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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중에 임금체불까지…명지학원, 앞날에 '먹구름'

대책위 "체불 임금 약 110억 원 회생절차에 사용하자 했지만 학원 측이 거절"

2021.06.11(Fri) 10:13:02

[비즈한국] 회생신청 절차가 진행 중인 학교법인 명지학원이 명지대학교 임직원의 임금 약 110억 원을 체불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 SGI서울보증이 명지학원의 빚 500억 원에 대해 회생신청을 했지만 명지학원에선 별다른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회생계획안 제출을 미루고 있다. 명지학원은 채권자 10여 명에게 파산신청도 당한 상태이기에 회생절차에 실패할 경우 미뤄졌던 파산절차가 진행돼 명지대학교 등 학교 5개의 존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명지학원은 명지대학교, 명지전문대학교, 초·중·고교 등 5개 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2020년 4월 기준 명지대학교 재학생 1만 9600여 명을 비롯해 약 2만 6000명의 학생과 2600명의 교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명지학원은 ‘사기 분양 의혹’, ‘존폐 위기’, ‘파산’ 등 여러 악재와 마주한 상황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명지대학교 서울 캠퍼스. 명지학원은 ‘사기 분양 의혹’, ‘존폐 위기’, ‘파산’ 등 여러 악재와 마주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명지학원은 2018년 12월 채권자 김 아무개 씨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 10명의 채권자에게 파산신청을 당했다. 이들은 ‘명지 엘펜하임 사기 분양 의혹’에서 승소했지만 분양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4억 3000만 원, 다른 10명의 채권자는 56억 70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명지학원은 김 씨와 합의했지만 나머지 10명의 채권자와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5월 명지학원이 SGI서울보증에 약 500억 원의 빚을 갚지 못해 회생신청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SGI서울보증은 명지대학교 등 학교의 해산 우려 때문에 회생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신청은 파산신청보다 선순위로 검토되기에 채권자들의 파산신청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명지학원은 회생절차와 관련된 회생계획안 작성을 미루며 지금까지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홍창민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지난 1월 제출됐어야 할 회생계획안이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미룰 수 있는 기간은 내년 2월까지로 알고 있다. 하지만 명지학원은 마련된 계획안이 없다는 답변 뿐, 학교 구성원들에게 어떤 내용도 알려주지 않는다. 명지학원이 법인양도나 권한이양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명지학원이 회생계획안을 만들고 있지만 현재 학교법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법원에서도 이를 인정해 회생계획안 제출 기간 연장을 허가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임직원 임금체불과 관련한 문제도 발견됐다. 보수 규정에 따라 인상되어야 할 임직원 임금이 인상되지 않은 것.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 조정이 있을 경우 구성원 50% 이상의 서명 동의를 구해야 하지만 명지학원은 임금 조정과 관련해 아무런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지대학교 교수·교직원·​학생이 꾸린 명지대학교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 임직원에게 미지급된 임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평균 4%의 임금 인상이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연평균 2%만 인상됐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미지급된 임금이 약 110억 원에 달한다. 누적 미지급 임금은 법적으로 3년만 보장돼 명지학원은 약 78억 원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동대책위원회에서 노동조합원의 동의를 받아 이 금액(78억 원)을 모금해 회생계획안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자 했다. 하지만 명지학원 측에서 돈이 없다는 이유로 모금도 불가능하고 체불된 임금을 지급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한편 명지학원의 자산은 ​대부분 ​수익용 자산이 아닌 교육용 자산이기에 매각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2020년 기준 명지학원의 채무 현황은 약 2200억 원으로 알려졌다.

 

비즈한국은 이 상황과 관련해 명지학원에 수차례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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