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게임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되지 않았던 유료아이템 획득 확률이 밝혀지고, 고객들과 불통하며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던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그 중 비교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의 행보가 돋보인다.
#‘메이플스토리’ 세 번째 보상안에도 여전히 불만 가득한 까닭
지난 14일 메이플스토리는 공식 홈페이지에 ‘큐브 확률 공개 과정에서 고객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립니다’라며 확률 조작 논란의 추가 보상안을 공개했다. 유저들은 2019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사용한 레드, 블랙, 에디셔널 큐브를 사용한 넥슨ID에 넥슨캐시를 지급받는다.
보상 금액은 ‘2년간 사용한 큐브 종류별 횟수×큐브 정상 판매가×큐브 종류별 비율(레드큐브 1.1%, 블랙큐브 0.8%, 에디셔널 큐브 0.2%)’로 결정됐다. 큐브마다 보상 비율이 상이한 이유는 확률 조작 논란이 일었던 잠재 옵션이 등장한 비율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번 보상으로 유저들에게 총 50억 원가량의 넥슨캐시가 지급될 예정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유저들에 대한 보상과 더불어 ‘메이플스토리 유저 일동’으로 50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메이플스토리의 50억 원 기부는 유저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되는 넥슨캐시 총액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디렉터는 이 보상안과 함께 “그간 느끼셨을 불편과 실망감이 한번에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개발팀이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 한다는 것 자체가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드실 수 있도록 몇 년이 걸리더라도 모든 노력을 다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월 24일, 3월 5일에 이은 세 번째 보상안이지만 유저들은 보상액이 터무니없이 적고 기부가 뜬금없다며 여전히 불만을 드러냈다.
메이플스토리 유저였던 A 씨(27·남)는 “이번 공지에서 구체적인 날짜, 시간 등이 빠져 있다. 여전히 남아 있는 유저들의 불만을 잠재우려고 급히 보상안을 발표한 것 같다. 또 1000만 원가량 사용한 유저는 10만 원 안팎의 캐시가 지급되기에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며 “50억 원을 기부하는 의도는 좋으나 유저들이 만족할 만한 보상안을 내놓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의 마음을 달랜 후 기부 등이 추후 이어져야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저 친화 정책으로 ‘돈쭐’ 나는 로스트아크
게임업계 전반에 확률 문제가 터지자 많은 게이머들은 로스트아크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로스트아크는 게임이 다소 복잡해 유저들이 떠나 한 번의 암흑기를 거쳤다. 그런 로스트아크가 역주행 신화를 쓴 것은 유저 친화 정책 덕이라고 할 수 있다. 개발진이 이용자의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는 노력이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1월 ‘1주년 감사제’에서 유저들과 약속한 36개의 업데이트 항목 중 31개를 실제로 이행했으며 과금 위주의 업데이트를 보이는 타 게임과 다르게 게임 이용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개선했다. 또 다른 MMORPG보다 과금 요소가 적어 플레이에 부담이 없다는 게 유저들 전체 평이다. 금강선 로스트아크 디렉터는 로스트아크 출시 당시 “선을 넘지 않는 과금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유저 친화 정책과 더불어 게임업계 전반에 퍼진 확률 문제에서도 살아남은 로스트아크는 올해 2월 대비 3월에 이용자가 300% 증가했고, 피시방 점유율 또한 꾸준히 상승해 3위를 차지했다.
로스트아크는 현재 유통업계에서 끝없는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 31일 네네치킨을 시작으로 이마트24, 미스터피자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여러 상품을 내놓았다. 이벤트가 발표된 후 네네치킨은 주문량 폭주로 서버가 마비되기도 했다. 당시 협업 제품은 청양마요치킨세트로 콜라보 기간 동안 매출이 150% 증가했다.
4월 이마트24와 진행한 모코코 도시락 프로모션에서는 도시락 발주량이 13배 상승, 최대 생산량을 초과해 주문이 불가능해질 정도였다. 모코코 도시락 판매량은 731% 증가했고, 이마트24 도시락 전체 매출은 56% 증가했다.
미스터피자와 콜라보레이션한 미스터 모모코 세트는 출시 첫날 1만 세트 이상 판매됐다. 사전에 대비했음에도 서버가 일시적으로 다운되기도 했다. 판매 수익 중 일부는 저소득층 아동에게 기부한다고 밝혀 유저들의 호응도 얻었다.
로스트아크 유저 B 씨(31·남)는 “출시됐을 때부터 꾸준히 로스트아크를 즐겨왔는데, 유저들과 소통하고 개선하는 개발진의 모습을 보며 지금까지 해오게 됐다. 게임을 2년 넘게 하며 쓴 돈은 50만 원가량인데, 부족함 없이 모든 콘텐츠를 즐겼다. 다른 MMORPG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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