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IDS홀딩스 사기사건 주범 등에게 부적절한 편의를 제공한 현직 A 부장검사가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됐다.
금융사기 피해자들의 연대체인 금융피해자연대는 이날 오후 공수처에 A 부장검사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와 별도로 금융피해자연대 측의 고발과 감찰 요구에도 그간 A 부장검사에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던 대검찰청(대검)도 징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A 검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부부장검사로 근무하며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IDS홀딩스 사건 주범 김성훈 씨 등 재소자들에게 부적절한 편의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성훈 씨는 IDS홀딩스를 통해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홍콩 FX마진거래 투자하면 월 1~10%의 배당금과 원금 상환 조건으로 1만 2000여 투자자에게 1조 96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2016년 9월 구속됐다. 그는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당시 A 검사는 수감 중인 김성훈 씨와 김 씨의 지인 한 아무개 씨로부터 범죄수사정보를 받는 조건으로 자신의 검사실에서 외부인사를 만나게 하고 외부 통화를 하게 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했다. 문제는 편의 제공이 너무나 빈번했다는 점이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자료에 의하면 A 검사는 김성훈 씨를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35회에 걸쳐 검사실로 소환했다. 당시 김 씨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A 검사는 김 씨의 최종심 선고 전후인 2017년 10월부터 2018년 7월까지 34회에 걸쳐 검사실로 소환했다. A 검사는 한 씨의 경우 2016년 11월부터 2017년 3월 초까지 무려 50회에 걸쳐 검사실로 소환했다.
이를 통해 김 씨는 외부 공범들과 연락해 증거 인멸 외에도 범죄수익 200억 원 이상을 은닉했고, 2017년 3월 보석으로 출소한 한 씨는 김 씨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피해자들로부터 받아내는데 악용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먼저 출소한 한 씨와 IDS홀딩스 사건 공범들을 추적했고, 김 씨의 추가 범죄 사실 일부를 찾아 다시 고발해 처벌 받도록 했다.
금융피해자연대 등은 지난해 10월 A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법무부에 감찰을 촉구했지만 그간 A 검사는 어떠한 처분도 받지 않았다. A 검사는 이후 대검과 서울의 한 지검 부장검사로 승진했고 현재까지 한 지방검찰청 부장검사로 재직 중이다.
금융피해자연대는 “A 검사는 천문학적인 사기 범죄로 재판을 받고 수감 상태인 김성훈 씨에 대해 아무런 보안 조치도 없이 검사실을 추가 범행의 장소로 이용하도록 하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게 만들었다”면서 “A 검사는 김 씨와 외부인을 격리시키지 않았고 검사실에서 외부의 공범들과 연락하도록 방치했다. 흉악범들이 검사실로 황제 소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증거가 명확한 만큼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빠른 처분을 기대한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한편 대검은 조만간 A 부장검사에 대한 징계를 법무부에 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A 부장검사는 재직중인 검찰청에 휴가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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