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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이사회·감사부서 부실' 금감원 처분 뒤 규범 개정…개선의지 불확실

4월 2일 금감원 '경영유의' 처분에 4월 22일, 5월 28일 개정…개선사항 반영 여부 명확하지 않아

2021.06.04(Fri) 13:00:17

[비즈한국] 삼성카드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지만 개선 작업에 착수했는지 물음표가 찍힌다. 최근 단행한 삼성카드의 지배구조규범 개정안에도 개선의지가 읽히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삼성카드가 4월 금감원으로부터 이사회, 감사부의 운영 미흡 등으로 경영유의 처분을 받은 이후 개선 작업에 착수했지는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서울시 중구 태평로 삼성카드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

 

삼성카드는 4월 22일, 5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지배구조규범을 개정했다. 직전 개정안이 2019년 11월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년 반 만에 내놓은 개정안이다. 이번에 삼성카드가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금감원의 경영유의 사항이 개선됐을지 눈길이 쏠렸다.

 

금감원은 4월 2일 삼성카드에 개선사항 4건 등에 대한 경영유의 처분을 내렸다. 경영유의 처분은 직접적인 법률적 제재는 아니다. 금융회사의 주의나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이다.

 

금감원이 삼성카드에 요구한 개선사항은 △이사회 및 사외이사 등 평가체제 불합리 △사외이사 선임 관련 자격요건 등 검증절차 미흡 △감사부서 성과평가제도 불합리 △사외이사에 대한 정보제공 관련 내부기준 및 절차 미흡 등 4건이다.

 

금감원은 삼성카드의 이사회와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체제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금융회사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 14조 및 시행령 제 13조에 따라 이사회 내 위원회와 사외이사를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카드의 평가기준은 모호하고 평가결과의 도출과정도 불명확했다. 평가결과 또한 상향평준화돼 변별력이 부족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이유로 삼성카드에게 이사회나 사외이에 대한 평가지표와 배점기준에 대한 객관적인 세부기준 및 명확한 배점 기준을 마련해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사외이사 선임과정에서의 미흡함도 발견됐다. 금감원은 삼성카드가 사외이사 후보자로부터 ‘결격사유조회 회보서’를 제출받아 자격요건을 확인하고 있지만 해당 회보서에 후보자가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내용이 포함하고 있지 않은 점이 문제로 봤다. 또한 다른 회사와의 겸직 여부에 대한 증빙서류 역시 첨부돼 있지 않아 검증절차가 미흡하다고 판단됐다.

 

감사부서의 독립성 또한 의심됐다. 감사부서에 대한 평가는 감사업무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경영진으로부터 독자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감사부서 담당임원, 부서장, 부서원 등에 대한 인사평가를 모두 대표이사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있었다. 금감원은 감사 기능이 경영진에 예속될 우려가 있다며 관련 내규와 절차를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참석을 위해 제공받는 정보가 너무 느리다는 평가도 나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이사회 내 위원회 회의자료를 2주전까지 제공하되 정관 또는 이사회 규정 등에서 그 기간을 따로 정할 수 있지만 삼성카드는 회의 개최 24시간 전까지 회의자료를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금감원은 사외이사가 회의 24시간 전까지 자료를 받을 경우 안건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기 어려워 사외이사의 원활한 직무수행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사외이사의 직무수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사외이사에 대한 회의자료 제공기간을 조정하는 등 관련 규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이번에 삼성카드가 단행한 지배구조규범 개정안에 금감원의 개선사항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명확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일례로 바뀐 지배구조규범 12조(이사회의 소집) 4항을 보면 이사회 소집 시 회의자료는 회의 개최 5일 전까지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부득이한 경우 회의 개최 전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금감원 요구 사항에 맞춰 개선작업에 착수했는지는 세부사항을 확인해야 봐야 한다. 비즈한국은 삼성카드에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사항에 대한 개선 여부를 확인하고자 관련 내용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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