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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스마트폰 잔혹사]④ "이 혁신의 끝을 다시 써보려해"

혼란한 브랜드 정체성과 잇단 '오판' 아쉬움…매각 아닌 철수 결정이 남긴 가능성에 주목

2021.04.09(Fri) 18:49:17

[비즈한국] V 시리즈의 첫 제품인 V10은 2015년 가을, 그러니까 G5 출시 직전에 조용히 나온 제품입니다. 가죽 커버를 입힌 G4가 주력이던 시기였지요. 아직도 V는 무슨 의미를 품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첫 제품이 좀 생뚱맞긴 했지만, 이걸 써보고 딱 드는 생각, ‘아. 이거 LG전자답다’라는 거였어요.

 

#가장 LG다웠던 스마트폰, V10

 

LG가 G시리즈로 보편적인 조건들을 채우는 제품들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자잘한 기술적 참신한 시도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점이 비춰 보였던 거죠. 그리고 그 욕구가 V10에 녹아 들어갑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디스플레이가 두 개라는 점입니다. 위쪽에 세컨드 스크린이 있습니다. 여기에 알림 메시지를 띄우기도 하고 위젯들을 보여줍니다. 화면은 꺼져도 세컨드 디스플레이는 항상 켜두고 간단한 정보를 볼 수 있어요.

 

V10은 LG 스마트폰이 오디오에 강하다는 정체성을 확고히 부여해 준 기념비적 모델이다. 사진=LG전자 제공

 

오디오도 24비트 쿼드DAC가 들어갑니다. CPU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소리만 전문적으로 만지는 반도체가 더해진 겁니다. LG전자가 오디오 스마트폰이라는 브랜드가 바로 이 V10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G5를 비롯한 이후의 LG전자 스마트폰에 모두 적용됐지만, 오디오 스마트폰의 이미지는 바로 V10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2016년 가을 V20에서 그게 제대로 브랜딩이 됩니다. 저는 V20의 녹음 기능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외장형 마이크를 쓰는 것처럼 깨끗하게 소리를 잡아내거든요. ‘오디오는 LG!’라는 인상이 시장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어쨌든, V시리즈는 G의 상위도, 하위도 아니라 LG의 참신한 시도를 담은 별개의 브랜드라는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의외로 반응도 좋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V20은 G5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 G6로 하려던 걸 더 빨리 당겨온 게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이듬해 G6가 18:9 비율과 귀퉁이를 곡선으로 처리한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 디자인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면서 G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지금도 아쉬운데, G6는 그 제품의 완성도에 비해 그냥 그렇게 신통치 않게 지나갑니다. G6도 돌아보면 18:9 화면으로 디자인 트렌드를 바꿨고, 귀퉁이를 곡면으로 처리하는 것도 G6에서 시작했죠. 이거 지금 모든 브랜드가 따라 하잖아요? LG전자가 삼성보다 뒤졌나요? 맥킨지 때문에 G6가 대박을 내지 못했나요? 전혀 아니에요. LG전자는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고 저력이 있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짜내고 이걸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는 회사지요. 진짜 기술을 조금 더 신중하게 보고, 스스로 확신을 갖고 강하게, 적극적으로, 신뢰를 주면서 밀어붙였으면 어땠을까 싶은 게 바로 이 G6입니다. G6가 못난 게 아닌데 G5의 실패가 이 제품까지 가려버린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저는 그즈음 쓰기 시작한 V20을 지금도 쓰고 있는데, 오디오 듣기에 아직도 참 좋습니다. 물론 OS 완성도나 배터리 같은 것들, 기본적인 스마트폰으로서의 역할은 너무 아쉽거든요. 그런데 오디오 좋고, 녹음이 그대로도 매우 좋습니다. 이게 너무 묻혀버린 거죠. 저는 이때 LG전자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마음이 V로 기울긴 했는데, LG전자도 그런 것 같아요.

