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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원 호텔 빙수' 열풍 뒤엔 MZ세대 '스몰 럭셔리' 트렌드

호텔마다 애플망고빙수 판매, 고급 풀빌라 인기…코로나 '보복 소비' 맞물려 한동안 이어질 듯

2021.05.20(Thu) 15:29:30

[비즈한국] 식료품, 화장품 등 비교적 작은 제품에서 사치를 부리는 ‘스몰 럭셔리’가 소비 트렌드로 뜨고 있다. 호텔 디저트 메뉴는 6만~7만 원에 육박하지만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고 하룻밤에 70만 원이 넘는 풀빌라는 두 달 치 예약이 마감됐다.

 

신라호텔의 제주 애플망고 빙수. 우유 얼음 위에 제주산 애플망고가 480g이 올라간 이 빙수의 가격은 6만 4000원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한 그릇에 6만 4000원 호텔 빙수, 1시간 대기해야 먹을 수 있어

 

여름철 SNS의 인기 콘텐츠 중 하나는 ‘호텔 빙수샷’이다. 특급 호텔에서 여름 시즌에만 판매하는 빙수를 먹는 사진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위가 빨리 찾아오며 벌써부터 호텔 빙수 인증샷이 넘쳐나고 있다. 

 

호텔 빙수의 원조는 신라호텔 ‘애플망고 빙수’다. 2008년 제주신라호텔에서 첫선을 보인 뒤 인기를 끌면서 2011년부터 신라호텔에서 출시해 여름철 시그니처 메뉴로 떠올랐다. 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의 인기가 높아지면 다른 호텔들도 다양한 빙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제주산 애플망고가 480g(1개 반~2개) 들어가는 제주 애플망고 빙수 한 그릇의 가격은 6만 4000원이다. 지난해 5만 9000원에서 5000원 올랐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3년 전부터 빙수 가격은 망고 원가연동제로 책정한다. 망고를 포함한 재료비를 빙수 가격의 70% 수준으로 정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재료비가 75% 수준이다. 과일, 식자재 물가 등이 상승해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SNS에는 벌써부터 호텔 빙수 인증샷을 올리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빙수 한 그릇 치고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인기는 뜨겁다. 주말이면 1시간 이상 대기는 필수다. 15일 찾은 신라호텔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로비부터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그 중 상당수는 애플망고 빙수를 먹기 위해 1층 라운지 ‘더 라이브러리’를 찾은 고객이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4시였지만 이미 대기자가 15팀 이상이었다. 입구에서 안내를 하는 직원은 “연락처를 남기고 기다려야 한다. 1시간 30분 정도 대기 시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빙수를 먹기 위해 대기 중이던 한 남성은 “여자친구가 오자고 해서 왔다. 사실 빙수 한 그릇에 이 정도의 가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말 및 공휴일에는 빙수 판매를 중지했지만, 올해는 요일 제한을 두지 않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작년에는 빙수 판매를 시작하는 4월 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주말 판매를 중지했다. 올해도 방역 지침이 강화될 경우 운영 제한 등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투명 덮개를 씌워 고객에게 전달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고객에게 빙수를 전달하면서 녹지 않고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열었을 때의 연출력 등도 신경 썼다”고 말했다. 사진=박해나 기자

 

#호텔 빙수 6만 원 시대…30대에서 20대로 고객 연령대 낮아져

 

1시간을 기다린 뒤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자리를 안내받았다. 더 라이브러리의 30여 테이블은 이미 만석이었다. 연인, 친구 등 2명의 방문자가 상당수였고 3~4인의 가족 고객도 일부 있었다. 테이블 대부분에는 애플망고 빙수가 올려져 있었다. 

 

제주 애플망고 빙수에 커피 2잔 2만 3000원, 망고 케이크 1조각 2만 3000원이 추가되니 10만 원이 훌쩍 넘었다. 디저트로 지출하기에 높은 금액이지만 고객은 끊이지 않는다. 오후 6시가 넘어서는 시간까지도 대기 고객이 줄을 이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아직 빙수 성수기가 아니라 예년보다 대기가 길지는 않은 편”이라며 “주말 점심시간 직후 고객이 특히 많이 몰린다”고 설명했다. 

 

다른 호텔의 빙수 가격도 6만 원 선을 웃돈다.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제주 애플망고 빙수’ 가격은 6만 8000원으로 특급 호텔 빙수 중 최고가로 꼽힌다. 롯데호텔 서울의 빙수 가격은 6만 원, 잠실 월드호텔의 빙수는 5만 9000원이다. 모두 지난해보다 가격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인기는 뜨겁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빙수 메뉴 출시 전부터 출시 계획을 묻는 고객 전화가 많았다. 고객 요청이 늘어 예년보다 빨리 빙수를 출시했다”면서 “이전에는 30대가 주 고객층이었지만 최근에는 20대 고객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라호텔 라운지 ‘더 라이브러리’. 테이블마다 제주 애플망고 빙수가 올려져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10만 원 숙소는 방 남아돌고, 70만 원 풀빌라는 두 달 치 예약 마감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와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맞아 떨어지면서 저렴한 상품보다 오히려 가격대가 높은 상품이 인기를 끄는 현상도 눈에 띄고 있다. 

 

전북의 A 풀빌라는 10여 개의 방 중 가장 비싼 방(주말 기준 1박 68만 원)의 예약만 8월 중순까지 모두 마감된 상태다. 30만 원대의 방은 예약이 여유롭다. 가평의 B 풀빌라는 1박 가격이 70만 원을 넘어서지만 6월까지 주말 예약이 모두 끝났다. 평일 예약도 소수만 남아 있는 상태다. 

 

반면 인근의 다른 풀빌라는 1박 가격이 10만 원대로 저렴한 편이지만 예약자가 거의 없다. B 풀빌라 관계자는 “주말 예약은 보통 1~2개월 전에 마감된다. 특히 5월은 전 객실이 일찍 마감됐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는 로드숍 매출이 급감하는 대신 럭셔리 화장품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외식업계의 1만~3만 원대 뷔페 레스토랑은 손님이 줄어 줄줄이 문을 닫고 있지만, 10만 원이 넘는 호텔 뷔페는 예약이 힘들 정도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경험 소비를 중시한다. 특별한 일상을 SNS 등에 공유하며 남들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는 것을 즐긴다”면서 “때문에 작은 사치를 즐기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스몰 럭셔리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소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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