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이전기관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은 세종시 아파트를 ‘갭투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파트에 실거주하지 않고 전세 세입자를 받아 되파는 방법으로 4년간 2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내용인데, 비즈한국이 노 후보자 자택 분양부터 매도까지 과정을 들여다봤다.
#특별공급 받은 세종시 아파트, 실거주 없이 2억 원 시세 차익
관보와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노형욱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을 지내던 2011년 11월 세종시 어진동 전용면적 84.73㎡(25.63평) 규모 아파트 한 동을 분양받았다.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 공무원에게 할당된 특별공급물량이다. 노 후보자는 아파트가 완공된 2013년 10월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해당 아파트 취득 가격은 2억 8314만 원. 당시 우리은행이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2억 255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것으로 미뤄 2억 500만 원을 주택담보대출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근저당권 설정 비율은 110%다. 이 근저당권은 한 달 만인 2013년 11월 해지됐다.
노형욱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 기재부에서 근무하던 2016년 8월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보유한 아파트에서, 이후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시절부터 인근 세종시 관사에서 통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노 후보자) 가족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고, 본인도 예산이나 국회 업무로 세종시 아파트에 직접 거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자는 대신 세종시 아파트를 각각 개인과 국민연금공단에 임대했다. 국민연금은 2015년 11월 전세금 2억 원으로 2년간 존속하는 전세권을 부동산에 설정했다. 그보다 1년 앞서 노 후보자는 2014년 세종시 아파트 임대채무로 2억 원을 신고했는데, 근저당권 말소 시점으로 미뤄 2013년 11월 첫 세입자를 구해 전세금을 받아 대출금을 상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형욱 후보자는 2017년 9월 세종시 아파트를 5억 원에 되팔았다. 국민연금공단 임대차기간이 종료되기 약 2개월 전이다. 이로써 노 후보자는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고 약 4년 만에 2억 1686만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노 후보자는 현재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다. 이곳은 2003년 10월 서래마을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9세대) 한 동으로 지은 ‘나홀로’ 아파트다. 노 후보자는 2004년 12월 전용면적 121.79㎡(36.84평) 규모를 개인에게서 매입했다. 이 아파트 해당 평형 공시가격은 6억 8100만 원이다.
#기금운용평가 관할하던 재정관리관, 국민연금공단 세입자로 들인 까닭
한편 노형욱 후보자 세입자였던 국민연금공단은 당시 후보자 직무와 관련이 있다. 노 후보자는 국민연금공단과 전세 계약을 맺은 2015년 11월 기재부 1급 고위공무원인 재정관리관을 지냈다. 국고국·재정혁신국·재정관리국·공공정책국 업무를 총괄하며 장·차관을 보좌하는 자리다. 이 중 재정관리국은 국민연금공단 등이 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지 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공단은 비연고지 근무 직원 숙소용으로 주택을 임차한다. 숙소 매물을 구할 때는 중개사무소를 통해 물건을 구하고,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의 직업이나 신분은 상대방이 이야기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으며, 계약 시 고려사항도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의 국토부 관계자도 “노형욱 후보자는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두 임차인을 구했고 임대인 입장에서 계약을 맺었다. 단순히 세입자가 누구냐에 따라 이해충돌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위공직자 재산심사 업무를 맡는 인사혁신처 재산심사과에 당시 재산심사 내역과 결과 등을 물었지만 재산심사과 관계자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심사기준을 위반한 고위공직자에게 과태료, 징계, 경고 등 처분을 내리지만, 특정인의 심사내역이나 결과는 비공개 사항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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