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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금리 인상 코앞…다음 정권 최대 난제는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 급등에 '영끌' 심각 수준…코로나 이후 내수 냉각에 경제 회복 제동될 수도

2021.06.18(Fri) 12:54:28

[비즈한국]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 ‘제로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금리 인상 시기를 당초 예상보다 앞당길 전망을 내놓았다. 물가 급등에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당길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연준 움직임에 우리나라 등 각국들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부동산 가격 급등에 가계부채가 계속 증가 중이고, 다음 정권 출범 이후에도 주택 공급 부족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기준금리 인상 후폭풍이 다른 국가보다 클 우려가 제기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제로금리 유지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 문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이런 복잡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시장 불안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준이 테이퍼링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면 시장은 통화정책 변경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사진은 2020년 12월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 사진=연합뉴스


연준은 16일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만장일치로 현 0.00∼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2023년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기존의 2023년까지 제로 금리 수준 유지라는 전망보다 인상 시점이 앞당겨졌다. 연준의 발표로 미국 증시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연준의 움직임에 최근 물가상승 흐름을 예의 주시 중인 한국은행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 등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저울질에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택 가격 급등으로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고민이 다른 나라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9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 5개월간 주택가격지수(전년 동기 대비)가 0%대 행보를 하다 2020년 2월 1.0%를 기록한 뒤 상승폭을 키웠다. 2020년 9월(5.3%) 5%대를 넘어선 뒤 올 2월(10.3%)엔 10%대도 돌파했다. 올 5월에는 주택가격이 13.0%나 올랐다. 주택 가격 상승과 정비례해 가계대출도 급격히 늘었다. 2020년 1월(4.5%)까지 4%대였던 가계대출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2월 5.1%로 오르더니 9월 7.0%까지 상승했다.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에도 가계대출은 더욱 증가해 올 4월엔 1년 전에 비해 10.3%나 급증했다.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2018년 말 91.8%에서 2020년 말 103.8%로 12.0%포인트 상승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노르웨이(15.4%포인트) 다음으로 높았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갈수록 커지는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 공급이 감소하면서 수급불균형이 심각해진 때문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8년 46.2만 가구를 정점으로 2019년 41.7만 가구, 2020년 36.8만 가구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28만 가구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25번이나 발표하는 와중에 제대로 된 공급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다음 정권에서도 주택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3년 후 주택공급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 실적을 보면 2014년 51.5만 가구에서 2015년 76.5만 가구로 크게 오른 뒤 2016년 72.6만 가구로 소폭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주택 인허가 최고치였던 2015년으로부터 3년 뒤인 2018년에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한 것과 일치한다. 주택 인허가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65.3만 가구로 대폭 떨어지더니 2018년 55.4만 가구, 2019년 48.8만 가구, 2020년 45.8만 가구로 더욱 하락했다. 주택 부족이 문재인 정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정부 초기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택 부족이 예상되니 주택 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가계는 주택 매입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6배 수준을 유지하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2020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21년 3월 말 8.4배까지 올랐다. 이는 5~6년 임금을 모으면 살 수 있던 주택 가격이 2년 여 만에 8.4년 임금을 모아야 구입 가능한 수준까지 올랐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들어가더라도 가계는 금리 부담을 안고서라도 빚을 내어 집을 사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제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가계 부채 문제까지 겹치면 원리금 부담이 커지면서 내수가 냉각돼 경기 회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잘못된 부동산 정책 때문에 경제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정권 말에라도 시장에 주택 공급이 안정될 것이라는 신호를 줄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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