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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의 마법' 아이맥 두께 줄이고, 아이패드 성능 늘렸다

주요 제품 M1 프로세서 일괄 탑재로 생산 효율 극대화…차세대 디스플레이 미니 LED도 '눈길'

2021.04.21(Wed) 10:39:12

[비즈한국] 애플이 21일 새벽 2021년 첫 이벤트를 열었다. 보통 애플의 봄 이벤트는 3월에 열리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한 달가량 늦춰졌다. 이날 발표된 맥과 아이패드 등 주요 신제품들의 출시도 한 달 뒤인 5월 말로 잡혔다.

 

이날 발표된 제품 중에서 주인공은 아이맥과 아이패드 프로다. 컴퓨터와 태블릿이고, 조금 더 넓은 의미로 보면 둘 다 애플이 이야기하는 컴퓨터의 갈래인데, 실제로 그 간극이 많이 줄었다. 두 제품의 프로세서가 같기 때문이다.

 

#새 옷 갈아입은 아이맥, 완전한 첫 번째 M1 맥

 

M1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이맥은 두께가 줄고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됐다. 사진=애플 제공

 

아이맥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옷을 갈아입었다. 모니터를 떠올릴 만큼 두께가 얇고 애플의 상징인 귀퉁이의 곡면을 빼고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 눈에 띈다. 초대장의 여러 가지 색 선들로 이뤄진 로고는 바로 이 아이맥의 색깔을 그려낸 것으로 보인다.

 

새 아이맥의 디스플레이는 24인치에 4480x2520 픽셀 해상도를 낸다. 가로 폭이 거의 4500 픽셀이기 때문에 애플은 이를 4.5k 디스플레이라고 불렀다. 이 모델은 이전 세대 21.5인치를 대체하는 제품이다. 디스플레이의 특성도 거의 같다. 21.5인치는 4k, 3840x2160 픽셀 해상도를 내는데, 두 제품의 픽셀 밀도는 모두 218ppi로 같다. 화면이 커진 만큼 픽셀 수가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두께는 11.5mm다. 부피는 이전 세대보다 50% 수준으로 줄었다. 그 이유는 프로세서에 있다. 새 아이맥에는 애플의 자체 프로세서인 M1이 들어간다. 지난해 발표된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 맥 미니에 들어간 것과 같은 프로세서다.

 

애플이 아이맥의 두께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이 칩이 맥OS와 응용프로그램을 작동하는 데에 성능이 충분하면서도 열이 적게 나기 때문이다. 그만큼 냉각 시스템이 작아질 수 있으므로 튀어나온 부분을 없앨 수 있다. 또한 CPU와 그래픽 프로세서를 비롯해 메모리와 콘트롤러 등을 하나로 통합한 칩이기 때문에 로직보드의 크기 자체가 작아지기도 한다. 애플은 ‘컴퓨터를 숨긴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일반적인 모니터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일체형 컴퓨터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는다.

 

#성능·냉각 모두 잡은 M1 통해 아이맥 재설계

 

애플의 반도체 통합 기술은 아이맥의 설계를 완전히 바꿔 버렸다. 사진=애플 제공


새 아이맥을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은 디자인에 있다. 단순히 미적인 부분을 떠나 설계 관점에서 컴퓨터의 극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를 녹여냈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M1 프로세서를 쓴 첫 번째 새로운 디자인의 맥이다. 지난해 발표된 세 가지 맥은 모두 이전에 인텔 프로세서를 쓰던 제품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서 썼는데 아이맥은 완전히 M1의 특성을 살려서 디자인한 제품이다.

 

요즘 컴퓨터의 디자인은 반도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컴퓨터 발전의 핵심은 성능인데, 이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전력 소비와 열이 뒤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미세공정과 더 강력한 냉각이 필요한데 이전처럼 미세공정과 작동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으로는 한계점에 다다른 게 요즘 프로세서의 분위기다. 다시 해결책을 찾아내고 있지만 당장 애플은 이를 통합 프로세서로 풀어냈다. CPU 중심의 컴퓨터 환경에서, 그래픽과 인공지능 등 컴퓨터 성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영역의 일들을 따로 떼어내면서 효율을 높인 것이다. 모든 칩이 하나의 메모리를 쓰는 통합 메모리 구조도 한몫을 했다.

