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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서울 속에서 세계 한바퀴, 다문화박물관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 볼 수 있는 곳…보고 듣고 먹고 체험까지 가능

2021.06.15(Tue) 09:11:08

[비즈한국] 이제는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지지만,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일 년에 한두 번쯤 아이와 손을 잡고 해외 여행은 흔한 일이었다.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이런 일상을 회복하기 쉽지 않겠지만 나름의 대안을 찾아보는 건 가능하다. 예컨대 서울에서 동서양 세계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곳, 다문화박물관이 그런 장소다. 

 

다문화박물관 내의 이집트관. 거대한 아누비스 신상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사람 몸에 자칼의 머리를 하고 있는 아누비스는 죽은 이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트로이 목마부터 피사의 사탑까지

 

다문화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동서양을 대표하는 나라들의 다양한 문화를 보고, 듣고, 먹고, 체험할 수 있다. 1, 2층은 각 나라의 대표적 볼거리들을 제법 커다란 모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터키의 트로이 목마, 인도의 타즈마할, 이탈리아 피사의사탑과 네덜란드의 풍차까지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해외여행을 온 듯 이국적 전시물들은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걸 보면서 그와 관련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면 더욱 좋다. 그리스와 트로이 사이의 10년 전쟁이 어떻게 커다란 목마 하나로 끝이 났는지, 무굴제국 황제와 황후의 애틋한 사랑은 어떻게 아름다운 타즈마할이 되었는지 말이다. 삐딱하게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에서 이루어졌다는 갈릴레이의 자유낙하 실험 이야기도 빼먹으면 섭섭하다. 이렇게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대다수 역사학자들은 이 실험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걸 덧붙이는 것도 잊지 마시길. 문화유산에 담긴 이야기들은 진실이 아니어도 나름의 의미와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니까. 

 

인형으로 세계 곳곳의 사람들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인형관. 사진=구완회 제공

 

세계 여러 나라의 악기를 모아놓은 악기 전시관. ​전시물들은 대부분 현지의 장인들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거대한 아누비스 신상이 입구를 지키고 있는 이집트관도 눈길을 끈다. 사람 몸에 자칼의 머리를 하고 있는 아누비스는 죽은 이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이다. 이집트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아누비스의 인도를 받아 저승으로 향하게 되고, 거기서 심판을 통과하면 다시 부활한다고 믿었다고. 그때 부활한 영혼이 다시 돌아갈 육체를 보존하기 위해 미라를 만들게 된 거란다. 

 

3층에는 다양한 주제의 전시관이 있다. 세계 각국의 화폐에 담긴 인물과 건축물 등을 살펴보는 ‘화폐관’, 나라마다 특색 있는 옷과 장신구를 모아놓은 ‘의상관’, 인형으로 세계 곳곳의 사람들 모습을 살펴보는 ‘인형관’ 등이 그렇다. 이곳의 전시물들은 대부분 현지의 장인들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아름다운 소리와 모양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 오르골 전시관과 세계 악기 전시관도 둘러볼 만하다. 

 

#의상, 요리, 문화 체험도 즐기자

 

3층의 또 다른 볼거리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공수해온 곤돌라다. 이걸 타고 운하를 둘러보는 건 불가능하지만, 이걸 보면서 베니스의 자연환경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가능하다. 베니스는 얕은 습지대 위에 세운 도시이고, 그래서 골목은 운하로 이루어졌으며, 그런 까닭에 자동차 대신 길고 날렵한 배인 곤돌라를 타고 다닌다는 이야기. 덕분에 곤돌라와 곤돌라 뱃사공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문화 자원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이면 좋겠다. 

 

몽골의 게르 내부를 재현해놓았다. 사진=구완회 제공

 

다문화박물관에는 음악과 음식, 의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과 공연장이 있다. 사진=다문화박물관 페이스북

 

4, 5층에는 음악과 음식, 의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과 공연장이이 있다. 세계 요리체험실, 세계 의상체험실, 아프리카 문화체험실 등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다문화박물관의 특징이다. 의상체험관에서는 각국의 의상을 입고 신나는 패션쇼를 하고, 음식체험관에서는 여러 나라의 특색 있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고, 공연장에서는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즐기는 식이다. 

 

매월 특별한 나라와 테마를 정해서 이루어지는 주말 체험은 온라인 예약이 필수다. 6월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스웨덴 전통 목각 인형인 ‘달라호스’를 만드는 체험을 한다. 이전에는 네덜란드의 튤립 플라워 벌룬이나 이집트 전통 요리인 ‘샥슈카’를 만드는 체험도 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체험까지 마쳤다면 박물관숍에서 세계 각국을 상징하는 여행 기념품을 사보는 것도 추억이 될 듯하다. 

 

<여행메모> 


다문화박물관

△위치: 서울시 은평구 불광로 135 

문의: 02-323-6848

이용시간: 평일 13:00~18:00, 일/공휴일 10:00~18:00, 매주 일요일, 설, 추석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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