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21년 4월 21일 서울시는 주요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역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투기 수요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추가된 허가구역 현황과 위치도는 아래와 같다.
목동 토지거래허가구역 위치도, 구역도. 자료=서울시청
서울시는 이 4개(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지역을 추가 지정한 이유에 대해 “거래가 상승 우려되기 때문에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투기수요는 철저하게 차단하고 주택공급 확대는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4월 21일 서울시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4월 27일부터 1년간 발효된다. 향후 유사한 동향이 파악되는 지역이 발생되면 추가지정도 검토하겠다는 말을 덧보태었다.
이로써 2021년 4월 27일부터 4개 지역 내 주거지역 18㎡, 상업지역 20㎡ 초과 부동산 거래 시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투자 목적이면 허가가 나지 않을 것이고, 실거주 목적 거래만 허가를 내줄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은 이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봐야 한다.
이전 지정까지는 해당 지역 부동산 시세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시장에서 추가적인 상승을 막기 위해, 한시적이라도, 말 그대로 거래를 중단시켜 최대한 거래 빈도를 낮추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반면 이번 4월 21일 4개 지역 추가 지정은 거래 중단이 메인 목적이 아니라 해당 지역 내 재건축, 재개발을 제대로 해내겠다는 것을 최종 목적으로 볼 수 있다.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동 지역 지정이었다. 강남구 청담동, 삼성동,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을 지정했었고, 이 동 전체의 모든 부동산이었다. 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기존 아파트들 뿐 아니라 재개발과 무관한 다세대, 빌라까지도 모두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에 지정한 곳은 동 전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단지 지정이다. 위 지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100% 재건축 대상 단지, 그리고 재개발 예상 구역이다.
여기서 팩트체크 하나만 해 보자. 재건축, 재개발 단계가 이미 많이 진행된 단지나 구역들은 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지 않아도 거래 빈도가 많지 않다. 왜냐하면 매매 가능 대상 조건(매수 뿐 아니라 매도 조건도 추가되기 때문)이 더 까다로워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미 시세가 높다. 한 단계 한 단계 진행될수록 시세가 급격히 상승한다. 그만큼 거래 가능 매물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 단계에서는 단기 차익 목적, 소위 투기 목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해당 구역 내 부동산 거래 상황에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난 주 칼럼에서 설명한 대로 이미 토지거래허가 구역을 지정되었던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의 신고가 갱신만 봐도 그런 추정을 할 수 있다.
발표된 보도자료에 나온 거래허가구역 단지들을 보자. 위치도에는 여의도에 있는 모든 아파트를 구분해 두고 구역도에는 그 아파트 중에서 재건축 대상 단지만 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예를 들어 여의도에서 하늘색으로 구분된 단지들, 즉 여의도 자이, 트럼프월드2, 롯데캐슬아이비, 금호리첸시아, 리버타워, 라이프콤비 등 기존 구축들은 허가구역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왜 서울시는 재건축, 재개발 구역들만 골라서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지정했을까? 서울시에서 제대로 속도를 내서 개발을 하겠다는 의지가 들어간 것이다.
“이제 제대로 개발을 추진할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으니 단기투자세력, 즉 투기꾼들은 아예 진입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지금부터 가격이 오른다 해도 그건 실수요의 정상적인 거래일 뿐 서울시의 개발 추진의 영향은 아니다” 라고 미리 선언해 둔 것이다.
단기적인 시세 상승에 대한 비판에 대해 미리 설명한 것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치밀하고 영리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향후 추가적으로 토지허가구역으로 지정되는 지역이나 단지가 발표된다면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래야 오세훈 시장의 공약대로 재건축, 재개발의 속도를 낼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시민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현재 서울은 일반적인 투자가 가능한 시장이 아니다. 실수요 시장이다. 많은 제도권 전문가들과 정부에서는 여전히 투기 수요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이번 서울시 조치는 서울은 실수요 시장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강한 드라이브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서울시 재건축, 재개발은 본격화될 것이다. 다른 정책적인 반대만 없으면 말이다.
결국 2021년은 재건축, 재개발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다. 빠른 스피드로 추진한다 하더라도 급격한 가격 상승이나 거래 빈도가 크게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이미 가격은 충분히 비싸고 조건은 더 까다로워 졌으니까.
내 집 마련이라면 매수를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말씀을 ‘부동산 인사이트’ 칼럼을 통해 수 십 번 드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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