 

M1은 결국 애플이 원하는 성능을 내면서도 근본적으로 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맥북 에어를 통해 따로 냉각팬을 두지 않아도 열이 나지 않는 컴퓨터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됐고, 맥북 프로를 통해 냉각팬의 역할을 새로 규정했다. 열을 식히는 것 대신, 고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냉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애플은 그 특성을 십분 활용한 아이맥을 디자인했다. 로직보드 크기와 냉각 시스템을 최소화해서 일체형 PC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는 오롯이 새 프로세서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2008년 애플이 맥북 에어를 처음 내놓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인텔이 전력 소비와 열을 낮춘 저전력 프로세서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프로도 M1으로 간다

 

아이패드는 당초 A14X가 탑재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맥 계열 제품에 사용되는 M1 프로세서가 탑재되는 파격을 선보였다. 사진=애플 제공

  

이번 발표의 두 번째 주인공은 아이패드 프로다. 5세대 제품으로 볼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핵심도 프로세서에 있다. 애플은 소개 영상에서 스파이가 몰래 애플 파크에 잠입해서 맥북 에어를 분해하고 M1 프로세서를 훔쳐내 아이패드 프로에 심는 이야기를 담았다. 재미를 위해서 만든 영상이지만 새 아이패드 프로의 성격을 쉽게 설명하는 내용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일반 아이패드보다 고성능, 특히 그래픽 성능을 강조해 왔다. 이제까지 아이패드 프로는 그래픽 코어의 수를 늘리고 성능을 높인 ‘X’ 라인업 프로세서를 써 왔다. A12X 등의 프로세서로 차별화를 해 왔는데, 5세대 아이패드는 아예 M1 프로세서를 가져왔다.

 

이미 M1 프로세서는 맥을 통해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검증받았다. 애플로서는 M1이 충분한 성능을 낼 뿐 아니라 그 동안 아이패드에 강조해 왔던 ‘PC 수준의 성능’을 단숨에 보여줄 수 있는 결정인 셈이다. 애플은 이를 통해 이전 세대 아이패드보다 CPU는 50%, GPU는 40% 정도의 성능 향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설계 측면에서도 M1 프로세서는 아이패드 프로의 많은 숙제를 단번에 풀어준다. 이 칩은 애초 A 시리즈를 기반으로 성능을 끌어올렸고, 정확히는 A14에 기반하는 고성능 프로세서다. 이 칩을 iOS, 혹은 아이패드OS 기기에 쓰는 것은 기술적으로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M1 프로세서를 쓰면서 외부 입력 콘트롤러의 개선도 쉽게 이룰 수 있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의 USB-C 단자를 썬더볼트4와 USB4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는 별도의 칩이 필요한 게 아니라 M1의 콘트롤러의 기본 기능이다. USB-C는 그동안 아이패드를 컴퓨터로 만들어주는 열쇠였는데, 전송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외장 저장장치 등의 제한까지 없앨 수 있게 됐다. 맥과 아이패드 프로의 차이는 기기의 특성을 살리는 OS 뿐이다.

 

당연히 생산, 공급의 효율성도 올라간다. 아이패드 프로를 위해 A14X로 따로 분류하는 것보다 M1을 함께 쓰면 프로세서 생산과 공급을 단순화할 수 있다. 이는 곧 비용 문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M1 프로세서 하나로 애플은 아이패드의 많은 부분을 설명하지 않아도 설명하는 마법을 부린 셈이다.

 

#미니 LED 도입, 디스플레이의 혁신

 

새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되는 미니 LED는 LCD와 OLED 기술의 단점을 모두 극복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애플 제공


새 아이패드 프로가 가장 주목받는 또 다른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아이패드 프로 12.9에는 미니 LED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미니 LED는 LCD를 고도화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LCD의 한계는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부분이 많다. 기존 아이패드 프로의 화면은 큼직한 LED 72개로 화면을 밝혔는데, 새 디스플레이는 1만 개의 LED 백라이트가 들어간다. 하나의 크기가 12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아이패드 프로는 이 1만 개 LED를 4개씩 묶어서 화면을 2500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개별적으로 LED의 밝기를 조정할 수 있다. 어두운 영역은 LED의 밝기를 낮추고, 밝은 곳은 LED의 밝기를 높이는 것인데, 그 영역을 더 세밀하게 제어하는 것이다. 72개와 2500개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OLED의 가장 큰 특성인 밝은 곳은 밝게, 어두운 곳은 어둡게 표현할 수 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최대 밝기가 1000니트로,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두 배 이상 밝고, 필요할 때 순간적으로 1600니트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밝기에 대한 부분은 OLED 못지않은 셈이다. 대신 OLED의 번인과 내구성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애플의 고성능 디스플레이인 프로 디스플레이 XDR과 비슷한 구조를 갖게 되는 셈이다. 애플은 이 화면을 ‘리퀴드 레티나 XDR’로 이름 붙였다. 이 미니 LED 디스플레이는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인데, 앞으로 더 많은 기기에 쓰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제품은 미국 기준으로 4월 30일부터 주문을 받고 실제 공급은 5월 말부터 시작된다. 이전보다 전반적인 일정이 조금 늦춰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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