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두산중공업이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 1년여 만에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몇 년간 경영악화의 진정한 원인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두산중공업의 경영악화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경영진의 오판 등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로 인해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관점들과는 별개로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4조 4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7%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72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8%나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700억 원대 당기순손실에서 올 1분기에는 순이익도 2481억 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해외 자회사를 포함한 자체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1937억 원 증가한 585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97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자체 사업 분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무려 11분기 만에 처음이다.
두산중공업은 1분기 흑자전환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구조조정 효과라고 설명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5월 클럽모우를 1850억 원에 매각했고 1조 212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구조조정에 따른 1857억 원의 고정비를 감축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2월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 지분을 현대중공업그룹에 8500억 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이 1년 새 이룬 자구안 실행 규모만 3조 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지난해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 등으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올해 수주는 전년 대비 약 57% 증가해 매출 11%,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목표”라고 말했다. 수조 원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두산중공업이 혹독한 구조조정 1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선 것을 놓고 수년간 경영악화 원인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경영 악화의 주요 원인을 현 정부의 탈원전과 탈석탄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이로 인해 두산중공업의 주요 사업부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원전과 석탄화력 발전 관련 사업의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2월 경영악화로 인해 노조 측에 보낸 휴업 요청서에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 발전과 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약 10조 원 규모 수주 물량이 증발해 심각한 경영위기가 닥쳤다”고 정부의 정책 전환을 ‘경영악화’ 원인으로 에둘러 표현한 바 있었다.
하지만 경영 악화가 경영진의 오판과 두산건설 등 자회사에 대한 무리한 지원 때문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두산중공업이 세부 내역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 회사 매출 중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10~20%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의 별도기준 매출이 처음으로 5조 원대 밑으로 하락한 시기는 매출 4조 7000억 원대를 거둔 2016년부터로 현 정부가 출범하기 전이다.
두산중공업이 석탄발전에만 안주하다가 새로운 시장(LNG발전)으로 진출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원 회장 등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판단에 따라 10년 동안 두산중공업이 부실기업인 두산건설에 지원한 금액은 총 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 측은 “당사가 경영악화 원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성장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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