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OK저축은행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를 근거로 상여금을 소폭 인상했지만 기본급여와 복리후생비를 대폭 삭감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 9954억 2340만 원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8892억 8137만 원에 견줘 11.9%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35억 2067만 원으로 전년 1510억 6787만 원 대비 무려 61.1% 상승했다.
대면영업을 무기로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 가운데 중장년층이 많고, 이들이 대면 서비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의 직원(1078명, 2020년 12월 말 기준)은 경쟁 업체인 SBI저축은행(599명)이나 웰컴저축은행(776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직원들을 대거 채용해 준수한 성적표를 거뒀지만 OK저축은행이 직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사상 최대 실적 속에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축소됐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1인당 급여 평균은 5908만 원으로 전년 5944만 원 대비 0.6% 감소했다.
반면 경쟁업체인 SBI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6%대의 급여 인상률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1인 급여 평균은 8444만 원으로 전년 7906만 원 대비 6.81% 상승했다. 웰컴저축은행은 5337만 원으로 전년 5027만 원 대비 6.15% 증가했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은 직원의 성과급을 소폭 올리긴 했다. 전년 대비 12억 원 증가한 147억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이다. 하지만 복리후생비를 전년 130억 2090만 원에서 84억 6066만 원으로 35% 삭감한 탓에 ‘아랫돌을 빼서 윗돌 괴는’ 모양새가 됐다.
OK저축은행 측은 “연간 급여와 상여가 합쳐진 금액이 임직원의 실제 수령액이기 때문에 공시상의 급여 총액 증감과 실제 임직원 수령액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복리후생비는 코로나19로 인해 임직원 오프라인 복리후생 활동이 중단되면서 생긴 비용 절감 효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인재 영입을 위해 직원의 급여나 복리후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기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직원들과 공유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 경쟁력 있는 인력 모집이 어려울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회사 내 인재의 유출로도 이어질 수 있어 합리적으로 직원들과 수익을 나누려는 방법을 고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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