 

정말 2017년 LG 스마트폰의 중심이 V로 상당 부분 옮겨갑니다. V30은 첫 OLED를 달고 나온 LG의 스마트폰입니다. LG가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습니다. 

 

대신 V를 통한 LG의 과감한 시도는 잠깐 멈칫합니다. 우선 세컨드 스크린이 사라졌습니다. 나중에 G7과 V40에 접어들어서 노치 디스플레이를 뉴 세컨드 스크린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원래 이 시리즈에 기대하던 세컨드 스크린이 없어진 거죠. 세컨드 스크린은 V 시리즈의 차별점이었고, LG 하드웨어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포인트였어요. 이걸 모듈처럼 또 그냥 버립니다. V 시리즈 쓰던 사람들은 또 배신당한 기분이 드는 거죠.

 

대신 V30은 조금 보수적으로 해석하면 G6의 완성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짜 슈퍼 노멀이 된 거죠. 두 브랜드는 후속기로서 서로를 보완하는 게 아니라 아예 다른 노선을 걸어야 하는 제품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브랜드 관리가 참 아쉬운 부분이지요. 그런데 이게 여기서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닙니다.

 

#G는 어디로? V가 새로운 플래그십?

 

2018년 G7과 V40은 그 차이가 조금 더 줄어드는 듯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디자인부터 전반적으로 두 제품은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LG전자의 디자인 색깔이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을 주긴 했지요.

 

아쉬운 건 특색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특색 있어야 좋은가요? 그런 건 아닙니다. 쓰기 편하고, 기존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이 플래그십 제품이 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LG전자는 계속 자극적인 포인트를 내밀어 왔죠. 모든 게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그 시도가 V 시리즈에 꽤 안정적으로 적용되었는데, 그게 갑자기 사라진 겁니다. 안정성은 G시리즈에 집중하는 편이 맞지요.

 

LG G8과 V50은 같은 날 발표됐지만 기대 이하의 시너지를 내며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LG전자 제공

 

자, 그리고 2019년 드디어 브랜드의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집니다. 2월 MWC에서 G8과 V50을 함께 발표한 것이지요. 둘의 차이는 뭘까요? 듀얼 디스플레이입니다.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하되, V50에는 보조 화면을 하나 더 붙일 수 있습니다. 당시 접는 스마트폰에 관한 관심이 높았는데, 이를 아주 현실적으로 풀어낸 거죠. 저는 디스플레이를 해석하는 시도가 아주 좋았다고 봅니다. 도전의 브랜드 V가 뭔가 다시 돌아왔구나 싶었어요.

 

게다가 내구성이나 완성도 측면에서 말썽이 많았던 폴더블 디스플레이보다 이게 현실적이고 안전하고, 안정적이지만 사용자 경험은 충분히 줄 수 있었거든요. 폴더블은 사실 수요보다도 디스플레이가 개발되었기 때문에 나온 제품이라고 보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언젠가는 기술도 완성되겠지만 당장은 왜 접어야 하는지, 두 개 화면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 소비자도 경험해 봐야 하고, 생태계도 봐야 하죠. 그리고 LG전자는 그 경험에 대한 데이터를 가장 빨리, 적극적으로,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진 겁니다. 신기함도 얻었죠.

 

그런데 G는요? 이게 모든 관심이 V에 쏟아지면서 G는 하루아침에 찬밥이 됩니다. 그러니까 V가 플래그십이 된 거고 G는 출시도 잘 알려지지 않을 만큼 관심을 못 받게 된 겁니다. G에 집중하고, V가 그걸 옆에서 도와주는 제품이 되던가, 아니면 보조 디스플레이를 G8의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서 G를 살렸으면 어땠을까 상상을 해 봅니다. 

 

무엇보다 두 가지 브랜드를 같은 시기에 동시에 운영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이유와 BTS가 같은 회사에서 같은 날 컴백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회사가 정신이 있을까요? 양쪽에 똑같이 집중할 수 있을까요?

