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전기·수소차 등 저공해차 구매보조금 지원 사업이 각 지방자치단체 주도하에 진행 중인 가운데 전기 승용차 부문에서 테슬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신청률이 전체의 15%에 불과하고, 정부가 수입차 보조금 독식 우려에 팔 걷고 나선 터라 테슬라의 점유율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공해차 구매보조금 지원 사업은 전기차나 수소차 구매자에게 국비와 시비를 더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시행된다. 구매 희망자가 전기차 판매·제조사와 전기차 구매 계약을 체결한 후, 전기차 구매 보조금 시스템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자체는 신청서 접수순으로 결격사유가 없는 자를 보조금 지원대상자로 선정한다.
이후 차량이 출고되면 판매·제조사는 10일 이내에 지자체에 보조금 지급을 신청해야 한다. 지자체는 최종적으로 서류를 검토한 후 보조금을 지급한다. 단 보조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하더라도 차량이 2개월 이내에 출고되지 않는다면, 대상자 선정에서 취소되거나 후순위 대기자로 변경되는 등 변수도 존재한다.
#전체 신청률 15%…경기도 건수 최다·세종시 신청률 최고, 전체 군 지자체 신청률은 6%
비즈한국은 전국 지자체에 1분기 전기 승용차 보조금 신청 및 차종별 보조금 지급 현황에 대해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각 지자체가 제공한 자료를 합산한 결과 1분기 기준 전기 승용차 총 신청 현황은 7133대였다. 전국 보조금 지급 예상 대수는 4만 5810대로 약 15%의 신청률을 보인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261대로 가장 신청 수가 많았다. 서울(1160대)과 부산(752대)이 뒤를 이었다. 신청률 기준으로는 세종시가 가장 높았다. 300대 중 111대가 신청해 신청률이 37%에 달한다. 신청률 30% 이상인 지자체는 세종시와 부산시(33%) 둘뿐이다.
시 지자체를 중심으로 보조금 지급사업이 활발히 운영되는 가운데, 군 지자체의 신청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전국 군 지자체의 보조금 신청 건수는 총 317건으로 확인됐다. 군 지자체 전체 목표 공고 대수인 5245대의 6%에 불과하다. 다만 정보공개 요청 당시 보조금 지원 사업을 시행하지 않은 군 지자체도 있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보조금 지급 초반 선두는 테슬라…현대·기아차, 코나 일렉트릭·니로EV로 분전
1분기 기준 보조금 지급이 완료된 차량 대수는 총 2254대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차량은 테슬라 모델3다.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의 보조금 지급 완료 차량은 총 964대로 집계됐다. 전체 보조금 지급 완료 차량 중 42%를 차지했다.
모델3 중에서도 특히 2021년형 모델3 롱레인지 트림에 수요가 집중됐다. 테슬라가 2월 2021년형 모델3 롱레인지 트림 가격을 6479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할인한 결과로 보인다. 한 단계 낮은 2021년형 모델3 스탠다드 트림(5479만 원)과 가격 차이이 520만 원에 불과하다. 보조금이 지급된 모델3 스탠다드 트림 차량은 194대로 확인됐다.
테슬라는 주로 광역시나 시 지자체에 보급되었다. 964대 중 937대가 시 지자체에서 출고됐다. 세종시의 경우 보조금이 지급된 62대의 차량 중 41대가 모델3였다. 시 지자체가 군 지자체보다 보조금 사업 신청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나 기아차의 EV6 출고를 기다리다간 보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전기차 동호회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확산했었다.
신차 양산을 준비 중인 현대·기아차는 기존 모델 판매로 테슬라를 견제하고 있다. 현대차의 보조금 지급 완료 차종은 코나 일렉트릭 585대, 아이오닉 2대로 나타났다. 기아차의 경우 니로EV 278대, 쏘울EV는 18대를 기록했다. 보조금 지급 완료 차량 중 현대차는 26%, 기아차는 13%의 점유율을 보였다.
코나는 충남(19%)·경기(13%)·대전·전남(10%)·경북·경남(9%) 등 전국적으로 고르게 지급되는 성향을 보였다. 니로는 대구(21%)·경남(16%)·충북(13%)·제주도(10%)에 집중됐다.
#보조금 지원 사업, 이제 시작…환경부 “국고 보조금 월별 배정할 것”
테슬라가 보조금 지급 사업 초반부터 꽤 높은 점유율을 확보 중이지만, 연말까지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경부가 수입차의 보조금 독식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아이오닉5 등 새로 출시되는 전기차 사전예약 물량에 지급될 보조금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다. 국고 보조금을 지자체에 월별로 배정하고 지자체는 지방비를 확보해 보조금 지급 대수를 순차 공고 중이다. 전기차 실수요에 따라 지역·차종별 보조금을 재배정해 전기차 국고 보조금 예산 전액을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청률이 저조한 군 지자체를 중심으로 현대·기아차가 점유율을 늘려 나갈 가능성이 높다. 한 군 지자체 관계자는 “테슬라를 구매할 수 있었음에도 현재 신청률이 저조한 것을 보면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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