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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표그룹 오너 일가 소유 '아침가리' 원시림에 수상한 건축 움직임 논란

3만 평 사유지 중 1.8만 평 매입…'자연 훼손' 논란에도 기초공사 추정되는 토대 항공사진 포착

2021.06.10(Thu) 15:37:18

[비즈한국]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의 산골 ‘아침가리’는 ‘아침에 잠시 밭을 갈고 나면 해가 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첩첩산중이라 해를 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대신 심산유곡의 비경을 간직해 산림청이 국유림 명품숲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방태산 기슭에서 발원해 20km를 흘러 방태천으로 들어가는 계곡을 따라 펼쳐진 원시림으로 인해 여름철 피서지로도 각광받는다.

 

이런 아침가리의 토지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오너 일가가 대거 매입해 2014년에 논란이 인 바 있다. 그런데 정 회장 일가가 매입한 토지 가운데 일부에 별장을 짓기 시작한 정황이 ​최근 ​포착됐다. 또 논란이 불거진 2014년 이후에도 ​정 회장 일가가 ​추가로 토지를 매입해 이 지역에서 국유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땅을 소유한 사실도 확인했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위치한 아침가리로 가는 길. 사진=인제군청 제공

 

인제군은 아침가리를 ‘산간계곡 자연휴식제’ 장소로 지정해 2011년 7월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 통제했다. 이후 2020년 7월 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자연생태계 보호 및 계곡 수질보전을 목적으로 다시금 아침가리 출입을 통제했으며 몇몇 구간을 도보 출입만 허용했다. 현재 아침가리는 대부분 국유지이지만 깊은 산중 일부는 사유지다. 그런데 이 사유지를 삼표그룹 오너 일가가 대부분 매입해 소유하고 있다. 

 

2000년 출간된 ‘선각자 정인욱’에 수록된 삼표그룹 오너 일가 사진. 뒷줄 왼쪽부터 둘째 사위 박성빈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 차녀 정지윤, 맏사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 장녀 정지선, 장남 정대현 삼표시멘트 대표, 앞줄은 정도원 회장과 부인 이미숙 씨. 사진=비즈한국DB

 

삼표그룹 오너 일가는 2011년부터 아침가리 사유지를 본격적으로 매입했다. 정도원 회장의 외아들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은 2011년 11월 아침가리 5필지(5426㎡, 1641.36평)를 3억 3000만 원에 매입했다. 같은 날 정도원 회장의 두 딸 정지선, 정지윤 씨가 공동명의로 2필지(1만 7977㎡, 5438.04평)를 12억 3900만 원에 매입했다. 

 

정도원 회장도 2012년 5월 6필지(5557㎡, 1680.99평)를 3억 9500만 원에 매입했다. 2013년 1월에는 정 회장의 처남인 고 이재환 전 일산레저 회장이 16필지(2만 676㎡, 6254.49평)를 7억 9500만 원에 매입했다. 이재환 전 일산레저 회장은 2020년 3월 5일 사망했고, 이준엽 일산레저 대표이사가 이 토지를 상속했다. 삼표그룹 오너 일가가 매입한 토지들은 모두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삼표그룹 오너 일가의 아침가리 토지 매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별장 조성 등 자연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러나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도원 회장은 2015년 7월 아침가리 7필지(1만 1742.1㎡, 3551.98평)를 5억 500만 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이 7필지 중 1필지(311㎡, 94.07평)는 2019년 10월 1일 외아들 정대현 사장이 증여받았다가 2021년 3월 31일 정 회장의 부인 이미숙 씨에게 다시 증여됐다.

 

이로써 삼표그룹 오너 일가는 국유지를 제외한 아침가리 토지의 대부분을 소유하게 됐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는 총 36필지로 면적은 6만 1378.1㎡(1만 8566.87평)에 달한다.​ 매입비용은 총 31억 6400만 원이다. 

 

정도원 회장이 소유한 아침가리 토지에 기초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토대가 마련돼 있다. 이 토대는 카카오맵 항공사진에서 2017년까지 없다가 2019년 새롭게 찍혔다. 사진=카카오맵 캡처


삼표그룹 오너 일가가 소유한 이 토지들에서 ​최근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별장 기초공사가 완료된 상태로 추정되는 토대가 항공사진에 포착된 것. 해당 토지는 정도원 회장이 소유한 12필지 중 한 곳이다. 별장의 규모 등에 대해선 아직 확인된 바 없으나 2014년부터 제기된 자연 훼손 등의 문제가 다시 한번 우려된다. 

 

토지를 관할하는 기린면사무소는 “신축 건물은 사실상 허가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초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토지의 지목은 대지이고, 기존 건축물이 있기에 별도의 신고·허가 절차 없이 증축하는 행위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표그룹에 질의를 했으나 삼표그룹 관계자는 “해당 사안 확인 후 답변을 주겠다”고 한 뒤 여러 차례 답변을 미루고 연락을 주지 않았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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