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식재산권은 상표·특허·디자인 같은 산업재산권과 문학·음악·미술 작품 등에 관한 저작권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4차 산업의 부상으로 중요성은 커졌지만 여전히 전문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식재산권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중소기업, 혹은 개인이 자신의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와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최신 트렌드를 소개한다.
‘표문’, ‘RtA’, ‘네넴띤’, ‘IdH’를 들어봤는가?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오래 보아야 뜻을 알게 된다. 이 상표들도 그렇다. 위에 언급된 뜻을 알 수 없는 단어들은 모두 한국 특허청에 신청된 상태이거나, 등록된 상표이다.
‘표문’은 뉴트로 감성의 곰표 맥주가 인기를 얻자 막걸리를 마시기 전에 병을 뒤집는 것에 착안하여 ‘곰표’를 거꾸로 뒤집어 새롭게 네이밍 한 것으로, 브랜드에 반전과 새로운 재미를 더한 상표이다. ‘RTA’는 너구리를 거꾸로 보면 RtA처럼 보인다는 점을 이용해 농심이 상표로 등록받은 단어이다. 실제 외국에서는 라면 브랜드로 너구리를 대신해 RtA가 사용되고 있다.
‘네넴띤’은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도 비빈다는 팔도비빔면의 새로운 브랜드 네임이다. 띵곡, 댕댕이 등의 소위 ‘야민정음’이 한창 유행일 때 태어났다. 명곡이 띵곡으로 읽히고, 멍멍이가 댕댕이로 읽힐 수 있는 것에 착안해 비빔면을 네넴띤으로 표시하고, 실제 제품명이 되기도 했다.
‘IdH’도 비슷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숙취음료로 ‘갈아만든 배’가 인기를 얻으면서 탄생한 브랜드로, ‘갈아만드 배’의 ‘배’가 외국인들에게 ‘IdH”로 인식된다는 점을 이용해 해태가 과일음료의 상표로 ‘IdH’를 등록하여 사용하고 있다. ‘IdH’ 상표는 ‘갈아만든 배’가 팔리고 있는 미국, 호주, 멕시코, 브라질 등에 실제 상표 등록되어 권리가 유지되고 있다.
이 밖에도 ‘무너지지마’의 변형된 형태로 사용되었다가 이젠 문어 요리 전문식당의 브랜드 상표가 된 ‘문어지지마’, 주점업 등의 상표인 ‘잔비어스’, 네일샵운영업 등의 상표인 ‘네일바요’, 와인판매업에 대한 ‘와인슈타인’같은 재미있는 상표도 특허청에 등록되어 사용 중이다.
앞서의 사례들처럼 상표는 이미 있는 단어 이외에도 종래 단어의 다양한 변형 형태나 새롭게 만든 조어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문자를 넘어 다양한 소리, 입체적 형상 등도 상표로 보호받을 수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나타내고 수요자에게 그렇게 인식될 수 있는 것이라면 형태를 불문하고 상표로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한국 특허청에는 카카오의 ‘카톡왔숑’, LG전자의 ‘사랑해요 LG’ 효과음, SK텔레콤의 ‘띵띵띠링띵’, 장수돌침대의 ‘별이 다섯개’ 등이 모두 소리상표로서 등록되어 보호받고 있다.
또한 건물의 내관, 외관 등의 종합적인 이미지도 입체상표로 등록받을 수 있다. 위 도면은 윈 리조트 홀딩스(Wynn Resort Holdings)가 윈 리조트(WYNN PALACE)의 외관을 한국 특허청에 입체상표로 출원하여 등록받은 것이다.
상표는 특허나 디자인과 달리 꼭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창작할 필요는 없다. 기존에 존재하는 단어나 이의 변형형태, 제품의 출처로 사용하고 인식되고 있는 다양한 소리, 다른 서비스와 구별하게 해주는 건물의 종합적인 이미지 등도 모두 상표로 사용하겠다고 선택한다면 상표권으로 등록받을 수 있다.
물론 등록받을 수 있는 상표라 하더라도 선택을 할 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등록받을 수 있는 상표가 곧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상표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등록을 받고도 사장되는 무수한 상표가 존재한다. 소비자가 해당 상품의 출처를 쉽게 떠올릴 수 있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정체성을 내포하면서도 이에 대한 양질의 이미지를 형성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매력적이고 탐나는 상표를 선택하는 일이 중요하다.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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