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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수출입 관리 강화 등 개정안으로 폐지 줍는 노인들 '생계 위협'

일반 무역업체와 위탁자들 폐기물 수출입 불가…재활용지수출입협회 "독과점 문제와 국내 폐지 가격 하락 위험"

2021.04.15(Thu) 17:38:35

[비즈한국] ‘폐기물국가간이동법’ 개정안이 1일부터 시행되면서 폐기물 수출입자의 자격요건이 한층 강화됐다. 자격요건이 강화된 이유는 국제적인 환경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제한으로 국내 폐지 가격 하락과 독점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도심 거리에서 한 노인이 길거리에서 거둬들인 폐지를 수레에 싣고 눈발을 헤치며 힘겨운 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생활폐기물 5100톤이 불법 수출되는 등 국제적 환경분쟁이 발생하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난 1일 폐기물국가간이동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폐기물설치·운영자, 폐기물처분·재활용업자, 폐기물처리 신고자 등만 폐기물을 수입할 수 있게 됐고, 폐기물 취급자와 사업장 폐기물 배출자만 폐기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관리가 강화된다. 이번 개정안으로 일반 무역업체와 위탁자들은 수출입이 불가능해졌다.

 

또한 폐기물수출입안전관리센터로 환경공단이 지정됐고, 폐기물 수출입시 통관 전 컨테이너 검사를 1%(2020년 기준)에서 10%(2024년까지) 수준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불법이 확인된 경우 적정처리를 위해 6개월이 보증된 보증보험 가입 또는 보증금 예탁 기준이 신설됐다.

 

한국재활용지수출입협회 엄백용 이사장은 “이번 개정안으로 폐지 회수 노인들의 생계가 더욱 어려워질 예정이다. 일반 무역업체와 위탁자가 수출입이 불가능해지면 폐기물을 처리할 사람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자연스럽게 독과점으로 이어진다. 또한 수출도 힘들어지기에 폐지 잉여로 가격은 점차 하락할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국내 최하층민인 폐지 회수 노인들의 생계를 더욱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폐기물 1톤의 소각 및 매립의 사회적 비용은 이미 30만 원을 초과했고, 지속 상승할 예정이다. 현재 폐지 회수 노동 대가는 시간당 1000원에 불과한데, 앞으로 더욱 하락하면 폐지 회수 노인들은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서울대학교 학생단체 ‘끌림’과 폐지(RPM) 수출 기업인 (주)밸러스인더스트리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폐지 회수 노인의 6시간 노동 대가는 7600원 정도로 2016년(1만 3511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엄백용 이사장은 “보증보험과 보증금 예탁으로 발생하는 비용들도 모두 폐지 회수 노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폐지 등 폐기물의 수입국이 불법 확인 등을 위해 검사료와 비용을 지불하는데, 유일하게 수출할 때 검사하는 나라가 한국”라며 이번 개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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