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카드가 씨티은행 신용카드 사업부문(씨티카드)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9년 IPO 추진 사실이 알려진 뒤 지연되는 상황에서 씨티은행 추진으로 IPO 진행에 탄력이 붙을지 눈길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씨티카드에 대한 인수를 추진한다. 씨티은행은 현재 소매금융과 신용카드 사업부문에 대한 통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씨티카드만을 인수하는 데 4000억 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 7275억 원을 가지고 있는 현대카드가 노려볼 수 있는 액수다.
현대카드가 씨티카드를 인수하려는 목적은 외연 확장이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112조 5799억 원이었다. 이는 신한카드(149조 8317억 원), 삼성카드(123조 8721억 원), KB국민카드(116조 4250억 원)에 이어 4위다. 씨티카드의 지난해 이용실적은 11조 5329만 원으로 현대카드가 씨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업계 2위로 뛰어오른다.
시장에서는 현대카드가 씨티카드 인수로 외연확장에 성공하면 2019년 이후 지지부진하던 IPO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IPO를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상황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현대카드는 실적 관리를 준수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서 비껴간 모습이다. 신용카드 업계 전체 총수익이 20조 1515억 원으로 전년에 견줘 소폭(36억 원) 감소했지만, 현대카드는 2조 526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53억 원(6.5%)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양호했다. 현대카드의 1분기 영업수익(매출)은 6941억 원으로 전년 6605억 원 대비 335억 원(5%) 늘었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점은 현대카드 기업공개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카드사 수수료 재산정에 대한 부담감이 상존한다. 지난 10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른바 신용카드 가맹점이 부담하는 적격비용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인데 2012년 이후 3년마다 재산정을 한다.
지난 12년간 수수료율이 내려 중소가맹점의 경우 수수료 부담액수가 매년 8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현재 금융당국과 카드가맹 사업자는 수수료율 인하가 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수수료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카드업이 ‘사양산업’이라는 꼬리표도 현대카드의 IPO에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카드 이용실적은 민간소비지출의 98.9%(개인카드 이용실적 기준 82.1%) 수준이다. 카드 실적으로 수익 성장을 이루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지불결제시장에 핀테크사업자 등 이종 업체가 진출하면서 카드사들은 정해진 파이를 이들과 나눠야 하는 상황이다. 제조업과 달리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점도 한계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진행하기엔 카드사가 그리 매력적인 종목은 아니다. 다만 현대카드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는 가운데 씨티카드 인수까지 성공하면 기업공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지분은 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인이 72.98%를 가지고 있다. 24% 지분은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이 확보했다. FI가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주요주주에게 풋옵션(지분 매도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IPO 계획에 차질이 생기거나 기업가치가 훼손된다면 FI와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한국은 관련 내용에 대한 질의를 위해 현대카드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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