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정판 거래 플랫폼이자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에서 만든 크림(Kream)이 수백만 원 상당의 제품을 제대로 된 검수없이 구매자에게 보내 소비자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자가 있는 제품을 환불도 할 수 없어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가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플랫폼 운영 방식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정판 신발에 대한 인기와 함께 리셀 시장의 규모도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 시장 규모를 5000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나날이 커지는 인기와 함께 국내 기업들도 리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크림을 선보였고, 매월 전월 대비 평균 121%의 거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정판 신발 플랫폼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거래액은 2700억 원을 넘어섰다.
크림을 자주 이용하는 A 씨는 “크림은 한정판 신발 관련해서 가장 많은 판매자가 이용하고 있고, 검수 기준이 다른 플랫폼보다 까다로워 이용자가 급증했다. ‘크림 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구체적인 기준을 갖고 있어 구매자들은 품질 걱정 없이 신발을 수집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셀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소비자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크림의 검수 기준 편차가 상이해 문제가 있는 제품을 배송 받은 소비자가 급증한 것. 오염된 신발과 뒤축이 들려 제 기능을 못하는 신발이 소비자에게 배송되기도 했다.
최근 크림에서 두 번의 거래를 한 소비자 B 씨(29세·직장인)는 “최근 신발 두 켤레를 각각 220만 원, 250만 원 주고 구입했는데, 두 켤레 모두 문제가 있었다. 한 켤레는 전체적으로 오염이 있었으며, 나머지 한 켤레는 눈에 확연히 보일 정도의 오염이 신발끈 전체에 분포돼 있었다. 구입 당시 크림에서는 하자와 관련한 어떠한 공지도 없었고, ‘거래 권유’라는 말만 적혀 있었다. 이후 오염과 관련해 크림에 문의했지만 검수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말과 함께 환불 등의 어떠한 조치도 받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C 씨(40세·자영업)는 “크림에서 구입한 신발 한 짝이 바닥에서 2cm 이상 들려있어 전혀 지지가 되지 않았다. 착용이 불가능한 상태라 크림에 문의했지만 불량이 아닌 개체 차이라는 답변과 함께 중개 플랫폼 특성상 사후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시 크림에 판매하면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 다른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검수 문제가 급부상하며 크림 고객 사이에서 일명 ‘폭탄 돌리기’가 성행하고 있다. 크림 검수에 통과하면 환불, 보상 조치를 받을 수 없다 보니 다시 크림에 신발을 재판매 하는 것. B 씨는 “최근 문제 있는 신발을 받은 구매자들이 크림에 재판매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결국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크림 관계자는 “당사는 개인 간 중고 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으로서 미사용(secondhand)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매도인 개인과 구입하고자 하는 매수인 개인 사이에서 중개 역할만을 수행할 뿐, 매매계약의 당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당사의 검수업무는 정가품 검수를 근간으로 하되, 스니커즈 패키징 및 본품에 거쳐 약 50가지의 품질 항목에 대해 판정의 기준을 마련하여 거래당사자에게 고지하고 있다. 검수 불만족과 관련한 내용이 접수될 시 실물상품과 사진, 검수 당시의 상품사진·영상 등을 통해 오류여부를 확인한다. 오류가 있었을 경우 이용약관에 따라 환불 또는 이에 준하는 조치를, 오류가 없었을 경우 이용약관, 검수기준, 거래체결전 사전 동의사항을 상세히 설명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행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돼 업체가 계약 당사자가 아님을 고지하기만 하면, 소비자 피해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14일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 입법 예고를 마친 상태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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