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철강기업 주가가 연일 날아오르고 있다. 중국의 감산 조치 속에 한국 철강 기업의 경쟁력이 주목받으며 앞으로 수주가 늘어날 거란 전망에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철강회사 맏형인 포스코 주가는 37만 3000원으로 장을 마쳐 2018년 4월 이후 3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KG동부제철도 4월 중순 이후 꾸준히 올라 2019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2만 원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동국제강도 수직상승하며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2만 6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현대제철 역시 2년 내 가장 높은 5만 8000원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 포스코강판·세아제강·삼현철강·동양철관·동일제강·NI스틸·문배철강 등 중소 철강회사 주가도 거침 없이 상승하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중국이 감산 계획을 발표해서다. 중국은 5월부터 냉연·열간압연강판·철근 등 146개 철강 제품에 수출세 환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당국은 그간 철강업체들에 9~13%의 수출세를 환급해줌으로써 자국 제품이 국제 무대에 가격경쟁력을 갖도록 지원했다. 이에 중국의 글로벌 글로벌 철강 시장 점유율은 53.3%(스태티스타, 2019년 기준)로 치솟았고, 전통 있는 글로벌 철강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촉발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어 지금과 같은 공급 과잉 상태를 이어가면 중국 철강회사들도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는 세계 철강 수요는 매년 1.1% 증가해 2035년까지 18억 70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현재 글로벌 생산 가능 규모 23억 톤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구가 커지며 중국도 생산량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국은 물론 미국·영국·일본·독일 등지의 철강 메이저들도 ESG를 충족하는 한편,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잇달아 노후 제철소를 폐쇄함에 따라 공급 가능 물량은 앞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실제 세계 최대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 폴란드 크라코프 제철소·프랑스 코크스 공장을 폐쇄했고, 일본 신일본제철 역시 미국 인디애나 주 자동차용 강재 공장 두 곳을 매각하며 군살을 빼고 있다.
이런 기류 속에 국제 철강 시세도 오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101만 원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8년 이래 최고치다.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른 것은 최근 철광석과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뛴 측면도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27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93.85달러로 올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구리 가격도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장중 톤당 9965달러로 상승해 10년 만에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까지 구리 가격이 톤당 평균 1만 1000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해 앞으로 철강 시세도 오를 공산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정책 효과가 글로벌 철강 시장에 반영되는 한편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으로 철강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국내 철강업체들의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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