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버, 타다 등 후발 플랫폼운송사업자들이 강도 높은 마케팅으로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벤트를 통해 앱 다운로드와 신규 가입자를 이끌어내며 나름대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비스 자체로 차별화를 꾀하는 게 어려운 업계 특성상, 이와 같은 요금 할인 이벤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맹택시 ‘타다 라이트’를 운영 중인 VCNC는 지난해 10월 이후 꾸준히 요금 할인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일회성 쿠폰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탈 때마다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무제한 쿠폰을 제공 중이다. 5월 역시 최대 20% 상시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우버테크놀로지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법인인 우티(UT)는 7월 말까지 첫 탑승 시 1만 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또 SK텔레콤과 연계해 T멤버십 고객에게 T데이마다 최대 5000원 요금을 할인 이벤트를 제공 중이다.
직장인 이 아무개 씨는 “할인 쿠폰 이벤트를 접한 후 출근할 때 우티를 이용했다. 집에서 직장까지 요금이 1만 원 정도 나와 쿠폰을 쓰니 거의 무료였다. 생각보다 택시가 빨리 잡혀서 좋았다. 매일 이렇다면 출근길이 참 달콤할 것 같다”며 이벤트에 만족했다.
두 업체는 투자한 만큼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4월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당시 가입자가 약 170만 명이었던 VCNC는 올해 4월 기준 가입자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VCNC 측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 후 6개월 동안 이렇다 할 서비스를 운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시 할인 이벤트가 가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티의 경우 4월 30일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터라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티는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분야에서 인기 차트 1위에 올랐다. 우티가 이벤트를 통해 신규 가입자 수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강도 높은 마케팅에는 늘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익만 챙긴 후 이벤트가 끝나면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이득이 되는 다른 서비스를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이벤트 종료 후 이용자 이탈을 대비해 또 다른 유인책이나 타 기업 서비스와의 차별책을 강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택시 시장은 서비스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택시 이외의 수단으로 유상운송을 하려면 택시 업계에 기여금을 내야 하거나 총량에 제한을 받는 등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방향제를 놓고,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사가 승객에게 말을 걸지 않고, 차종을 달리하는 등 택시를 통해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려 하지만, 이용자들 눈에는 그저 택시일 뿐이다.
이 때문에 택시 요금 할인 이벤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우티는 21일 또 다른 이벤트를 선보였다. 이용자 중 추첨을 통해 테슬라 모델3 택시 요금을 1회 무료로 지원할 예정이다. 참여자 모두에게는 20% 요금 할인 쿠폰이 지급된다.
앞서의 이 아무개 씨는 “플랫폼운송사업자가 여기저기 생겨난다는 걸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지만, 일반인 눈에는 다 그냥 택시다. 예전에는 빨리 잡히는 게 능사였지만, 이제 웬만한 택시가 다 빠르게 잡힌다. 이제는 내가 택시를 타고 싶을 때, 요금 할인 이벤트를 하는 업체의 서비스를 먼저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VCNC 관계자는 “서비스 면에서 큰 차별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시장이라면 체리피커들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탈 염려가 있다. 하지만 택시 시장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나 타 업체 서비스를 이용하나 중형 택시 요금을 받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며 “우리는 다른 업체에 비해 후발 주자다. 게다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타다가 없어진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라도 서비스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 체리피커가 있다고 해도 우리 서비스를 경험한 이용자가 늘어난다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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