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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레이더] 기대감 키워놓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상승세 잡힐까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54개 단지 1년간 지정…전문가 "가격 급등 막겠지만 집값 하락 유도 못할 것"

2021.04.22(Thu) 18:10:47

[비즈한국] #1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전용면적 117.9㎡(35.66평) 규모 현대4차 아파트 4층 한 세대가 13일 41억 75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 직전 신고가인 2월 실거래가보다 1억 4500만 원 높은 금액이다. 압구정동 현대1~7차 아파트와 10·13·14차 아파트, 대림빌라트 등 총 4065가구가 포함된 ‘압구정3구역’은 19일 재건축조합을 설립했다.


#2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전용면적 82.06㎡(24.82평) 규모 우성아파트 3층 한 세대는 16일 15억 원에 매매됐다. 직전 신고가인 2019년 10월 실거래가보다 4500만 원 올랐다. 우성아파트는 지난 15일 송파구청에 재건축조합 설립인가를 신청했다.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 인근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아파트 일대의 모습. 사진=임준선 기자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오른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신고가 경신 사례다. 2·4부동산대책으로 주춤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2주째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정비구역을 중심으로 집값 이상징후가 감지되자 서울시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주째 상승폭이 커졌다. 한국감정원이 22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4부동산대책 영향으로 ​2월 첫째 주 1.0%에서 이번 달 첫째 주까지 0.05%로 잦아들었지만, 오 시장 취임 이후 다시 0.07%, 0.08%로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강북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위주로, 강남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증가하며 서울 전체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첫 번째 공약으로 ‘스피드 주택 공급’을 내세웠다. 5년간 서울에 신규 주택 28만 5000호 공급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아파트 층수와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하는 게 공급 방안의 핵심이었다(관련기사 [집값레이더]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 서울 아파트값 잡을 수 있을까).

 

취임 후 오 시장 부동산 정책은 “신속하지만 신중하게”로 바뀌었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가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 내놓은 답이었다. 오 시장은 11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부동산정책협의회를 마친 뒤 “무슨 정책이든 부작용과 역기능이 있게 마련이고 (이를) 최소화하는 게 노하우 아닌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 서울 집값이 정비구역을 중심으로 이상징후를 보이자 서울시는 대처에 나섰다. 서울시도시계획위원회는 21일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지역 54개 재개발·재건축단지를 27일부터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키로 했다. 일부 정비구역에서 비정상 거래와 매물 소진·호가 급등 현상이 나타난 데 따른 선제적 투기 방지 조처다. 이곳에서 주거지역 18㎡, 상업지역 20㎡를 초과한 토지를 거래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오 시장은 22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38대 서울시는 어렵지만 주택의 신속한 공급과 부동산 가격의 안정,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을 세우겠다”며 “재건축, 재개발 주요 단지들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물론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집중 조사하겠다. 부동산 가격 불안정의 불씨를 걷어내겠다”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최근 강남 일대는 한강변이나 재건축 안전진단 추진이 본격화된 노후단지 위주로 정비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계절적인 성수기가 도래한 영향도 있다”며 “강남권에서 경험했듯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단기적으로 거래량과 가격 급등을 막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집값 하락을 유도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3% 상승했다.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국이 0.21%에서 0.23%로, 수도권 이 0.25%에서 0.27%로, 지방이 0.18%에서 0.20%로 상승폭이 모두 확대됐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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