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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한일시멘트 시세조종 관련 삼성증권 압수수색한 내막

삼성증권 "지배구조 자문사로서 관련 자료 확보"…금감원 "삼성증권 관련 혐의 없어"

2021.04.09(Fri) 11:47:08

[비즈한국] 삼성증권은 지난달 12일 시세조종 혐의로 수사를 받는 한일시멘트의 자문사로서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부적절한 시세조정에 조력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비즈한국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한일시멘트 지배구조 자문사 역할을 한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한일시멘트는 현재 시세조종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 서초구 삼성증권 본사. 사진=삼성증권 홈페이지

 

지난해 5월 한일시멘트는 HLK홀딩스를 흡수합병하는 안을 발표했다. 합병안이 발표되자 합병 방식이 오너일가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합병안 발표 당시 허기호 회장을 비롯한 한일시멘트 오너일가는 66%의 지분을 가진 한일홀딩스를 통해 HLK홀딩스를 100% 지분의 완전 자회사로 뒀다. 반면 주력 계열사인 한일홀딩스의 ​한일시멘트 ​지분율은 34.67%(특수관계자 지분 포함 55.4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결과적으로 HLK홀딩스의 가치를 높이고, 한일시멘트의 가치를 낮추면 오너일가가 이득을 보는 구조인데, 한일시멘트의 가치절하를 통해 오너일가가 이득을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상장사에 대한 합병을 진행할 때 해당 기업을 평가하는 방법은 기준시가나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고 합병 비율을 산정한다. 일반적으로 합병을 위한 기업을 평가할 때 기준시가를 적용하지만 자산가치가 기준시가에 견줘 더 높을 경우 자산가치를 적용해 합병 비율을 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회사 주주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의 자산가치는 기준시가보다 높았다. 하지만 ​한일시멘트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자산가치가 아닌 기준시가였다. ​한일시멘트의 주당 자산가치는 20만 9309원인 반면 기준시가는 8만 5787원 수준이었다. 그 결과 오너일가가 한일홀딩스를 통해 한일시멘트의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홀딩스의 한일시멘트 지분은 합병 전 34%에서 합병 후 60.9%까지 확대됐다. 특사경은 한일시멘트의 기준시가가 주가의 시세조종을 통해 낮아진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특사경이 한일시멘트의 지배구조 자문을 한 삼성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달 특사경이 삼성증권 서초구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이 한일시멘트의 시세조종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삼성증권 측은 “당시 특사경의 압수수색은 한일시멘트 지배구조 자문사 역할을 한 삼성증권에 관련 자료가 있어서 수색을 진행한 것”이라면서 “특사경이 한일시멘트 시세조종 관련 삼성증권의 혐의를 파악하고 압수수색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 도는 얘기는 전부 사실무근이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특사경도 비슷한 답변이었다. 특사경 측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면서도 “삼성증권의 입장대로 한일시멘트와 관련한 어떤 혐의를 포착해 삼성증권을 압수수색 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일시멘트 측은 “당사와 관련된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온 내용밖에 알지 못 한다”면서 “삼성증권과 당사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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