우키움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다우기술을 비롯해 한화투자증권, KB증권, 골든씨제일차주식회사, 신영증권, 메리츠증권, 한국증권금융,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이베스트투자증권, 에코세이지, 우리금융캐피탈, 흥국생명보험, 미래에셋증권,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메리츠캐피탈, BNK투자증권 등 18개사다.

 

발행금액의 9.1%를 차지하는 할증률 100% RCPS의 발행가액은 24만 667원으로 현재 키움증권 주가의 두 배가 넘어 향후 출구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자 입장에서 상환권이 보장되지 않아 발행가액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구조다. 투자자는 KB손해보험,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우리금융캐피탈 등 세 곳이다. 

 

해당 발행 지분은 16만 6203주로, 이 가운데 75%(12만 4653주)를 KB손해보험이 가져갔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우리금융캐피탈은 각각 12.49%(2만 775주)를 가져갔다.

 

두 종류의 RCPS는 발행회사인 키움증권에게 부여된 상환권을 2026년 6월 30일부터 2041년 6월 30일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키움증권이 상환권을 투자자에게 행사하면 RCPS 지분을 되살 수 있다.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은 2022년 6월 30일부터 2031년 6월 30일까지 행사할 수 있다. 만기가 따로 없어 전환권과 상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지분은 우선주로 판단된다.

 

키움증권 측은 “RCPS를 발행할 때 상환권을 발행회사가 가져가면 자본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자본으로 인정받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종합투자사 인가 신청을 하게 되면 RCPS가 자본인지 부채인지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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