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 성공신화를 쓴 게임사 크래프톤이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했다. 그 전부터 이미 시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200만 원 미만에서 거래되던 크래프톤의 주식은 장외 시장에서 250만 원 내외에 거래되는 등 가격이 급등했다. 넵튠 등 크래프톤에 투자한 상장사들 역시 주가가 급등세다.
‘올해 말에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크래프톤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올해 IPO 최대어 중 하나다. 배그는 PC방에서 점유율이 높은 게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급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벌써 시가총액이 20조 원이 넘을 정도로 시장에서도 20조~30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크래프톤 구주 중 대다수가 VC(벤처캐피털)에게 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상장을 하더라도 공모 규모가 10% 수준으로 예상돼 크래프톤의 몸값을 더욱 높이고 있다. 다만 배그 하나에 의존한 원히트 게임사라는 점은 리스크 포인트다. 크래프톤도 이를 고려, 올해 안에 ‘배그: 뉴스테이트’를 출시해 북미 시장 등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매출·영업이익 대박…30조 원 평가까지
크래프톤은 2007년 설립된 블루홀을 전신으로 한 게임 개발업체다. 2017년 자회사 펍지(PUBG)가 선보인 온라인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모바일 배그까지 흥행에 성공해 실적도 대박이 났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 6704억 원, 영업이익은 7739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넥슨(1조 1907억 원), 엔씨소프트(8248억 원)에 이어 세 번째이며, 넷마블(2720억 원)보다 2배 이상 많다.
당초 올해 중 상장이 예상됐지만 크래프톤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기업공개(IPO)를 본격화했다. 45일 안에 마무리돼야 하는 예비심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7∼8월경 공모에 나설 전망이다.
장외 시장에서 크래프톤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장외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서 9일 오후 기준, 전거래일 대비 5만 원(2.17%) 오른 1주당 235만 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3월 초만 하더라도 180만 원대에서 거래가 되던 것이 급등한 것이다. 38커뮤니케이션에서는 “250만 원이라도 사겠다고 해도 (매도자가) 팔지 않겠다고 갑자기 마음을 바꿔 가격이 실제로는 260만~270만 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미 장외시장에서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20조 원이 넘는데, 투자업계에서는 “30조 원도 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이는 지난해 IPO 청약 돌풍을 일으킨 카카오게임즈(4조 원대)를 가뿐히 넘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크래프톤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넵튠, 아주IB투자 등의 주가도 오름세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 5000원 수준에 거래가 됐던 넵튠은 28000원 대에서, 1100원 대에서 거래됐던 아주IB투자는 8500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5% 이하로 크래프톤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구주 대부분 VC 소유인 점이 포인트
투자업계는 크래프톤의 구주 대부분이 VC 등 운영사 몫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상장하더라도 당장 거래 가능으로 풀릴 물량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크래프톤의 최대주주는 장병규 의장으로 지분 16.43%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 자회사인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가 15.52%, 장 의장과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함께 설립한 사모투자펀드 벨리즈원 유한회사 벨리즈원이 6.47%,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이 5.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투자 운영사 등 거래가 가능한 물량은 20%대 초반 수준이고 거래소에 상장하는 공모 규모도 10% 수준으로 예상되는 점은 크래프톤의 장외 가격을 높이는 이유다. 앞선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IMM인베스트먼트에서 신주물량 발행한 것을 제외하면 구주 물량 중 대부분이 VC들의 몫”이라고 귀띔했다.
배그를 이을 후속작이 없다는 점은 크래프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배틀그라운드에 집중된 수익 구조는 문제다. 실제 크래프톤 연합 중 배틀그라운드를 맡은 펍지 외에는 대부분 적자 상태이며, 테라M을 개발한 스콜은 결국 폐업조치 됐다. 높은 수익을 자랑하던 인도에서 지난해 말 중국과 인도의 분쟁으로 인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비스가 중단된 점도 매출에 큰 타격이다.
때문에 크래프톤도 ‘원게임 리스크’를 벗어나 위해 ‘배그: 뉴스테이트’를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을 노리고 있는데, 크래프톤은 IPO 일정에 맞물려 ‘배그: 뉴스테이트’를 흥행시키겠다는 계획이다.
IB시장 관계자는 “올해 2~3분기 IPO 중에서는 크래프톤이 가장 인기가 좋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라며 “거래 물량이 많지 않을 크래프톤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을 다들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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