 

결국, 이 발표와 함께 G8은 존재감이 급격히 옅어졌습니다. 그리고 V50은 반짝 성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건 다들 아실 거예요. V50을 제 돈 주고 산 사람 별로 없었습니다. 5G 이동통신이 도입되면서 때문에 보조금이 상상 이상으로 쏟아졌고, 거의 공짜폰이 됐습니다. 세컨드 디스플레이는 예판 사은품이었는데, 단종될 때까지도 거의 선물로 끼워줬죠. 세컨드

 

그리고 그해 가을 V50s를 내놓습니다. 보조 디스플레이가 제대로 알려졌다고 본 거죠. 하드웨어적으로 V50의 단점을 빨리 고쳐서 나온 점은 아주 훌륭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실제 제품에서 나오는 데이터의 가치가 이런 데에 쓰이는 거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V50과 V50s가 보편적인 소비자 시장에서 얼마나 가치를 줄 수 있었을까요? 실제로 팔리는 제품은 G8이 돼야 했던 게 아닌가 싶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지막 시도, 틈새시장과 혁신

 

2020년은 LG전자에게 가장 아픈 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사실 지난해 어떤 결정이 어떤 과정으로 내려졌는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하나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결과만 보자면 정말 안타까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불태워보자…라는 의도였을까요?

 

코로나19와 함께 시작한 2020년, LG전자는 이른 봄 MWC가 아니라 5월에 벨벳이라는 이름의 스마트폰을 내놓습니다. G가 아니고, V가 아니고 갑자기 벨벳이 진짜 제품 이름으로 출시됩니다. 디자인이 중심이 됐다고 합니다. ‘초콜릿폰의 영광’ 같은 이야기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네? 초콜릿이요? 2005년의 그 초콜릿폰요? 2009년 소녀시대가 한 줄로 쭉 서 있던 뉴초콜릿폰요?

 

초콜릿폰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LG 벨벳은 중저가 사양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탑재와, 아이폰SE 출시로 불운까지 겹치며 고전했다. 사진=LG전자 제공

 

벨벳은 제품이 나오기 전부터 거의 발표된 것처럼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디자인도 거의 다 유출됐습니다. 끝까지 고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결정타가 하나 나왔습니다. 바로 프로세서입니다. 스냅드래곤 765가 들어간다는 소식이었지요.

 

사실 퀄컴의 스냅드래곤 700 시리즈, 그중에서도 765는 상위 모델에 들어가는 칩입니다. 물론 800시리즈보다는 부족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기능을 비슷하게 갖췄고, 성능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게 국내에서는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뭔가 크게 부족할 것 같고, 2~3년 쓰기에 버거울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국내 시장의 환경이 그러니까요. 무엇보다 조금 모자란 보급형 제품을 쓰는 느낌을 주는 요인이 됩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LG전자의 특징인 쿼드DAC도 빠졌습니다. 이건 스마트폰의 음악 감상이 무선으로 넘어가는 트렌드라고 해도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이 LG전자에 바랐던 그림이 중저가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가져가라는 것이었죠. LG전자도 그 이야기를 귀담아들은 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그런데 이 벨벳은 무려 89만 9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습니다. 중급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125만 원에 달하는 갤럭시S20보다는 싸다고 할 수 있지만 90만 원의 체감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여기에 생각지도 않았던 애플의 아이폰SE가 플래그십인 아이폰11과 똑같은 프로세서에 55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발표됩니다. 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는 게 이 순간에 드러났습니다.

