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자동차가 운송업, 운송중개업, 자동차임대업 등 신사업을 염두에 둔 상표를 출원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2025년까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사업축으로 세우겠다는 현대차 혁신 전략이 이 상표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모방 상표 등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특허청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따르면 현대차는 4월 7일과 5월 24일 각각 한글 ‘셔클’ 과 영문 ‘Shucle(셔클)’을 상표로 출원했다. 니스(NICE) 국제상품 분류 기준에 따라 ‘9류(컴퓨터 소프트웨어 등)’를 지정 상품으로 한 상표와 ‘39류(운송업 등)’를 지정 서비스로 한 상표를 분리해 이름별로 1건씩 총 4건이 출원됐다. 서비스류에는 운송업, 운송중개업, 자동차 임대업 등 모빌리티 관련 20개 업종이, 상품류에는 이들 서비스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기기 등이 포함됐다.
셔클은 현대차가 지난해 2월 선보인 합승형 차량 호출 서비스다. 이용자가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셔클이 이동 경로가 비슷한 사람을 차량에 함께 태워 운송한다. ‘카카오택시’나 ‘타다’ 등이 제공하던 기존 차량 호출 서비스에 합승 개념을 더한 셈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택시운송가맹사업자인 ‘케이에스티모빌리티’와 서울 은평구에서 셔클 시범서비스를 마치고 올해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 출원된 상표 셔클은 여객 운송은 물론 화물 운송과 운송 중개, 자동차 임대 등 모빌리티 사업 전반을 겨냥했다. 현대차가 상표 셔클의 지정 서비스로 등록한 업종에는 각각 △운송업 △자동차운송업 △당일 배송업 △물류배송센터 운영업 △택시운송업 △차량운전업 등 운송 서비스와 △운송중개업 △카풀 운송주선업 △온라인을 통한 대리운전대행업 등 운송 중개 서비스 △자동차임대업 △카셰어링 서비스업 등 자동차 임대서비스가 포함됐다.
이밖에 현대차는 앞선 사업의 부대사업으로 볼 수 있는 △교통정보제공업 △도로 및 교통정보 제공업 △운송정보제공업 △전자네비게이션 및 위치 장치를 이용한 자동차 추적업(운송정보제공업) △컴퓨터 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에 의한 승합차 또는 화물차 추적업(운송정보제공업) △택시 정보제공업 △카풀운송정보제공업 △자동차 임대 관련 정보제공업 △전자데이터 및 서류의 물리적 저장업 등을 지정 서비스로 등록했다.
앞서 현대차는 2019년 말 사업구조를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중장기 혁신 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말에는 3대 사업구조로 ‘수소(H2) 솔루션’을 추가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완성차 사업 경쟁력 제고 및 전동화 선도 △모빌리티 서비스사업 기반 구축 △수소 생태계 이니셔티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표 지정 업종에 대해 “20개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도보다는 동종 업계에서 셔클이라는 상표에 대한 모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상표 지정 업종을 등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표권은 등록상표를 지정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다. 상표는 자기 상품과 다른 상품을 식별하는 표시다. 상표법에 따르면 현재 상표를 사용하거나 미래에 해당 상표를 사용하려는 자는 상표 등록을 할 수 있다. 상표를 등록한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3년 이상 지정한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상표를 사용하지 않으면 상표등록은 취소될 수 있다.
특허청 상표심사정책과 관계자는 “상표를 출원한 사람은 지금은 아니더라도 향후에 상표를 쓸 것으로 간주한다. 한국은 등록주의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상표를 출원한 사람에게 상표 사용 증거나 사용 계획서를 받지는 않는다. 다만 상표를 등록한 사람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정 상품을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상표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며 “기존 상표를 모방할 목적으로 다른 업종에 상표를 등록하는 것을 저지하는 조항도 있기 때문에 영위하지 않을 사업에 상표를 등록해 중첩적인 보호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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