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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주택임대사업자' 폐지, 서울 전세가격 또 오르나

서울 내 여전히 임차 수요 많아…매매로 유도해도 임차인에겐 '그림의 떡'

2021.05.31(Mon) 14:43:39

[비즈한국] #임대사업자란 공공주택사업자가 아닌 자로서 1호 이상의 민간임대주택을 취득하여 임대사업을 할 목적으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5조’에 따라 등록한 자이며, 민간임대주택이란 임대 목적으로 제공하는 주택으로서 임대사업자가 같은 법 같은 조에 따라 등록한 주택을 말한다.

 

등록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10년 이상) 동안 임대하여야 하며 임대등록사업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말소 신청할 수 없다. 등록임대주택은 등록 이후부터 직전 임대료 대비 임대료 증액(5% 이내) 제한규정을 적용받으므로 임대사업자가 임의로 임대료를 조정할 수 없다.

 

자료=국토교통부 마이홈


위 내용은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마이홈이라는 사이트의 임대사업자 안내 부분이다. 김현미 장관이 직접 유튜브 홍보 영상에 출연해 임대주택등록을 유도하기도 했다. 장관이 교체되기 전인 2020년까지도 해당 홍보 영상이 있었다. 

 

그렇다. 주택임대사업자제도는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서비스의 일환이었다. 안정적인 전세 공급, 즉 임차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주거형태인 전세를 안정적인 시세로 공급하기 위해, 민간 전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4년, 8년, 10년 동안 주택임대물건으로 등록된 주택들은 실제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해 오고 있었다. 

 

그래서 임대등록된 주택에 대해서는 각종 세금 감면과 건강보험료 혜택 등을 부여했었다. 공공에서 제공할 수 있는 임대주택 수가 크게 부족한 대한민국에서는 민간임대사업 활성화를 통해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정책 목표였던 것이다.

 

2017년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발표하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YTN 유튜브 캡처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2021년 5월 27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공급‧금융‧세제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매입 임대사업자의 신규 등록을 주택 유형과 상관없이 전면 금지하기로 발표했다. 2020년 발표된 7·10 대책에서는 아파트에 대한 임대사업제도를 폐지했었는데 이번 조치로 다세대·다가구주택·빌라 등 비(非)아파트, 즉 모든 주택 유형에 대해 임대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임대사업제도를 폐지한 건 아마도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불안 때문일 것이다. 매매·전세 물건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신규 입주 물량을 단기간 제공할 수 없는 악조건을 해결하고자 임대사업 물건을 시장의 매물로 유도하기 위한 특단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인사이트’ 칼럼을 통해 몇 번이나 분석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는 서울 전세 시장이다. 서울은 자가거주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 2018년 기준 45.7% 수준이다. 늘 임차 시장이 관심인 지역이다. 

 

서울의 주택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서울에 거주해야 할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직장, 교육 때문에 실거주해야 하는 수요만으로 이미 서울 수용 가능 공급을 초과했다. 이 때문에 서울에는 부동산을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는 층들도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지방의 어떤 지역 아파트보다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렇게 강력한 규제정책들이 서울로 집중된 것이다. 실거주층을 먼저 배려하기 위한 정책적인 방향성이다.

 

2021년 5월 27일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매입 임대사업자의 신규 등록을 주택 유형과 상관없이 전면 금지하기로 발표했다. 자료=더불어민주당


문제는 서울에 반드시 실거주해야 하는 목적이 해소된 세대, 즉 은퇴한 세대, 혹은 자녀 교육이 끝난 세대도 서울에서 이탈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서울로 진입하려는 층은 계속 증가하고 서울 밖으로 이탈하려는 수요는 거의 없기 때문에 지금의 자가 거주보다 임차 거주가 더 많은 서울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서울의 일자리, 교육시설이 지방으로 이전하지 않는 이상 서울의 대기 수요는 줄기 어렵다. 그래서 1기 신도시, 2기 신도시, 3기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다. 서울까지 연결된 광역교통망의 역할은 결국 서울의 일자리와 교육시설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 조건에서 그나마 거주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임차 물건이 많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택임대사업제도를 통해 임대인들에게도 임차인들에게도 혜택이 될 수 있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제도가 폐지된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빌라 임대주택제도도 폐지된다. 이제 임차 시장의 가격이 급등을 할 수 밖에 없다.

 

몇몇 전문가들은 임차 세대가 자가 세대로 전환되니 주택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한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다. 서울에 자가로 거주할 수 있었으면 이미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만큼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임차로 거주할 수밖에 없는 세대들에게는 임대 물건이 그만큼 소중한 대상이었다. 만약 임대물건이 시장 일반 매매 물건으로 풀리면 경제력이 있는 대기 수요층만 그 매물을 매수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대기 수요층은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도,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에도 많다는 것이다. 

 

임대주택 세제혜택만 없애는 것인데 이전과 동일하게 임대사업자들이 소유하면서 임대 물건으로 제공할 수도 있지 않냐고 반박하는 전문가도 있다. 답답하다. 그들이 임대사업자라면 세제 혜택도 없는 다세대·빌라를 소유하겠는가? 심지어 시세 상승 가능성이 낮은 주택을. 똘똘한 아파트는 계속 소유하면서 임대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세제 혜택을 받지 않아도 시세가 상승한다는 확신이 있으면 말이다. 그런 임대 물건의 전세 가격이 저렴할 이유가 없다. 엄청 비쌀 것이다. 전월세 상한제를 통한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되지 않냐고? 그럼 2년 후에는 어떻게 상승한 시세를 감당할 수 있을까?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는 임대인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임차인들에게 혜택이 더 많은 제도였다. 그래서 서민 정부라고 자처하는 이번 정부에서 강력히 추진했던 제도였다. 그런데 이 제도가 왜 생겼는지 전혀 생각지 않으려고 한다. 

 

결국 서울 전세시장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됐다. 2021년 하반기는 물론 2022년이 더 걱정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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