 

결국 벨벳은 ‘중급기를 90만 원이나 주고 사야 하나?’라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최근 출고가를 낮췄더니 순식간에 팔렸다는 기사도 나왔는데, 결국 이 제품의 핵심은 가격이었던 거죠. 가격을 낮추지 못하는 사정도 있었겠지만, 제품 기획부터, 가격, 마케팅,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진운까지 따라주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쓴다는 의미

 

무엇보다 G와 V가 사라진 데에 소비자들의 혼란이 이어졌고, 스냅드래곤 845나 855를 쓰던 기존 소비자들이 스냅드래곤 765로 갈아탈 이유도 없습니다. 신규 수요도, 교체 수요도 받아내지 못한 채 8년을 소비자들과 함께 만들어 온 브랜드만 지워 버린 겁니다.

 

LG전자는 반전을 노립니다. 혁신으로 말이죠. 화면을 돌립니다. ‘윙’입니다. 이거 어디서 봤나요? IT 아재들은 알 겁니다. 가로본능이죠. 화면을 돌려서 두 개를 쓰는 겁니다. 아니 V50의 후속은 없나요? 그것도 접은 거에요? 돌리는 아이디어는 왜 나온 거죠? 정말 궁금증만 잔뜩 남겼죠.

 

당초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지만, 결국 매각이 아닌 철수로 결론이 났다. 다만 이는 향후 다른 방식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여지로도 해석된다. 사진=LG전자 홈페이지

 

이건 뭐 길게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신기해서 쳐다는 보지만 사야 한다면 조금 부담스러운 제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맥킨지의 피처폰에 대한 조언이 문제가 아니라 뭔가 과거 십수 년 전의 기억이 2020년의 LG전자를 덮친 이유가 뭔지 지금도 너무 궁금합니다. 수요에 기반한, 아니면 이걸로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출발이 아니라 일단 신기한 거, 남들이 안 하는 걸 만들자… 그러니까 혁신을 위한 혁신이 지난해 LG를 움직였던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거죠.

 

마지막으로 언급됐던 롤러블폰도 보지 못하게 된 건 아쉽지만, 이 역시 LG전자의 스마트폰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을 겁니다. 신기한 제품으로 기사는 많이 났겠죠. 하지만 왜 말아서 써야 하는지, 그리고 그 하드웨어는 안정적인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여느 스마트폰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출시됐겠죠. ‘화면을 왜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공감하기에 LG전자에게는 시간이 너무 없었습니다.

 

다시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려볼까요. 지금도 나오는 `맥킨지의 저주’는 지난 12년간의 LG전자 스마트폰 발자취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도 앞서 나갔던 게 LG전자의 스마트폰입니다. 조금은 더 자신있게 기술들을 밀어붙이고, 세계적인 수준의 하드웨어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디스플레이나 오디오 시스템 등을 플랫폼으로 만들어도 됐을 겁니다.

 

돌아보면 LG전자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노멀’이 있었습니다. LG전자는 도전정신도, 기술력도, 그리고 그걸 받아주는 훌륭한 기업 문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이 원하는 ‘슈퍼 노멀’에 대한 수요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했고, 소비자의 목소리보다 미디어의 평가에 더 귀를 기울인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술력이 없던 것도 아니고, 제품이 안 좋은 것도 아니지만 결국 LG를 끊임없이 괴롭혀 온 건 기술을 위한 기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 브랜드 정체성의 혼란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돌아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공통점은 ‘소비자들이 늘 이야기하던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변화에도 기대가 쏠립니다. 당장은 LG전자의 가전, 그리고 자동차용 전장에 관심이 집중될 겁니다. 하지만 아직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완전히 문을 닫지 않았습니다. 언제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술과 특허, 기반 시스템들은 남아 있습니다. 불발된 매각이 남겨둔 가능성이죠. 꼭 스마트폰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는 또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릅니다. 그때 LG전자의, 싸이언의, G와 V의 DNA가 심어진 전혀 다른 형태의 기기로 다시 만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휴대전화는 그저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기록을 남기고, 기억을 남기는 제품입니다. 그래서 쓸모가 사라져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LG전자 스스로가 가장 아프겠지만, 시장을 떠나는 이 브랜드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수많은 소비자의 마음도 좋은 기억으로 아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최호섭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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