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GTX’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GTX-C 노선으로 지역별 희비가 엇갈렸다. 왕십리역, 인덕원역 인근 집값은 상승세, 상록수역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상승폭에 비해 하락세는 크지 않은 분위기다.
#GTX 호재로 왕십리·인덕원 가격 급등, 상록수 실망감 크지만 “급락은 없을 것”
국토교통부는 17일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낸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제안하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 가격은 일주일 만에 급등했다.
서울 왕십리역 인근 서울숲삼부 아파트는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발표 전까지 공급면적 기준 81㎡(약 24평) 아파트가 9억 원대로 거래됐다. 하지만 발표 후 13억 원 이상으로 가격이 뛰었다. 102㎡(약 30평) 타입은 4월까지 국토부 실거래가 13억 원대에 거래됐으나 현재 16억 원 이상으로 급등했다. 그나마도 현재 매매 물건을 구하기 힘든 상태다.
왕십리역 인근 금호어울림 아파트도 공급면적 96㎡(약 29평) 타입이 8억 원대 거래됐으나 현재는 13억 원으로 올랐다. 107㎡(약 32평) 타입은 11억 원대에서 14억 원으로 일주일 만에 3억 원이 올랐다.
인덕원역 인근 아파트도 가격 상승세는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덕원마을삼성 아파트는 공급면적 79㎡(약 24평) 타입이 5월 말까지 8억 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10억 원으로 오른 상태다. 106㎡(약 32평)는 5월 중 9억 9500만 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13억 원으로 올랐다.
인덕원역 인근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전화 문의가 너무 많이 늘었다”며 “GTX 발표 후 며칠 새 가격이 급등했다. 이제는 25평 매물이 10억 원 이하로는 찾을 수가 없다. 매물도 거의 없어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GTX 정차역 가능성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상록수역 인근 지역은 침울한 분위기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은 1월 상록수역이 GTX 정차역 후보지로 거론되며 집값이 급등했다. 2억 원대 후반에 거래되던 것이 며칠 새 5억 원까지 치솟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2월 중 공급면적 59㎡(약 18평) 아파트 매물 다수가 5억 원대에 거래됐다.
하지만 GTX 정차역 가능성이 작아지자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월드아파트 59㎡(약 18평) 매매가는 4억 3000만~4억 5000만 원 수준이다.
상록수역 인근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올해 초만 해도 5억 원대 거래가 상당수였다. GTX 노선이 결정되면서 7000만 원 정도 빠진 상태”라며 “GTX 노선 결정 후 추가 매물이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기존에 내놨던 물건이 거의 그대로 있어 아직 5억 원 매물도 있다”고 말했다.
‘GTX 효과’로 급등했던 가격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더 큰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앞서의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작년 겨울만 해도 2억 원대로도 거래가 됐지만 이제는 그렇게 가격이 내려가진 않는다. 한번 오른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집주인들이 이제 4억 원 아래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 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대표도 “수요가 몰렸을 때 가격이 크게 올랐다가 떨어지긴 했지만 4억 원대에도 찾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TX-D 노선 기대감에 가격 올랐던 김포, 요즘 분위기 살펴보니…
경기도 김포시도 GTX 호재를 기대했던 지역 중 하나다. GTX가 확정되면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GTX-D 노선이 김포에서 서울 강남으로 연결되지 않고 부천 종합운동장까지 신설되는 것으로 결정되며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셌다.
GTX-D 노선 기대감에 김포 전체 집값이 들썩였다. GTX 정차역 후보지 중 하나였던 장기역 인근 아파트들은 GTX 기대감에 2억 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GTX-D 노선이 확정될 경우 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강남 연결이 불발되며 가격 변동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김포 장기역 인근 청송현대홈타운 2단지는 공급면적 109㎡(약 33평) 타입은 3월 중 4억 5000만~4억 8000만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GTX-D 노선 발표 후인 4월 말에는 실망감이 반영된 듯 3억 9000만 원에도 거래되는 매물이 나왔다. 현재는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 4억 원 중반대로 시세가 형성돼있다.
장기역 인근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올봄과 비교하면 가격이 내려가긴 했다. 하지만 1000만~2000만 원 수준이다.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래가 아예 없으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겠지만 지금은 많지는 않아도 꾸준히 있긴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대표도 “GTX에 대한 실망감이 있어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5호선 연장 기대감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며 “최근 문의가 많이 늘었다. 5억 원대에도 거래된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동산 시장은 하방경직성이라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 가격이 한번 결정되면 경제 여건이 변해도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 현상”이라며 “GTX 호재로 올랐던 가격이 호재가 사라져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GTX 관련 계획이나 발표 등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학회장은 “잘못된 정보 등에도 시장 가격이 움직이고 악용될 수 있다”며 “GTX는 실질 계획부터 착공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 등에 투자자들이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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