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매출 4조 1568억 원, 영업이익 4558억 원. 카카오가 지난해 거둔 성적표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120.51% 각각 급등했다. 이에 비해 경쟁사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5조 3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 2153억 원으로 71% 늘었지만, 코로나19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모습이다.
국내 양대 정보통신기술(ICT) 공룡의 희비가 엇갈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소셜미디어·OTT·게임 등 언택트 기반 사업 기회가 커진 가운데 양사의 격차가 날로 좁아지고 있다. 두 회사는 그간 라이벌로 불렸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차이가 컸다.
그간 네이버는 웹포털을 기반으로 광고·이커머스 등 분야에서 큰 수익을 거둔 데 비해 카카오는 선물하기·게임 등 일부 영역에서 돈을 벌 뿐 큰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다. 불과 2년 전인 2019년만 해도 네이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카카오에 비해 2~3배가량 앞섰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카카오가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을 둔 쇼핑 사업 확대와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한 광범위한 마케팅 활동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일궜다. 특히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 금융영역에서도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어 향후 실적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이에 비해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Z홀딩스가 합병한 영향으로 라인의 매출이 감소한 타격을 받았다. Z홀딩스는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의 운영사다. 또 네이버 주가 상승으로 임직원들이 대거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주식보상비용이 증가한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이에 양사의 시가총액도 많이 좁아졌다. 6일 기준 네이버의 시총은 59조 5455억 원, 카카오는 51조 2600억 원으로 어깨를 견주고 있다.
네이버·카카오의 비즈니스 모델은 서로 닮았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 경쟁과 실적 경합도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카카오가 광고와 이커머스·콘텐츠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모두 네이버가 주력하는 분야다. 카카오의 톡비즈는 올 1분기에만 3615억 원을 벌어들이며 빠르게 성장했고, 카카오톡·페이와 연동된 이커머스도 급성장 중이다.
네이버는 라인의 이커머스·페이 서비스 확대 등으로 일본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한편, 국내에서도 이커머스·금융상품 판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빅테크 기업 간에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하며 어느 회사가 고급 인재를 많이 확보하느냐 경쟁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IC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PC 기반, 카카오는 모바일 기반 서비스다.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해 모바일의 비즈니스 모델이 본격 만개하면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카카오가 더 큰 주목을 받았다”며 “앞으로 사용자 기반 확충과 수익사업 확장, 인수합병 등을 통한 외연 넓히기에 따라 양사의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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