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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스치면 패가망신? 렌터카 '대물 한도 2000만 원' 주의

SK·롯데 등 단기렌트카 대물 한도 높일 수 없어…업체 "실시간 대여 많아 조건 변경 어려워"

2021.06.01(Tue) 17:23:51

[비즈한국] 최근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가 운전자의 과속, 신호위반 등 12대 중과실 사고 시 보험 적용을 제외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뉴스에 언급된 사례는 쏘카의 상품 중 장기렌터카 상품으로, 테슬라 전기차를 몰던 운전자는 4000만 원대의 수리비를 물게 되었다. 쏘카의 경우 장기렌터카뿐만 아니라 10분 단위 대여 서비스인 초단기렌터카에서도 동일하게 12대 중과실 사고 시 보험 적용을 제외한다.

 

반면 국내 상위 렌터카 업체인 SK렌터카, 롯데렌터카의 경우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만 ​사고 시 보험 적용에서 제외됐다. 장기렌트와 단기렌트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렌터카는 보험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타도 되는 것일까. 

 

하루 단위로 빌리는 단기렌터카의 대물 보상 한도가 2000만 원으로 낮게 설정돼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SK렌터카와 롯데렌터카의 경우엔 ‘대물’ 보상 한도가 낮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의무보험은 3가지 항목으로 △대인 △대물 △자손이다. 대인은 운전 중 사람을 다치게 한 것으로, 개인이 자동차보험 가입 시 대부분 ‘무한’으로 설정한다. 자손은 운전자 개인이 다친 신체 손상에 대한 보상이다.

 

문제는 대물 한도다. 최근 인터넷에서 다이렉트 상품으로 ​개인용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기본값이 1억 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개인이 3000만 원 또는 5000만 원 또는 7000만 원으로 하향 변경할 수도 있고, 3억 원 또는 5억 원 또는 10억 원으로 상향할 수도 있다. 최근 1억 원이 넘는 수입차들이 많고, 3억~5억 원을 넘는 수입차도 많아져 대물 한도는 최대한 높게 설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대물 한도를 1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늘릴 때의 보험료 차이는 1만 원도 되지 않는다. 

 

SK렌터카, 롯데렌터카의 홈페이지 상품설명에서 확인한 결과 두 회사 모두 단기렌터카 대물 한도는 건당 2000만 원이었다. 장기렌터카의 경우는 자동차 구매 대신 선택하는 것이므로 대물 한도 선택이 가능했다. 일반 소비자가 제주도 등 여행을 갔을 때 흔히 사용하는 24시간 단위 단기렌터카 상품에는 대물 한도 변경이 불가능하다.

 

SK렌터카의 단기렌터카 보험 보상 한도. 사진=SK렌터카 홈페이지 캡처

 

롯데렌터카의 단기렌터카 보험 보상 한도. 사진=롯데렌터카 홈페이지​ 캡처


SK렌터카, 롯데렌터카를 제외한 중소 렌터카 업체들은 홈페이지가 다소 부실해 대물 한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업계 특성상 중소 업체들이 대기업 렌터카보다 대물 한도를 높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수억 원대의 자동차와 사고가 나서 수리비가 1억 원이 나왔고 렌터카 운전자의 과실 비율이 50%라면, 운전자 측 보상 의무는 5000만 원이다. 대물 한도가 2000만 원이라면 보험사에서 2000만 원을 보상하고, 나머지 3000만 원은 운전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자동차 사고는 1 대 다수로 나기도 하는데, 2대 이상의 차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수리비는 더 늘 수 있다. 대물 한도 2000만 원은 최근 추세에 비추어 부족한 금액으로 보인다.

 

‘대물 한도 2000만 원이 너무 작지 않은가’라는 질의에 롯데렌터카는 “전체 단기렌터카의 대물 한도를 상향하면 대여 고객에게 비용 전가가 되어 렌트료 인상을 가져오게 된다. 대물 한도에 대해서는 약관이 아닌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고 고객에게 자필(전자) 서명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소비자가 대물 한도를 높일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는 “단기렌터카의 경우 대여 당일에 대여 차량이 정해지고, 실시간 당일 대여가 빈번하기 때문에 미리 보험 조건을 변경해 놓기 어렵다”고 답했다.

 

SK렌터카도 “현재 내부적으로 자사 전체의 대물 한도를 늘리는 방향 혹은 고객이 대물 한도를 선택하는 형태 등을 검토 중이지만, 대물 한도는 현재 2000만 원으로 기본 설정되어 있다”며 “단기렌터카의 경우 차량 출고 전 면허증과 본인 확인 및 계약 내용과 보험 내용을 안내 후 차량을 인도하는 대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장기렌터카의 경우는 대물 한도를 1억 원, 3억 원, 5억 원 등으로 선택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현장에서 가입 가능한 단기렌터카용 운전자보험(원데이보험)도 있는데, 이 상품은 자차 항목 등(타인 차량 수리 비용, 휴차료, 법률비용 지원)에만 적용되며 대물 한도는 변경할 수 없었다. 삼성화재 원데이보험을 결제 직전 단계까지 가입을 시도해본 결과, 이마저도 자차 한도는 1500만 원까지만 보장된다. 결국 단기렌터카 사용 시에는 본인 소유 차를 운전할 때보다도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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